TV 화면, 4:3 지고 16:9 뜬다

일반입력 :2003/06/30 00:00

임윤규 기자

영화관 스크린과 비슷한 16대9 화면비율의 `와이드TV'가 전통적인 4대3 화면비율의 TV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다. 관련업계는 이같은 변화에 대해 볼록 브라운관TV가 완전평면TV로 교체되는 것과 맞먹는 TV시장의 큰 변화로 평가하고 있다.29일 전자관련 유통업계에 따르면, TV를 극장 화면과 비슷한 크기로 볼 수 있는 16:9비율을 채택한 와이드TV 제품의 TV시장 점유율이 올 들어 두 자릿수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이는 지난해 한·일 월드컵 특수가 끼어 있었던 점을 감안하면, 판매량은 사실상 3배정도 늘었다고 봐야 한다고 유통업계는 말한다.전자전문 유통업체인 하이마트는 올 들어 6월 현재까지 판매된 TV 가운데 16대9 비율의 와이드TV 비중은 판매대수 기준으로 12%에 달해, 지난해 같은 기간 6.6%에 비해 5.4%포인트 상승했다고 밝혔다. 특히 와이드TV는 대부분 프로젝션방식을 적용한 고가의 프로젝션TV라는 점에서, 금액을 기준으로 할 경우 30%의 점유율을 차지할 것으로 잠정 집계했다.하이마트 관계자는 "가격대비 만족도가 높은 프로젝션TV는 판매 신장률이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65%나 증가했고, 고가이면서도 고급 디자인과 화질로 인기를 끌고 있는 PDP 등 벽걸이TV도 판매량이 123%나 늘었다"며 "이처럼 고급TV 판매가 늘면서 자연히 와이드 TV의 비중도 높아지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전자랜드21(대표 홍봉철)도 올 들어 프로젝션TVㆍPDP(플라즈마디스플레이패널)TV 등 고급디지털TV 판매량이 증가하면서, 자연스럽게 16대9 비율의 와이드TV 판매비중이 높아졌다고 밝혔다. 이 회사 관계자는 "프로젝션TV나 PDP TV 등 고급제품 외에 평면브라운관을 채택한 와이드TV 제품도 많이 출시돼 소비자들로부터 큰 인기를 끌고 있다"며 "와이드TV의 판매비중이 지난해 10%에서 올해는 28%까지 급증했다"고 말했다.이처럼 와이드TV가 늘어난 것은 대형TV의 판매가 급증한 데다, 디지털방송이 본격화하면서 극장에서처럼 16대9 비율의 프로그램 편성이 많아지고 있는 데 힘입은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삼성전자·LG전자·대우일렉트로닉스 등 전자업체들도 표준화질(SD)급 이상의 디지털TV 제품에 16대9 화면비율을 적용한 제품을 경쟁적으로 출시, 고급수요 창출에 적극 나선 것도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16대9 화면비율은 2.40대 1이나 1.85대 1 같은 극장용 화면보다는 넓지 않지만 일반 4대3 규격의 TV에 비해서는 극장용 화면을 담기에 적합해, 디지털방송 본격화에 따라 앞으로도 판매가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