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린터 보급률이 90%가 넘어가면서 사용자들의 관심은 복합기와 포토 프린터로 쏠리고 있다. 엡손이 출시한 스타일러스 포토 925는 6색 잉크, 5760dpi 해상도를 지원함으로써 현존하는 잉크젯 프린터 중 최상급의 화질을 자랑한다. 또 플래시 메모리나 이동형 저장 장치로부터 직접 인쇄하거나 사진전용 롤 용지를 지원하는 등 사진과 관련된 부가기능도 풍부하다.
한글 LCD 지원, 디자인 고급스러워
스타일러스 포토 925의 디자인은 상당히 고급스럽다. 검은색과 은회색이 어우러져 전문적인 분위기를 한껏 살린다. 후면 급지, 전면 배지 스타일은 전형적인 엡손의 디자인이며, 용지 받침대는 그리 튼튼해 보이지 않기 때문에 조심해서 다뤄야할 것 같은 분위기를 풍긴다.
전면에는 한글을 지원하는 대형 LCD창과 조작 버튼, 3종의 플래시 메모리를 삽입할 수 있는 슬롯이 있으며, 후면에는 USB 입력 포트와 출력포트, 프리뷰 모니터를 연결할 수 있는 포트가 자리잡고 있다.

한글을 지원하는 LCD와 11개의 버튼이 있어 직관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잉크 잔량을 표시한다.
컴퓨터 없이 독자 출력 가능
잉크젯 프린터의 화질은 사실 한계에 다다른 듯 하다. 6색 잉크, 5000dpi를 넘어가는 해상도에서 나오는 화질은 어지간한 인화 사이트에서 출력한 것 이상이다. 스타일러스 포토 925는 이 점을 의식한 듯 화질과 함께 부가 기능을 대폭 강화했다.
먼저 메모리스틱과 컴팩트플래시, 스마트미디어 카드를 읽을 수 있는 리더기를 아예 내장했다. 프린터 전원을 켠 상태에서 플래시메모리 카드를 삽입하면 자동으로 담겨 있는 이미지의 숫자를 파악하고 출력할 준비를 한다. 컴퓨터 도움 없이 독자적으로 출력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용지와 크기, 색상 옵션까지 모두 처리할 수 있다. 또 Exit Print 및 프린트 이미지 매칭Ⅱ를 지원하기 때문에 촬영한 이미지를 그대로 살릴 수 있다.
뒷면에 있는 외부 출력용 USB 포트에 외장형 저장 장치를 연결해도 마찬가지다. USB를 사용하는 이동형 하드디스크, MO 드라이브 등을 연결하면 자동으로 인식한다. 디지털 카메라 사용자가 간편히 출력하기에는 그야말로 딱이다.
프린터에 내장된 플래시메모리 슬롯은 메모리 리더로도 활용할 수 있다. 컴퓨터가 켜진 상태에서 미디어를 입력하면 새로운 드라이브가 생성되면서 파일을 읽고 쓸 수 있게 된다.
다수의 이미지를 쉽게 파악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 썸네일 파일을 출력할 수 있도록 했으며 옵션으로 판매되는 프리뷰 모니터를 장착하면 프린터 내에서 사진을 파악하는 것도 가능하다. 그러나 프리뷰 모니터의 화질은 상당히 떨어지는 편으로 단지 사진을 알아볼 수 있는 수준에 그친다.

6색 잉크, 5760dpi 해상도로 인화소급 화질
스타일러스 포토 925의 화질은 재론의 여지없이 최상급이다. 망점을 거의 확인할 수 없는 것은 물론 엡손 특유의 아기자기한 색상으로 보기 좋게 표현되며 암부 표현 및 밝은 계조의 그라데이션을 선명하게 확인할 수 있었다. 이미 모든 포토 프린터의 성능이 한껏 우수해진 상황이지만 스타일러스 포토 925는 또 다른 수준에 다다른 느낌이다.
실제로 200만 화소 이미지와 400만 화소 이미지를 A4 풀 사이즈로 출력한 경우 스타일러스 포토 925만큼 둘 간의 차이점을 뚜렷이 표현한 경우는 본 적 없었다. 어지간한 프린터는 200만 화소의 이미지도 적당히 뭉개져 표현되지만 스타일러스 포토 925에서는 계단 현상을 확연히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섬세하게 표현됐다.
반면 흑백 텍스트 출력 성능은 현저히 떨어진다. 특히 고속 모드의 경우 텍스트 품질이 확연히 저하됐다. 속도 또한 느린 편으로 최근 출시되는 10ppm급의 고속 프린터와 비교해 30% 이상 느렸다. 이는 이 제품의 성격을 뚜렷하게 나타내는 부분으로 텍스트 출력이 50% 이상인 사용자에게는 적당하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스타일러스 포토는 어디까지나 이미지 전용 프린터로 사진 출력이 대다수를 차지하는 마니아, 혹은 전문가에게 어울린다.


유지비 우수, 노즐 청소시 낭비 커
잉크젯 프린터에서 간과할 수 없는 성능이 바로 유지비다. 본체의 가격은 저렴해도 카트리지가 비싸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스타일러스 포토 925에 사용되는 카트리지는 컬러 T027071, 흑백 T026071 모델로, 컬러 2만 2000원, 흑백 2만 6000원 정도에 구입할 수 있다. 타사 잉크 카트리지에 비하면 최대 절반 가격에 이를 정도로 저렴한 편이다. 또 리필 잉크의 경우 1만 6000원과 1만 7000원 정도로 한결 부담 없이 가격이 된다.
사진을 출력하는 데 소요되는 금액을 계산할 결과 A4 풀사이즈 이미지 1장에 954원 정도의 유지비가 드는 것으로 산출됐다. 물론 용지 가격을 포함하면 1500원을 상회하게 된다. 장당 4장의 사진 이미지를 출력하는 것을 감안해볼 때 온라인 인화소와 경쟁할 만한 가격인 셈이다. 대형 출력의 경우에는 인화소보다 오히려 저렴할 수도 있다.
그러나 카트리지에 내장된 잉크가 적기 때문에 한번에 인쇄할 수 있는 분량은 상당히 부족했다. 2회의 노즐 청소를 포함해 A4 풀 사이즈 20여장을 인쇄하자 카트리지가 바닥났다. 출력량 대비 잉크 카트리지 가격을 계산해보아도 타사 제품에 비해 저렴한 것은 사실이지만 카트리지를 자주 갈아줘야하는 불편함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 가지 더 아쉬운 점은 노즐 청소시 상당한 양의 잉크가 줄어든다는 점이었다. 엡손 유틸리티를 활용하면 남아있는 잉크량이 실시간으로 표현되는데, 어림짐작으로도 풀 임지 서너 장은 뽑을 수 있는 잉크가 소모되는 듯 보였다. 포토 프린터의 특성상 완벽한 화질을 위해 노즐을 종종 청소해야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퍽 안타까운 부분이다.

원본 이미지

스타일러스 포토 925는 화려한 부가 기능과 뚜렷한 장단점이 인상적인 제품이다. 플래시메모리 직접 출력과 자동 절단 기능을 포함한 롤 용지 지원, 실시간 프리뷰 모니터 등 포토 프린터로서의 면면을 유감없이 보여준다. 현존 잉크젯 최고 수준의 화질과 내광성은 볼 때마다 탄성을 자아낸다. 텍스트 출력 속도와 품질이 떨어지기는 하지만 포토 프린터의 성격상 큰 단점이 아닐 것이다. 오히려 최적의 유지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한꺼번에 많이 뽑아야한다는 점이 아쉽다. 빠른 출력과 우수한 품질이 필요한 사용자에게는 최적의 선택일 것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