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용량만큼 동영상 촬영「소니 사이버샷 P72」

일반입력 :2003/04/15 00:00

문성욱

많은 사용자가 디지털 카메라와 캠코더 사이의 선택에서 고민한다. 아무리 화소가 높다 해도 디지털 캠코더의 정지 영상 촬영 기능은 저가형 디지털 카메라의 그것만도 못할 때가 많다. 반대로 디지털 카메라에 내장된 동영상 촬영기능은 짧은 촬영시간과 낮은 해상도를 벗어나지 못한다. 소니 사이버샷 P72는 동영상 기능이 대폭 향상된 점이 특징이다.

소니 사이버샷 P72는 휴대성을 강조한 전형적인 소형 디지털 카메라이다. 300만 화소와 자동화된 기능을 갖춰 초보 사용자에게 적합하다. 소니 P 시리즈 특유의 소형 디자인을 그대로 이어받고 있다. 주머니나 소형 포치에 넣고 휴대하기 적당한 크기이다.

플라스틱 바디를 사용하고 있지만 사진을 찍기에 적당히 무게감이 있으며 떨어지는 그립감을 개선하기 위해 오른손의 앞부분의 돌기가 튀어나와 있다. 버튼이 잡히는 부분에 고무 덮개를 부착해 좀더 안정적인 자세를 잡을 수 있다.

버튼 배치가 적절해 한 손으로 대부분의 기능을 조절할 수 있다.

VGA급의 동영상 촬영을 내세운 제품답게 1GB까지 시판되는 메모리스틱 프로를 지원한다. 지원하는 해상도는 5가지이며 640x480의 저해상도와 GIF 포맷을 이용한 자체적인 애니메이션 제작기능을 지원한다. 해상도 선택은 별도의 버튼으로 변경할 수 있어 편리하지만 해상도의 선택 기준이 화소단위로 표시돼 있어 직관적이지 못한 편이다.

레버형태의 모드 전환 스위치는 촬영도중에도 카메라를 놓지 않고도 모드를 쉽게 변경할 수 있게 해준다. 다른 버튼 또한 한손으로 조작할 수 있도록 대부분의 스위치를 LCD 측면에 집중 배치했다. 소니 디지털 카메라를 사용해본 사용자라면 누구나 한두 번의 조작으로 대부분의 기능을 사용할 수 있을 만큼 익숙하다.

심동식 3배 줌 렌즈의 동작속도는 빠르며 전원을 넣고 처음 사진을 찍는데 까지 3~4초 정도의 시간밖에 걸리지 않는다. 휴대성을 강조한 만큼 심동식 렌즈는 비교적 단단하게 고정돼 있으며 렌즈 앞부분에 금속 프레임을 사용해 렌즈 보호에 신경을 썼다. 물론 기존의 P 시리즈처럼 별도의 렌즈커버 없이 내장된 렌즈커버가 자동으로 동작된다.

소니 사이버샷 P72에 사용된 디지털 줌은 해상도에 따라 유동적으로 동작한다. 최고 해상도에서는 디지털 줌 기능이 동작하지 않지만 2백만 화소에서는 광학 줌을 포함해 3.8배, 가장 낮은 해상도에서는 9.6x로 움직인다. 접사기능은 10cm 정도로 소형 카메라로서는 무난한 수준이다.

LCD에 별도의 보호커버를 사용하지 않았기 때문에 태양광 아래에서도 LCD를 이용할 수 있다. 소니의 다른 디지털 카메라처럼 LCD는 밝고 선명하며 촬영모드의 전환이나 설정값의 변화를 LCD로 분명히 확인할 수 있다. 다만 LCD의 크기가 작아 초점상태 등의 확인이 어렵다.

친숙한 풀업 방식의 LCD 메뉴구성은 메뉴전환이 쉬우며 피사체를 보면서 각종 효과를 선택할 수 있다. 뷰파인더의 시야율은 좁고 오차가 큰 편이다. 3개의 LED를 채용해 AF나 플래시의 동작 상태를 보다 분명하게 알 수 있다.

LCD가 밝고 선명하다.

AA전지 사용하는 디지털 카메라의 대부분은 범용성과 유지비용이 장점이다. 소니 사이버샷 P72에 사용된 두개의 니켈수소 충전지는 2100mAh의 대용량 제품으로 충분한 활용시간을 확보하고 있다. 사양에 표기된 150분, 300장의 수치는 실제 촬영에서도 그대로 일치한다.

다만 높은 전압이 필요한 플래시 부분은 조금 부족하다. 플래시가 터진 다음 다시 충전하기까지 몇 초간의 시간이 필요하고 이 과정 중에 일시적으로 LCD의 전원이 꺼진다. 연속적인 사진을 찍기보다는 장시간 느긋하게 찍기에 적합한 편이다.

본체에 어댑터를 장착할 수 있지만 어댑터가 제공되지 않는 대신 전용 충전기가 함께 제공돼 충전 중에도 카메라를 사용할 수 있다. 다만 충전시간이 전용 충전기임에도 완충하는데 6시간 이상이 소요됐다.

원색을 다소 과장하는 소니 디지털 카메라의 특징은 소니 사이버샷 P72에서도 마찬가지다. 붉은색과 노란색이 조금 강조되는 편이며 전체적인 색상 값은 안정된 느낌이다. 색수차 현상은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

소니 사이버샷 P72의 AF 기능은 의외로 빠르다. 셔터랙 또한 거의 없기 때문에 빠른 움직임이 있는 사물을 찍기에도 적당하다. 2장 연속촬영을 할 수 있는 연사모드를 갖추고 있으며 노출보정이나 3가지 ISO 값을 설정할 수 있는 등 보조적인 수동 조절기능을 갖추고 있다. 5가지의 장면모드를 갖추고 있는데 해변이나 눈과 같은 독특한 촬영 모드가 인상적이다.

플래시의 광량 조절이 불가능한 대다수의 소형 제품과 달리 사이버샷 P72의 내장된 플래시는 약간이나마 광량을 조절할 수 있다. 야간 촬영을 위한 슬로우 싱크 등의 기능도 갖추고 있다. 그 밖에도 야간 촬영시의 정확한 포커스 조절을 위해 AF 포커스 보조등을 내장하고 있다.

소니 사이버샷 P72의 동영상 촬영기능은 타사의 제품보다 뛰어나다. 음성을 포함해 메모리 용량만큼 촬영할 수 있으며 640x480의 고해상도를 지원하는 MPEG VX를 채택했다. 더구나 메모리스틱 프로를 지원하기 때문에 캠코더에 버금가는 장시간 동영상 촬영이 가능하다.

심동식 렌즈를 사용하고 있지만 재생 모드에서는 렌즈의 구동 없이 사용할 수 있다. 또한 장시간의 보기 메뉴의 동작시 렌즈가 자동으로 닫히도록 했다. 썸네일 형태의 이미지 보기는 이미지의 로딩속도가 상당히 빠르며 확대할 수 있는 범위도 5배에 이른다. 또한 비교적 여러 스탭으로 나누워져 촬영된 이미지의 상태를 확인하기에 적합하다.

300만 화소의 디지털 카메라의 가격이 급격히 하락되고 있다는 점에서 소니 사이버샷 P72의 가격은 그리 돋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강력해진 동영상 촬영기능은 카메라 이상의 기능을 요구하는 최근 사용자들에게 충분히 매력적인 기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