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유니버셜뮤직 인수 검토「적과의 동침?」

일반입력 :2003/04/14 00:00

Ian Fried Evan Hansen

LA타임즈는 애플이 최근 몇 달 동안 비방디와 협상을 지속해왔으며 최근에는 유니버셜 뮤직을 인수하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연매출 60억 달러 규모인 유니버설 뮤직 그룹은 5대 주요 음반기업 중 최대규모로 전 세계 시장의 약 25%를 점유하고 있다. 이 인수 협상에 대해 정통한 관계자는 두 기업 사이에 협상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은 ‘매우 기초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CNET 뉴스닷컴에 확인해줬다. 그는 “관심이 표명됐고 협상도 있었다”라고 말했다.미번 인수 협상이 성사된다면 애플은 컴퓨터 제조업체에서 비슷한 규모의 뮤직 사업부까지 소유한 기업으로 바뀌게 된다. 반면 투자가들은 이번 매입으로 애플이 보유한 40억 달러이상의 현금이 고갈되지는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지난 11일 나스닥에서는 이 소식이 전해지자 애플주가는 주당 8%, 1.17달러 하락한 13.20달러에 마감됐다.애플과 유니버설 뮤직 그룹은 모두 이번 사안에 대한 언급을 거부했다. LA타임즈의 기사에 따르면 이번 협상은 깨질 수도 있지만 비방디의 이사회가 열리는 4월 29일 이전에 애플이 50에서 60억 달러 사이의 가격에 인수의사를 내비칠 수도 있다고 전했다.비방디 유니버셜의 대변인은 영화사, 놀이공원, 뮤직사업부를 포함하는 자사의 다양한 연예사업에 다른 기업들이 관심을 표명했지만 특정한 협상사안에 대해 언급하지는 않겠다고 말했다.한 애널리스트는 미디어산업과 인터넷이 신인발굴, 홍보, 배포와 같은 주요 기능을 변환시키고 있는 와중에 음반회사를 매입하는 것이 타당한가에 대해 의문을 나타냈다.마켓스냅 리서치 그룹의 미디어 애널리스트 스티브 하몬은 "애플이 유니버설 뮤직 그룹을 매입한다는 소문은 현상황에는 큰 실수가 될 것이다. 현재 가수의 발굴은 '아메리칸 아이돌 (American Idol)'과 같은 TV 프로그램에 의해 변화를 맞고 있다. 가수를 전속시키는 것은 이들의 인기도에 상관없이 가수를 발굴, 육성하는 팬기반 네트워크와는 경쟁이 안 된다. 또한 배포도 완전히 디지털화 하고 있어서 구식기업을 매입한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라고 말했다.반면 레이먼드 제임스&어소시에이츠의 애널리스트 필 레이는 "두기업의 결합은 괴상하게 보일수도 있으나 시간이 좀 가면 익숙해질 것이다. 애플컴퓨터는 어쨌든 천천히 디지털 미디어 기업으로 전환하고 있다고 믿는다. 애플이 판매하는 컴퓨터는 디지털 미디어 애플리케이션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라고 11일에 펴낸 연구 노트에 적고 있다.관계자들에 따르면 애플은 독자적으로 디지털 음악 서비스를 개발중이다. 레이는 이 서비스가 이달 안에 시작될 것이란 소문이 있다고 전했다.이번 합병계약이 성사될 경우 애플은 전통적인 PC 분야를 초월해 진화할 수 있게 된다. 레이는 "애플은 단순한 PC 업체를 탈피해 다른 기업으로 진화하려는 시도를 분명히 나타내고 있다. 애플은 기존 PC 시장을 지배하는 획일적인 경제 규칙의 지배에서 벗어나고 싶어한다"고 설명했다.더구나 유니버셜 뮤직을 인수하게 되면 애플의 컨텐트 온라인화 움직임에 가속도가 붙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레이는 온라인 판매가 음반산업의 회복에 있어서 핵심이라고 말했다. 음반산업의 CD 음반 판매는 지난 5년 동안 정체되거나 감소해왔다.레이는 "결국 컨텐트 온라인화는 반드시 거치게 될 변화다. 하향 곡선을 타고 있는 CD 판매를 벌충하는 유일한 길은 인터넷 배포를 수용하는 길뿐"이라고 덧붙였다.유니버설 뮤직에 전속된 아티스트에는 엘튼 존, 림프 비즈킷, 샤니아 트웨인이 포함된다.음반산업 위기 기술이 구한다 '병주고 약주고?'애플과 유니버설뮤직 그룹의 합병 소문은 음반산업전반에 걸친 매출부진과 부채가 많은 미디어 재벌들이 실적이 부진한 자산을 매각하려는 와중에 나온 것이다. 국제음반협회(IFPI)가 지난 9일 발표한 2002년 통계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전세계 음악 CD, 레코드, 카세트의 매출액은 3년 연속으로 감소했다. 전세계 음반매출은 7%, 미국내 매출은 10% 감소했다.이러한 매출감소의 근본원인에 대해선 뜨거운 논란이 일고 있다. 음반산업은 계속해서 인터넷 불법복제가 이러한 추세의 최대요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다른 이들은 높은 CD 가격과 소비자의 선택권을 제한하면서 슈퍼스타를 배출하려는 홍보 전략에 화살을 돌린다. 어찌됐던 음반산업의 최대 과제는 디지털 기술과 인터넷 배포의 활용에 달렸다. 온라인 회원제 서비스는 현재 매월 가입비를 받고 폭넓은 종류의 음악을 제공한다. 직접 만든 CD에 음악을 구울 수도 있다. 그러나 유로 서비스는 카자를 비롯한 무료 파일공유 때문에 불리한 싸움을 하고 있다. 법적인 중단 노력에도 불구하고 파일공유를 통해 아직도 수백만곡의 음악이 교환되고 있다. 음악사업의 비관적 단기전망은 미디어 업체 내부에서 음반 사업부를 뜨거운 감자로 만들어 놓았다. 일부 미디어 업체는 이러한 음반 회사를 최근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해 매입한 경우도 있다.비방디 유니버셜 이외에도 미디어 분야 선두 기업들인 AOL 타임워너, 베텔스만, EMI 그룹 모두 음반 사업부의 매각을 고려하고 있다.애플이 유니버셜뮤직 그룹에 대한 인수 소식은 흥미로운 질문을 던진다. 과연 음반산업이 겪고 있는 문제의 원흉으로 다수가 지목하고 있는 기술이 결국 음반산업을 구원할 수 있을 것인가?애플은 디지털 뮤직 열풍의 덕을 보았다. 애플은 고객들이 자사의 i튠 소프트웨어를 사용해 CD를 "파일로 만들어 편집하고 다시 CD로 레코딩할 수 있다고 홍보했다. 이러한 캠페인은 음반산업의 분노를 샀다. 애플은 또한 i포드 디지탈 뮤직 플레이어로 큰 성공을 봤다. 그러나 두 경우 모두에서 애플은 이익을 봤지만 음반산업에 새로운 사업 기회를 준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이미 제안된 뮤직 서비스를 통해 애플은 하드웨어와 컨텐트 보유기업의 입장에서 디지털 음악의 인기에 편승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길을 탐색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하지만 소니의 경험으로 미뤄볼 때 조금 조심스러워해야 할 필요가 있다. 대형 가전기업인 소니는 1988년 20억 달러에 CBS 레코드를 매입했다. 그러나 뮤직사업부와 가전사업부 간의 공조는 거의 없었다.소니의 미디어 사업부와 가전 사업부 경영진이 이견을 보이는 주요쟁점은 불법복제에 관한 것이다. 소니의 음반사업부는 디지털 기기에서 음악재생을 어렵게 하는 불법복제 차단기법을 지지한다. 예를 들어 소니에 전속된 셀린 디옹이 지난해 싱글 "새로운 날이 왔다(A New Day Has Come)"를 발매했을 때 암호화 기술을 사용해 소니 제품을 포함한 대부분의 PC에서 재생되지 않았다.소니 내부의 이러한 마찰은 전체산업에서도 그대로 투영되고 있다. 디지털 불법복제 문제는 연예산업과 전자산업이 워싱턴의 로비전쟁에서 맞닥뜨리도록 만들어 놓았다. 입법부는 전자산업이 스스로 표준을 제정하지 않는다면 정부가 불법복제 방지 기술을 강제하는 법안을 제안했다. 그러나 이는 PC 업체의 강력한 반발을 사고 있다.소니 뮤직 CEO 토미 모톨라가 15년 권좌에서 사임한 직후 소니가 1월에 음반산업 경험이 전혀 없는 인사를 그자리에 임명한 것은 소니의 혼돈상을 보여준다. 전 NBC 사장이자 NBC 뉴스사업부를 오랜 기간 이끌었던 앤드류 랙은 소니 뮤직을 회복시켜야 한다는 어려운 과제를 떠안았다. 소니 뮤직은 지난해 1억 4200만 달러의 손실을 기록했다. 그는 최근에 사업부 통합과 1000명의 정리해고를 포함하는 구조조정안을 내놓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