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RW의 속도 경쟁이 사실상 끝나감에 따라 차세대 미디어인 DVD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더욱이 DVD 레코더의 가격 또한 불과 반년 만에 절반 가까이 떨어진 상태. 영화 등의 대용량 데이터를 수집하거나 고해상도 디지털 이미지를 저장해야 한다면 개인 사용자라도 충분히 고려해볼 만한 주변기기로 자리잡았다.
그러나 아직도 이전투구 양상을 보이고 있는 규격 문제는 고민의 여지를 남기는 부분이다. 지금 당장 필요하다고 해도 선뜻 고가의 기기를 구입하는 것은 부담스럽다. 버팔로 DVR-21FB는 시중에서 구입할 수 있는 가장 저렴한 DVD 레코더로서 대용량 데이터 백업을 원하는 개인 사용자라면 우선순위에 올려놓을만한 제품이다.
버팔로 DVR-21FB는 IDE방식의 DVD-R의 기술을 기반으로 한 내장형 레코더이다. 2배속의 DVD-R과 1배속의 DVD-RW라는 속도에서도 알 수 있듯 속도보다는 저렴한 가격에 초점을 맞췄다. CD 기록속도 또한 CD-R이 16배속, CD-RW는 10배속에 불과하다. 반면 다소 떨어지는 기록속도에 비해 읽기 능력은 DVD-ROM은 12배속, CD-ROM은 40배속으로 사용하기에 충분한 속도를 지원한다.

도시바 OEM 제품이다.
버팔로는 국내 사용자에게는 낮선 브랜드지만 일본에서는 활발한 제품 출시로 상당히 인정받는 업체다. 버팔로 DVR-21FB는 도시바 SD-R5002를 OEM 받은 제품으로 하단에 도시바 레이블을 찾아볼 수 있다.
아이보리색상의 전면 배젤은 한 개의 이젝트 버튼과 LED로 구성된 단순한 구조를 갖추고 있다. 심지어는 헤드폰 단자와 볼륨 컨트롤 스위치도 없다. LED도 한 가지 색상으로만 표시하고 있어 동작상태를 효율적으로 표시하지 못한다.

오디오CD 재생 및 볼륨 조절스위치가 없다.
버팔로 DVR-21FB의 제품구성은 기존 국내에서 판매되던 레코더와는 사뭇 다르다. 일본에서 직수입된 제품답게 사용설명서 등이 모두 일본어로 표기돼 있으며 DVD-RW 미디어과 같은 기록매체를 전혀 제공하지 않는다.
함께 제공되는 소프트웨어는 DVD 제작 프로그램 등이 있지만 이 또한 일본어로 구성돼 있다. 반면 네로 버닝롬과 클론CD 등 최신 CD 프로그램에서 곧바로 인식되는 등 호환성은 우수한 편이었다.

윗면에 커넥터 연결에 관한 정보를 표시하고 있다.
고정된 후크를 사용하는 트레이를 사용해 수직 장착이 쉬우며 부드럽게 작동한다. 다만 움직임은 조금 느린 편이다. 미디어를 인식하는 시간은 12초 내외로 빠른 편이며 일반적인 CD 레코더와 달리 초기 기동 시 회전음이 거의 발생하지 않아 조용하며 안정적인 느낌을 준다.
DVD-ROM으로서의 성능은 무난하다. DVD 타이틀 재생에서 흔히 나타나는 멈춤 현상이 짧고 디스크 구동 시간 또한 비교적 빠르다. CD-ROM 타이틀인 경우에는 접근 시간이 오히려 사양보다 5~10ms 정도 더 빨랐으며 전송속도 또한 정확한 40배속의 속도를 나타냈다. DVD 레코더치고는 읽기 성능이 상당히 뛰어난 셈이다.
슬림 PC처럼 설치할 수 있는 드라이브가 제한적인 상화에서 CD 읽기와 기록, DVD 읽기와 기록을 하나의 드라이브로 해결하려는 경우에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사용설명서와 소프트웨어는 일본어로 표기돼 있다.
가격이 저렴하다는 점을 감안해도 2배속에 불과한 기록속도는 답답한 느낌을 준다. DVD-R 2배속이면 CD의 18배속에 해당하는 속도이긴 하지만 4.4GB의 미디어를 모두 채우는데 30분 정도나 소요된다. 또한 파일 수가 많아지면 데이터를 모두 채우는데 58분여까지 걸렸다.

반면 안정성은 인상적이었다. 멀티태스킹에도 버퍼의 게이지가 일정하게 유지됐으며 구형 DVD-ROM과의 호환성도 우수했다. 특히 읽기나 기록 모두 소음이나 진동이 거의 느껴지지 않을 만큼 정숙하게 동작했다.
버팔로 DVR-21FB의 최대 장점은 역시 가격이다. 타사 기록형 DVD 기기의 가격이 40~50만원에 달하는 것과 달리 32만원에 구입할 수 있다. 속도가 느려 조금 답답하긴 하지만 우수한 호환성과 동작의 안정성 또한 칭찬할 만 하다. 대용량 백업이 잦은 기업보다는 속도에 덜 민감한 개인 사용자에게 적합한 제품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