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만큼 네트워크 인프라 구축이 단기간에 이뤄진 경우는 찾아보기 힘들다. ADSL이 처음 보급되기 시작했을 때 사람들은 모두 이 이상 빠른 속도를 능가하는 제품은 당분간 나오기 힘들 것이라 예상했다. 그러나 불과 3년여가 지난 현재, ADSL이 차지하던 스포트라이트는 VDSL에 온통 쏠려 있다. 속도도 이전의 ADSL보다 훨씬 빠를뿐더러 ADSL과 같이 기존의 전화선을 이용한다는 점에서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일단 VDSL에 관하여 간단하게 살펴보자. VDSL은 “Very high-bit rate Digital Subscriber Line”의 약어다. 기존의 전화선을 이용하는 DSL 방식의 일종이기 때문에 DSL 방식의 장점은 고스란히 가지지만 ADSL에 비해 선로거리는 짧다. VDSL은 유선 규간의 거리와 모뎀의 구성에 따라 최대 하향 52Mbps, 대칭 전송 속도 최대 26Mbps까지 이론상 보장된다. 아파트나 사무실, 호텔 등과 같은 밀집 지역에 VOD, GOD(Game on Demand), EOD(Eduction on Demand)등 최신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적합하다.많은 장점을 보유하고 있는 VDSL이지만 단점도 뚜렷하다. 우선 아파트, 오피스텔 등의 HFC(광대역 케이블 TV망)가 가설된 대단위 거주지에서만 사용가능하며, 케이블 방식과 같은 이더넷 백본 아키텍처를 사용하기 때문에 이용자 수가 늘어날수록 성능과 속도가 급격히 떨어진다. 또한 무증폭으로 전송할 수 있는 거리가 1Km 이내로 매우 짧다는 점도 단점이다.지난해 7월 KT가 상하향 모두 13Mbps 속도를 실현하며 시장 선점에 나섰고 여기에 동일한 속도로 대응했던 하나로통신이 지난달 17일부터 20Mbps의 서비스를 시작했다.KT 또한 20Mbps 정식 서비스를 코앞에 둔 상태다. 양사 모두 올 상반기 안에 50Mbps로 서비스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웬만한 구형 하드디스크보다 빠른 속도인 셈. 구형 컴퓨터라면 랜 선을 타고 들어오는 속도를 감당하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하지만 VDSL은 역시 비싼 가격이 최대 문제. KT의 13Mbps VDSL은 월이용료가 5만원, 하나로의 20Mbps VDSL은 5만8000원에 이른다. 각종 통신료에 시달리는 평범한 네티즌 입장에서 부담스러운 수준이다. 일부 사이트에 불과한 활용처도 문제다. 현재 최대 20Mbps의 속도를 만끽할 수 있는 곳은 몇몇 FTP 등지에 불과한 상황이다. 대다수 멀티미디어 서비스는 1~2Mbps 이하의 범용적인 인터넷망에 맞춰져 있으며 다운로드족이 즐기는 P2P 서비스 또한 상향 속도 제한으로 인해 3~4Mbps가 대다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