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와 찰떡궁합「소니 디지털 포토 프린터 DPP-EX5」

일반입력 :2003/01/20 00:00

문성욱

온라인 인화 사이트를 이용하면 필름 사진에 필적하는 사진을 뽑을 수 있다. 하지만 사진을 손에 쥐기까지 최소 이틀 이상이 소요돼 디지털 카메라의 고유의 빠른 속도를 살리지 못한다. 반면 잉크젯 방식의 포토 프린터를 이용하면 바로 뽑을 수는 있지만 사진 같은 품질과 내구성을 갖기는 어렵다. 소니 디지털 포토 프린터 DPP-EX5는 사진과 다름없는 품질을 얻을 수 있는 전형적인 염료승화형 프린터로 소니 특유의 편리함과 독자 출력 기능이 돋보이는 제품이다.

소니 디지털 포토 프린터 DPP-EX5(이하 DPP-EX5)는 독자 출력에 필요한 LCD 패널이 없으며 다른 소니의 디지털 기기처럼 메모리 스틱만 지원한다. 디지털 포토프린터로서 과히 우수한 사양이 아닌 셈이다. 그러나 DPP-EX5는 기존의 포토프린터만큼 편리하며 출력 옵션 또한 다양하다. 그 비결은 뭘까?

DPP-EX5에 내장된 독자 출력의 비결은 바로 TV를 모니터로 이용하는 것이다. 컴포지트 비디오 출력을 통해 LCD 대신 TV를 모니터로 활용할 수 있다. USB 케이블로 PC와 연결할 수도 있지만 DPP-EX5는 PC보다는 TV 화면에 어울린다. PC용 드라이버는 인쇄에 필요한 최소한의 기능만 갖추고 있으며 PC용 소프트웨어나 리더와 같은 부가기능 또한 전혀 찾아볼 수 없다. TV 연결은 컴포지트로만 가능하며 S비디오는 지원하지 않는다.

염료승화 방식을 채택한 포토프린터는 전용 용지와 리본 카트리지를 사용한다. DPP-EX5도 다른 염료승화 방식의 프린터처럼 용지에 3가지 색상을 각각 입혀서 사진을 만든다. 이 때문에 3번 이상 용지가 다시 들락날락하는 과정을 거치는데, 폭이 긴 본체의 디자인 덕분에 들락날락하는 과정에서 출력물이 손상될 가능성이 적다.

DPP-EX5에서 사용할 수 있는 용지는 4×6, 3×4, 3,5×5인치 세 가지 타입이다. 카트리지는 쉽게 분리돼 보관이나 이동이 용이하며, 카트리지를 분리했을 때 내부로 이물질이 들어가는 것을 방지할 수 있는 커버가 마련돼 있다. 용지카트리지는 25~30장을 수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출력물을 보관하는 기능까지 한다. DPP-EX5는 다른 염료승화형 프린터와 달리 카트리지의 장착이 쉽고 비닐이 걸린 경우에도 쉽게 빼낼 수 있다.

DPP-EX5는 프린터라기보다는 슬림PC처럼 느껴진다. 세련된 디자인의 플라스틱 본체 충분히 휴대할 만 하며 본체에 어댑터를 내장해 외장 어댑터를 주렁주렁 가지고 다니지 않아도 된다. 세워서 사용할 수 있으며 용지 카트리지를 앞부분에 장착해 설치공간을 적게 차지한다. 조작패널에는 버튼이 많은데 하나의 버튼에 여러 기능을 중복시키지 않고 기능별로 다양한 버튼을 갖추어 직관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또한 LED와 부저를 내장해 동작상태와 버튼의 사용을 보다 분명히 알 수 있다. 다만 TV 연결을 전제로 하고 있어 DPP-EX5 자체만으로 프린터를 동작시키기는 어렵다.

템플릿을 통한 다채로운 출력 기능

DPP-EX5는 4×6인치의 출력물을 인쇄하는데 1분 50여초의 시간이 소요되었다. 실제 사양보다는 약간 느린 편인데 처음 용지를 로딩하고 실제 출력을 위한 대기하는 시간이 길기 때문이다. 인쇄물의 품질은 밝고 선명하며 선명한 원색을 보여준다. 특히 그라데이션의 표현이 자연스러워 인화사이트를 이용해 출력한 사진보다 밝고 선명하다. 디테일의 묘사도 뛰어나 출력물을 자세히 보아도 망점을 전혀 볼 수 없다.

색상은 과장된 듯한 느낌을 준다. 특히 노란색이 원본과 다르게 느껴질 정도로 강조돼 사실적인 느낌이 떨어진다. DPP-EX5에는 두 가지 모드의 보정 기능이 있어 좀더 밝고 또렷한 이미지를 받을 수 있다. 사용자 취향에 따라 보정기능을 해제할 수 있으며 보정기능을 사용할 때 EXIF 2.2를 지원한다.

출력된 인쇄물은 실제 사진과 거의 차이를 느끼기 어렵다. 특히 코팅처리가 뛰어나 번들거림도 적다. 일반적으로 최종 코팅 인쇄과정이 포함돼 있는 염료승화방식 프린터의 특성상 무광사진을 만드는 것은 어렵다. 그러나 DPP-EX5는 무광사진 인쇄를 지원하는데 인쇄 과정 중에 광택이 덜나도록 사진 표면에 효과를 주는 방식이다. 완전한 무광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 번들거림이 완화된 사진을 보여준다.

TV 화면을 통한 인터페이스 구성은 오히려 LCD를 이용한 제품보다 다양하다. 또한 TV를 이용하는 만큼 이미지 뷰어로서의 기능과 효과도 갖췄다. 깔끔한 썸네일 형태의 인덱스 화면은 한 화면에 12장의 사진을 볼 수 있으며 여러 장의 사진을 선택하고 한번에 인쇄할 수 있다. 다만 메모리스틱을 읽어 들이는 속도가 느려 썸네일 화면을 출력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 이미지 로딩 중에는 다른 버튼이 전혀 동작하지 않아 더욱 느리게 느껴진다.

출력 단계에서는 색상별 인쇄 상황을 표시하기 때문에 진행 단계를 자세히 알 수 있다. 슬라이드 쇼 기능을 갖추고 있으며 10단계의 확대와 축소, 90도 단위 회전 기능을 지원한다. 이펙트와 이미지 조절기능은 디지털 카메라에 내장된 수준으로 밝기와 농도, 선명도 등을 조절하거나 세피아, 모노크롬, 페인트 효과 등을 적용시킬 수 있다. 스크린 키보드를 통해 텍스트를 입력할 수도 있지만 사용할 수 있는 문자는 영문에 한정된다.

DPP-EX5에는 사진을 응용해 카드, 달력, 스티커를 만들 수 있는 모드가 있다. 내장된 템플릿은 엽서 3가지, 달력 8가지, 스티커 9가지에 달하며 여러 장의 사진을 응용해 다양한 형태로 꾸밀 수 있다. 특히 썸네일 출력 기능이나 이미지 분할 인쇄 기능은 사진을 작게 출력할 때 유용하다. 아쉽게도 증명사진출력 기능은 갖추고 있지 않다. 소음은 일반적인 잉크젯 프린터 수준으로 염료승화방식 프린터로서는 조금 큰 편이다.

템플릿을 이용해 달력을 만들 수 있다.

DPP-EX5는 LCD가 없으면서도 가격은 높은 편이다. 유지비용은 다른 염료승화 프린터와 유사한 수준으로 온라인 인화사이트에 비교하면 여전히 비싸다. 소량의 사진을 빠르게 출력해야 하는 소니 디지털 카메라 사용자에게 특히 적합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