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네트워크 분야의 최대 화두는 ‘통합’이다. 서킷 네트워크와 패킷 네트워크의 통합은 이미 몇 년에 걸쳐 논의 과정을 거쳤으며, 이를 실현하는 솔루션과 서비스가 이제는 현실 속에서 실현되고 있다. 좀처럼 움직이기 힘들 것 같은 통신업체들을 예상보다 빠르게 NGN으로 움직이게 했던 동인은 단 한가지. 사용자들이 원하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서 한발 더 나아가 이제 사용자들은 유선과 무선의 통합을 요구하고 있다. 즉, ‘언제, 어디서나’ 자신들이 원하는 단말로 자유롭게 원하는 정보와 컨텐츠를 이용할 수 있길 바라는 것이다. 여기서 뒷단에 위치한 네트워크나 통신업체는 중요하지 않다. 단, 원하는 수준의 품질을 보장받을 수 있어야 한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
마케팅, 네트워크, 애플리케이션 등 다각도 방향 모색
유무선 통합이라는 거대한 과제를 놓고 이에 대한 기술과 서비스를 구현하기 위한 업계의 행보가 분주하다. 유무선 통합 프로젝트가 구체화되기 시작한 지난 해, 통신업체와 CP(Contents Provider)들은 고객들의 요구를 만족시켜줄 수 있는 서비스 창출에 고심하고 있다.
유무선 통합으로 인해 음성, 화상 등의 디지털 데이터들이 하나의 네트워크를 타고 흘러 다니게 되면, 유무선 네트워크와 방송 네트워크의 구분이 없어지고, 결국 이들 네트워크의 통합에 따른 멀티미디어 자원 공유가 가능해져 보다 다양한 서비스의 창출이 가능해질 것이다.
따라서 향후 정보통신 시장에서는 융합된 서비스들의 효율적 제공을 위한 네트워크 진화 전략이 통신업체의 수익 창출과 생존에 필수적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유무선 통합은 유선과 무선 네트워크의 단순한 연동, 통합뿐만 아니라 유선통신 서비스와 무선통신 서비스 간의 마케팅, 인터페이스, 애플리케이션, 컨텐츠, 나아가서는 서비스 업체 간의 통합까지 다양한 차원의 통합을 의미한다.
그 첫 단계로 서비스 업체는 별개의 네트워크를 이용해 제공하던 개별 서비스들을 하나의 패키지 상품으로 제공하게 될 것이다. 유선 ADSL/LAN, 이동통신 네트워크, 무선 LAN 네트워크를 이용해 이동전화 서비스와 저속의 무선 인터넷 서비스, 그리고 고속의 고정 무선 인터넷 서비스가 통합돼 하나의 상품으로 제공될 때, 비로소 유무선 통합 서비스의 편리함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이런 통합 서비스의 예로는 유무선 포털 서비스, UMS, 통합 VPN, 평생 번호 서비스 등을 들 수 있다.
일차 과제는 요금 정책의 통일화
상품을 패키지화하는 단계에서는 기술적인 난제는 별로 없는 듯 하다. 문제는 각 서비스 업체별로 다르게 적용하고 있는 요금 정책, 요금 부과 방법, 사용자 인증 등을 서로 윈윈(win-win)할 수 있는 범위 하에서 합의, 공통적으로 적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쉽게 양보할 수 없는 부분이 분명 존재할 것이며, 좀 더 유리한 고지에 서기 위한 신경전이 예상된다. 전화와 데이터 서비스를 기반으로 하고 있는 유선통신업체들은 무선 LAN을 기반으로 이동통신 네트워크와 연동 혹은 통합으로 가는 방향과 기존의 서킷 네트워크를 패킷 네트워크 기반의 지능 네트워크 즉, NGN으로 진화시키는 작업을 동시에 수행하게 될 것이다.
이와 달리 3G 이동통신 시장에 있어 유무선 통합의 첫 단추는 바로 동기식·비동기식 IMT-2000 네트워크의 통합에서 시작된다. 동기식 서비스는 이미 SK텔레콤의 ‘준(June)’, KTF의 ‘핌(Fimm) 등의 서비스로 가시화되고 있다. 문제는 비동기식 W-CDMA 이다.
하지만 W-CDMA 사업도 내년 상반기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보여 두 가지 방식의 3G 서비스가 곧 시장에서 맞부딪칠 예정이다. 1x EV-DO보다 한 단계 위라고 일컬어지는 W-CDMA 네트워크에는 과연 어떤 서비스들이 제공되는 것인지에 대해 벌써부터 세인들의 관심이 지대하다.
당연히 이동통신의 기본 기능인 음성 서비스는 그 명성 그대로 자리를 굳건히 잡을 것이다.
이 외에 사용자로부터 모바일 인터넷, 인트라넷, 익스트라넷 접속 요구에 대한 MMS(Mutimedia Messaging Service) 등의 멀티미디어 서비스 요구가 증대될 것이다. 따라서 이동통신업체들이 내놓고 있는 3G 네트워크의 프레임워크는 인터넷 접속은 기본 서비스로 존재하면서 위치, 메시지, 개인 맞춤 서비스 등 다양한 서비스 시장이 존재하는 것으로 발표되고 있으며, 음성 통화도 패킷 기반의 VoIP 서비스로 대체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VPN·UMS, 킬러 애플리케션으로 등장
3G 시장에서 이동통신업체가 갖는 수익 구조는 우선 음성, SMS, WAP 기반의 서비스로 얻을 수 있는 기본적인 수익 외에 가입자의 개인 취향을 고려한 레저, 경제 등의 다양한 멀티미디어와 애플리케이션 서비스가 추가적인 수익 구조로 자리잡을 것이다.
NGcN 포럼 자료에 따르면 2003∼2004년 정도면 음성 통화 수익과 데이터 수익이 동일해질 것으로 보이며, 2005년 이후에는 데이터 서비스 수익이 더 많아지게 될 것이다. 따라서 2010년경에는 유무선 통신업체 전체 이익의 70% 이상이 데이터 서비스에서 창출될 전망이다.
유무선 통합 네트워크를 통해 가입자에게 제공될 서비스 중에서 가장 두드러질 것으로 보이는 VPN 서비스는 PSTN 기반의 지능망과 무선 네트워크를 연동해 확장된 유무선 통합 지능망에서 모바일 VPN 서비스를 제공하는 식으로 발전할 것이다. 또한 이동전화의 SMS 서비스를 확장한 개념이면서, 유무선 네트워크를 통한 통합 관리가 가능한 싱글메일박스(single mail box) 서비스도 향후 킬러 애플리케이션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UMS 서비스는 통합 메시징 서비스에 유무선 통화기능과 개인정보관리 기능을 통합한 UC(Unified Communication)로 발전하고, 더 나아가 UC에 개인화된 뉴스, 정보, 오락, 신용/금융 거래 정보와 이에 음성/화상 회의 등 고도의 통신 기능을 부가한 PCP(Personal Communi cations Portal) 서비스로 통합될 것이다.
전달 네트워크의 단순화 작업 필요
결국 통합 메시징은 음성 메시징, 전자 우편 메시징과 팩스 메시징을 통합, 단순화시켜 다양한 메시지들을 관리해주고, 현재의 분리된 서비스들을 하나의 강력한 개인통신 도구로 진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KTF의 인포모바일이나 SK텔레콤의 WOS(Wireless Office Solution)를 이용한 구내 유무선 통합 서비스도 일부 대기업을 중심으로 퍼지고 있는 유무선 통합의 좋은 일례다. 이동통신업체들은 이와 같은 개념의 서비스로 PSTN과 블루투스, 그리고 이동통신 네트워크를 이용한 가정용 원폰(onephone) 서비스도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이런 서비스들은 수십 테라급 이상의 통신 대역폭이 필요하다. 광 통신 기술의 발전은 이와 같은 요구 대역폭을 만족시킬 수 있는 수준까지 발전할 전망이나, 광 전송 네트워크를 이용한 네트워크 구축은 막대한 투자 비용이 발생할 것이어서 통신업체들 입장에서 부담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따라서 전달 네트워크의 체계를 단순화하고, 트래픽 엔지니어링 기능의 강화를 통해 최적의 전달 구조를 갖도록 네트워크를 구성해 전달 비용의 감소, 운용, 관리 비용의 감소를 유발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 전달 네트워크의 단순화는 곧 저렴한 서비스 가격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저렴한 서비스 가격은 곧 시장 확대의 의미로 통하기 때문에 서비스 업체나 사용자 입장에서 중대한 사안이 아닐 수 없다. 또한 현재 고가인 VOD 패킷 등의 서비스 가격을 낮추고 유무선 통합을 통한 진정한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는 방법으로 유선 통신업체와 이동통신업체 간의 합병이 필수적이라는 주장이 일각에서 나오기도 한다. 이는 통신업체들의 사업 영역을 확대시키고 서비스 융합을 촉진시키는 효과를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 정책의 수정과 변화 요구
하지만 그렇게 되기까지는 산적해 있는 많은 문제들을 해결해야 할 것이다. 기술적인 면에 있어서는 유선 네트워크와 무선 네트워크는 그 태생부터가 다르기 때문에 그 간격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가 문제다. 물론 초반에는 네트워크 간의 단순한 연동이나 접속 수준을 요구하며 당연히 그런 활동들이 일어날 것이지만, 최종 목표는 끊김없는(seamless) 네트워크로의 통합이다. 그럼 연동과 완전 통합 사이의 간격은 얼마나 걸린 것인가. 이는 이론 상의 해법이나 당위성보다는 시장의 요구에 따라 좌우될 것이다.
유무선 통합 시장에서의 경쟁이 본격화될 경우 통신업체 간의 통합은 사업 영역을 확장하는 주요 수단이 될 수 있어 통신시장의 재편이 예상되며, 더 이상 통신업체들 간의 자존심 싸움은 무의미해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으로는 유무선 통합 네트워크로 가기 위해서는 정부의 정책도 중요한 한 축을 유지하게 될 것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현재 적용되고 있는 정책들이나 제도들 중 많은 부분들이 통합 추세와 기술 발전의 장애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정부가 통신업체 간 경쟁을 촉진하는 정책을 펴 나가되 사업자 중심의 규제보다는 서비스 중심의 유효 경쟁 환경을 만들어 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