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목적 멀티미디어 플레이어「아코스 주크박스 멀티미디어 10 PHOTO」

일반입력 :2003/01/14 00:00

문성욱

하드디스크를 이용한 MP3 플레이어는 가격대비 용량만 생각한다면 그 어떤 제품보다 매력적이다. 아코스 주크박스 멀티미디어 10 PHOTO는 하드디스크를 매체로 사용하는 다기능 멀티미디어 재생장치로 MP3 파일의 재생 외에도 다양한 부가 기능이 돋보인다.

국내 시장에 판매된 하드디스크 방식 멀티미디어 플레이어는 소수의 외산 제품이 전부였다. 더구나 다른 방식의 MP3 플레이어와 달리 가격이 대단히 비싸 대다수의 사용자에게는 그림의 떡이었다. 아코스 주크박스 멀티미디어 10 PHOTO 역시 만만찮게 비싼 하드디스크 방식 멀티미디어 재생장치이다. 하지만 기존 제품이 MP3의 재생을 겸한 대용량 휴대용 이동장치에 불과했다면 아코스 주크박스 멀티미디어 10 PHOTO는 MP3 재생 뿐 아니라 녹음 기능, AVI 동영상 파일 재생 기능, 디지털 카메라 이미지 백업 기능 등을 지원하는 한 차원 업그레이드된 제품이다.

데이터 저장장치로서 아코스 주크박스 멀티미디어 10 PHOTO에는 남다른 기능이 추가됐다. 기본적으로 USB 포트로 PC와 연결해 이동식 디스크로 사용할 수 있으며, 하단의 확장 포트를 통해 외부 모듈을 연결해 기능을 확장할 수 있다.

제품의 이름에서 드러나듯 ‘PHOTO' 기능이 대단히 강력하다. 지원하는 외부 모듈은 CF와 SMC 타입 두 개로 디지털 카메라에서 촬영한 SMC와 CF 메모리를 손쉽고 빠르게 백업할 수 있다. 메모리 카드 모듈은 사용 중에도 착탈이 쉬우며 전송속도 또한 빠르다. 또한 옵션으로 판매되는 130만 화소급 CMOS 방식 디지털 카메라 모듈을 이용하면 직접 이미지를 촬영해 하드디스크에 저장할 수 있다. 아쉽게도 USB 1.1을 지원해 대용량 하드디스크를 효과적으로 사용하기에는 한계가 따른다. 옵션으로 판매되는 USB 2.0 및 IEEE 1394 어댑터를 사용하면 좀더 빠르게 전송할 수 있다.

뒷부분은 쉽게 잡을 수 있다.

한국 시장에 판매되는 아코스 주크박스 멀티미디어는 아직까지 10GB 용량의 제품만 판매된다. IPOD의 동급 용량과 비교해 다양한 기능이 추가됐으면서도 오히려 6만 원 가량 저렴하다. 금속 느낌의 은색 플라스틱 케이스 표면은 매끄러운 듯 보이지만 다소 거칠고 고급스럽지 못하다. 대신 모서리에 플라스틱을 덧대어 측면과 전후면의 충격으로부터 안정성을 높이고 있다. 또한 뒷부분의 바닥을 요철처리해 안정적으로 잡을 수 있도록 고안됐다.

LCD의 메뉴에 사용된 폰트는 거칠고 약간의 떨림이 보인다.

아코스 주크박스 멀티미디어 10 PHOTO는 동영상을 재생할 수 있는 1.5인치 컬러 LCD를 사용했다. LCD는 밝고 선명하며 응답 속도도 빠른 편이다. 그러나 아쉽게도 폰트의 크기와 구성이 거칠고 투박하며 LCD 화면은 미세하게 흔들린다. 또한 LCD의 보호용 플라스틱 커버로 인해 빛의 반사가 심하며 각도에 따른 차이도 큰 편이다.

원활한 파일 조작을 위해 충분한 버튼이 마련돼 있다. 버튼의 기능은 한정돼 있지 않고 사용되는 재생모드나 메뉴구성에 따라 유기적으로 사용된다. 버튼 구성은 직관적이지만 휴대용으로 사용하기에는 다소 작고 또 몰려 있는 편이다. 한 가지 의아한 점은 휴대용 기기이면서도 홀드버튼이 없다는 것이다.

아코스 주크박스 멀티미디어 10 PHOTO는 내장된 리튬이온 배터리를 이용해 동작한다. 하드디스크뿐 아니라 배터리까지 내장했기 때문에 크기에 비해 조금 무겁다. 내장된 배터리는 분리가 불가능하며 어댑터를 통해 사용 중에도 충전할 수 있다. MP3는 8시간, 동영상은 2시간 전후의 재생시간을 보인다. MP3 재생이나 동영상 재생을 제외한 다른 기능을 사용할 때는 일정시간 키 입력이 없으면 LCD의 전원을 자동으로 차단한다. LCD화면을 보지 않고도 별도의 LED를 통해 동작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디지털 카메라와 찰떡궁합

AVI 규격의 MPEG4 동영상을 재생하기 위해서는 아코스 주크박스 멀티미디어 10 PHOTO의 화면규격에 맞도록 변환 과정이 필요하다. 변환을 위한 소프트웨어의 인터페이스는 간단해 소스를 선택하고 변환 버튼을 누르면 그만이다. DivX 같은 코덱에 민감한 동영상도 간단한 변환과정만으로 문제없이 재생할 수 있었다.

이 같은 과정은 동영상 재생기능을 갖춘 휴대용 게임기인 GP32와 비슷하지만 화질이 훨씬 뛰어나며 풀 프레임을 지원해 데스크탑 수준의 자연스러운 화질을 할 수 있다. 특히 사운드의 품질은 기존의 휴대용 동영상 플레이어보다 한결 우수하다. 일반적인 DivX 동영상 파일이라면 변환 과정을 통해 20여 편 이상 저장할 수 있다.

작은 크기의 LCD로 재생되는 동영상 파일은 생각보다 화질이 우수하다. 다만 화면의 크기가 작기 때문에 자막을 제대로 알아보기는 어렵다. 재생 도중 빠른 전후 이동이 가능하지만 화면이 함께 움직이지 않고 시간으로 장면을 짐작해야 한다.

아코스 주크박스 멀티미디어 10 PHOTO에는 스피커가 내장돼 있지 않아 헤드폰으로 사운드를 들어야 한다. 출력 단자는 컴포지트 출력 단자의 역할을 겸하도록 만들어져 TV로 동영상을 감상할 수 있다. 또한 설정을 통해 NTSC뿐만 아니라 PAL방식의 출력도 지원한다.

MP3를 재생할 때는 ID3 정보와 출력 게이지가 나타난다.

아코스 주크박스 멀티미디어는 MP3와 WAV 파일의 재생을 지원하며, MP3 인코딩 기능을 내장해 직접 MP3 파일을 만들 수 있다. 녹음 품질은 최고 48kHZ의 샘플링 레이트를 지원한다. 레코딩 도중에는 볼륨게이지뿐만 아니라 저장되는 파일 크기의 증가를 함께 볼 수 있으며, 기록 도중 여러 개의 파일로 나누어 기록할 수 있다. 저장된 파일은 별도의 소프트웨어 없이 자유로운 복사하거나 이동할 수 있다.

음질은 전문적인 MP3 플레이어와 비교해도 떨어지지 않을 만큼 무난한 수준이다. 다만 번들로 제공되는 백폰 방식 헤드폰의 품질이 만족스럽지 못하다. 제대로 된 음질을 듣기 위해서는 별도의 헤드폰을 구입해야할 것으로 여겨진다. 번들 제공된 헤드폰에는 리모콘없이 단순히 볼륨 게이지만 갖추고 있다.

원하는 음색을 만들어 낼 수 있도록 저음과 중고음을 임의로 설정할 수 있으며 피치 값과 같은 설정기능도 갖췄다. 다만 일반적인 MP3 플레이어가 다양한 프리셋 이퀄라이저로 간단하게 원하는 음색을 유도할 수 있는데 비해 아코스 주크박스 멀티미디어는 프리셋이 없어 설정값을 매번 수정해 주어야 한다.

시끄러운 장소에서 들을 수 있을 만큼 충분한 출력을 갖추고 있지만 볼륨게이지가 단순히 그래프로만 나타내 정확한 출력을 눈으로 확인하기 어렵다. 가장 안타까운 점은 화면상에 ID3 태그를 지원하지만 한글을 비롯한 2바이트 문자를 표시할 수 없다는 것이다. 반드시 개선해야할 부분이다.

이미지 뷰어의 기능을 갖췄다.

외장 모듈을 통해 읽어 들인 플래시 메모리는 쉽게 아코스 주크박스 멀티미디어 10 PHOTO로 저장할 수 있다. LCD를 통해 사진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와 이미지를 볼 수 있다. 이미지는 4장씩 썸네일로 볼 수도 있으며 슬라이드 쇼나 회전, 확대 등 간단한 이미지 뷰어로서의 기능도 갖췄다. 다만 편집 기능은 삭제에 국한된 간단한 수준이며, 이미지의 로딩과 회전 등의 기능을 수행할 때 처리시간이 오래 걸린다.

하드디스크를 사용한 만큼 안정성에대한 우려는 피할 수 없다. 이동하면서 재생해도 끊어지는 현상은 없었지만 디렉토리 간의 이동시에는 약간의 지연현상이 발생하곤 한다. 발열이나 소음은 미약한 수준이며 휴대성을 높이기 위한 스펀지 타입의 케이스가 제공된다.

다양한 부가 기능을 갖춘 아코스 주크박스 멀티미디어 10 PHOTO는 프로그램이나 기능면에서 아쉬운 부분이 남아있다. 또한 50만원을 넘어가는 높은 가격으로 인해 여전히 부담스러운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펌웨어 업그레이드 기능을 갖춰 앞으로 개선의 여지가 충분하며, 동영상의 재생까지 가능하고 디지털 카메라의 백업기능을 갖췄다는 점은 무시할 수 없는 매력이다. 하드디스크 방식의 MP3 플레이어와 디지털 카메라 현장 백업 장비를 하나로 해결하려 한다면 현재로서는 유일한 선택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