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폴로지와 LAN 배선 시스템의 이해

일반입력 :2002/12/26 00:00

임보혁

미돌양 : 네트워크 토플로지는 스타, 링, 버스 등의 방식으로 구분되던데, 이는 장비 배치나 케이블링에 따른 구분인가요?

슈마 : 토폴로지(topology)는 네트워크 장비들이 연결돼 있는 형태를 말해. 스타 방식은 별 모양으로 장비가 배치, 연결되는 구성을 말하며, 일반적으로 스위칭 허브에 PC가 연결돼 있는 형태를 들 수 있어. 가장 많이 사용하는 형태이기도 한데, 장점으로는 장애발생시 신속한 조치가 가능하다는 점이야.

미돌양 : 그렇다면 토폴로지는 물리적인 연결을 의미하나요?

슈마 : 더미허브를 사용한다면 물리적으로는 스타 방식이라고 말할 수 있지만, 이더넷 방식으로 통신한다면 버스 방식처럼 동시에 하나의 신호를 보내야 하므로 논리적으로는 버스 방식이라고 할 수 있지.

허접군 : 스타 방식은 장애 발생시 신속한 조치가 가능하다고 했는데, 어떤 방식으로 고장을 확인할 수 있나요?

슈마 : 만약 스타 방식으로 구성된 네트워크 상의 PC에 장애가 발생했다면 가장 먼저 확인할 부분이 케이블이야. 케이블 불량은 PC NIC에 연결된 LAN 케이블과 허브에 연결된 LAN 케이블 양쪽을 케이블 테스터기로 연결해보면 알 수 있어. 만약 케이블 문제가 아니라면 허브 포트의 불량 상태를 체크해야 해. 이를 위해서는 사용 중인 허브의 포트를 다른 포트로 옮겼을 때 정상이면 포트 불량이 확실하고, 반응이 없으면 다른 원인을 찾아야겠지.

미돌양 : 요즘은 잘 사용하지 않지만 토폴로지를 공부하다 보면 토큰링이나 FDDI에 대한 이야기가 자주 나오더군요.

슈마 : LAN 토폴로지 중에서 토큰링과 FDDI(Fiber Distributed Data Interface)는 링 방식의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지. 토큰링은 IBM에서 개발한 기술로, 서버 간 연결에 사용됐으나 속도가 16Mbps로 저속이라는 한계를 갖고 있지. FDDI는 80년대 들어 ANSI에서 개발해 표준화가 이뤄졌으며, 100Mbps의 고속 듀얼링으로 광케이블을 구성하기 때문에 장애시 복구 기능도 있어서 고속 이더넷이 나오기 전까지 LAN 백본용으로 널리 사용됐었지. 버스형 방식의 대표 주자는 이더넷으로 10Base-5와 10Base-2(동축 케이블, 이더넷 케이블)를 사용할 때의 구성 방식이지.

미돌양 : 그런데 예전에는 왜 FDDI를 사용했나요.

슈마 : FDDI는 100Mbps의 속도, 30km의 거리를 지원하기 때문에 큰 사업장(공장)이나 대학가(캠퍼스)에서 많이 구축했었지. 공장이나 대학가의 건물 간격이 수백 m에서 몇 km씩 떨어져 있으니 지원거리가 100m 미만인 UTP나 STP를 사용할 수는 없었기 때문이야.

미돌양 : FDDI는 이중화된다고 하던데, 한 회선에 장애가 날 때 어떻게 다른 회선으로 통신을 할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슈마 : 광케이블은 2개의 코어로 구성을 해서 1차 회선에 장애가 나면 2차 회선에서 회선 백업을 할 수 있는 구조로 구성돼 있지. 즉, 광케이블의 한쪽은 데이터를 전송하고, 다른 한쪽은 예비로 있다가 회선 장애나 광케이블 연결 네트워크 장비 장애시 장애 구간을 빼고 나머지 구간에 대해서 장애없이 데이터 전송이 가능한 구조이지. 그밖에 CDDI(Co pper Distributed Data Interface)라고 해서 STP/UTP 케이블을 이용해서 FDDI와 마찬가지로 이중 링을 구성해 100Mbps를 지원하는 방식이 있는데, 이는 고속 이더넷의 등장으로 사라지고 말았어.

미돌양 : 회사 네트워크는 하나의 토폴로지로 구성돼 있나요?

슈마 : 일반 회사내 네트워크는 여러 토폴로지가 혼합돼 있어. (그림 3)의 사례를 보면 백본 장비는 UTP 케이블이나 광케이블로 서버나 스위칭 장비에 연결이 돼 있는데 여기까지는 스타 방식 구성이고, 서버 간에는 FDDI로 구성돼 있으니 링 방식이라 할 수 있어. 서울과 부산, 광주 지점 간에는 회선이 그물망처럼 서로 연결돼 있는 메시 방식인데, 이는 회선 장애시 우회가 가능하도록 한 것이지.

허접군 : 서울과 지방 간을 메시 형태로 구성하면 장애시 회선이 우회할 수 있다고 하셨는데, 어떻게 가능하죠?

슈마 : 부산에서 서울 라우터를 거쳐 서버에 접속하고 있는데 서울∼부산 간 회선에 장애가 발생하면 부산 라우터는 광주 라우터를 거쳐서 서울 서버에 접속할 수 있으니 회선 장애시 백업회선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이지.

미돌양 : 토폴로지 구성 중에 버스형이 빠져 있네요. 10Base-5인 동축케이블이 대표적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최근에는 많이 사용하지 않나 보죠?

슈마 : IEEE 표준에서 제정한 10Base-5는 10Mbps 속도를 500m까지 지원하며, 굵은(thick) 케이블, 이더넷 케이블, 동축 케이블, 옐로우 케이블 등 여러가지 이름으로 불려지고 있지. 몇 년전만 해도 백본 장비와 서버 간 연결시 많이 사용하긴 했지만, 최근에는 거의 사용하지 않지. 물론 특수한 경우에는 아직도 사용하고 있어.

미돌양 : 어떤 경우인가요.

슈마 : 예를 들어 건물 간 거리가 200m이고 네트워크 장비가 광 모듈을 지원하지 않을 때를 들 수 있지. 이 경우에는 최대 거리가 100m인 UTP 케이블을 사용할 수도 없고, 광케이블은 거리는 지원하지만 네트워크 장비에 광 모듈을 설치하는 것이 워낙 고가이니 그런 것이지.

미돌양 : 빌딩 내의 LAN 배선시스템은 무엇을 말하는 것인가요.

슈마 : 필요에 따라 원하는 장소에서 보다 효과적이고 신속하게 케이블링을 할 수 있도록 마련된 것이 배선 시스템이야. 빌딩 설계때부터 OA 공간을 염두해서 배선시스템을 구축한다고 생각하면 이해가 쉽겠지. 예를 들어 배선시스템이 갖춰지지 않은 3층 건물에서 1층부터 3개층에 케이블 공사를 한다고 가정하면(전산기계실은 1층에 위치), 가장 먼저 채택할 수 있는 방법은 필요할 때마다 1층에서 각층으로 케이블링 공사를 하는 것이겠지. 하지만 이 방식은 건물관리 사무소의 승인이 필요하고, 층간 공사는 케이블 공사가 어려워서 공사기간도 몇 일씩이나 소요돼.공사비도 많이 나오고 바쁜 회사에서 몇일간 전산시스템을 사용할 수 없으니 업무 처리 역시 곤란해지지. 그 방법이 싫다면 미리 각층에 LAN 케이블을 여유있게 몇십 개씩 작업을 해두는 것도 방법이겠지만, 이 경우 역시 바닥에 선이 노출돼 보기가 나쁘며, 사무실 바닥을 청소할 때 RJ-45 잭에 먼지가 들어가서 불량이 발생할거야.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배선시스템을 이용하는 것이지. 최근 건축된 건물 사무실 바닥에는 전화잭, LAN 잭, 전기콘센트가 일체형으로 들어가 있는 시스템 박스가 설치돼 있어.

허접군 : 시스템 박스가 하는 역할이 무엇인가요?

슈마 : 사무실에 전기콘센트가 여러군데 있어서 전기 제품이 어떤 위치에 놓이더라도 전기를 사용할 수 있듯이, 아울렛(outlet)이라는 LAN 선 연결용 콘센트를 수십군데 설치하면 PC 위치가 변경되더라도 보다 자유롭게 네트워크를 구성할 수 있는 거지.

미돌양 : 그럼 사무실에 PC LAN이 20개 필요하다면 30∼40개의 아울렛을 설치해서 어느 자리로 이동을 하거나 특정한 지역에 PC LAN이 몰려 있더라도 아울렛에서 PC까지 케이블 공사만 하면 된다는 것이죠?

슈마 : 그렇지. 아울렛은 2포트, 4포트, 8포트 등의 여러가지가 있으니 선택해서 설치하면 돼.

허접군 : 패치패널의 역할은 무엇인가요?

슈마 : 네트워크에서 패치패널은 임시적으로 배선을 해서 회로의 기능이나 동작을 바꾼다는 뜻으로, 스위칭 허브와 PC 간 중간 배선 연결을 하는 것을 말해. 만약 한 층에 30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고 가정하면, 스위칭 허브의 연결 포트는 30개만 있으면 되고, 아울렛은 60개를 설치해서 패치패널에서는 실제로 사용하고 있는 PC LAN 30개를 연결해주는 케이블 배선 분배 역할을 하고 있지.

허접군 : 사무실에서 자리 이동이 생길때 케이블 구성은 어떻게 해야 하나요?

슈마 : 사무실에는 아울렛이 사무실 책상이나 기둥에 여러 개가 설치돼 있기 때문에 A에서 B로 자리를 옮긴 경우에는 B쪽 근처에 있는 아울렛에서 이동한 PC를 연결하고, 패치패널에서 A 아울렛을 B 아울렛으로 이동시키면 되지.

미돌양 : 패치패널이나 아울렛을 사용하면 자리 이동이나 LAN선이 추가될 때 마다 케이블 공사를 할 필요가 없으니 편리하겠군요. 빌딩내의 LAN은 아울렛, 패치판넬로 이동이나 추가 증설시에 신속하게 케이블링을 할 수 있구요.

슈마 : 그렇지. 그럼 이번에는 외부에서 건물 내부에 통신을 하기 위한 배선시스템의 구조에 대해 알아보자.

미돌양 : 빌딩내의 배선은 패치판넬이나 아울렛 등으로 건물내의 서버와 컴퓨터를 서로 연결하지만, 인터넷 등을 사용할 때는 외부 통신을 하기 위해서 별도의 배선시스템이 필요한가 보죠?

슈마 : 그렇지. 대표적으로 MDF(Main Distribution Frame)가 있는데, 작은 건물은 전화단자함이라고도 부르지. 둘 다 인더넷이나 전화 등 건물 외부와의 통신을 하기 위해서 만든 배선 분배 단자함이라 할 수 있고, 건물 전체에 대한 통신회선을 관리하는 역할을 해.

미돌양 : 상가건물을 지나다 보니 관리사무소 옆 벽면에 MDF라고 적혀 있는 것을 봤는데, 상가내 인터넷이나 전화회선을 사용하기 위해서 필요한 거군요.

슈마 : 그래. MDF의 위치나 크기는 건물 규모에 따라 사용할 전화회선이나 통신회선을 예상해 결정을 하는데, 3∼4층짜리 작은 상가건물들은 지하나 1층 벽면에 분배함이 매입돼 있고, 수십층짜리 고층건물은 별도의 공간을 만들어서 전화국에서 건물에 필요한 장비와 대형 MDF를 설치하지.

허접군 : MDF가 없는 곳은 없나요?

슈마 : MDF는 건물내 통신을 위한 분배함이고, IDF(Intermediate Distribution Frame)는 층간 통신을 위한 분배함으로, MDF가 없으면 전화라인을 신청할 때마다 인근 전화국에서 전화공사를 하는 불편함이 있겠지. 그래서 신축 건물을 지을 때면 전화국에서 미리 전화케이블 공사를 해서 건물내 사용자가 전화나 인터넷 회선을 신청하면 수 일내에 신속하게 설치할 수 있는거야. 그러니 꼭 필요하지.

미돌양 : 그렇군요. 전화국에서는 집이나 빌딩을 지을 때 전화라인 공사를 해서 통신회선을 확보하고 있다가 전화나 ADSL 회선을 신청하면 기술자 아저씨가 와서 전화국과 MDF 단자함 사이의 전화라인을 찾아서 연결하고, 층에 IDF를 연결해서 전화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군요.

슈마 : 그렇지. (그림 4)에서 ③번은 IDF로 각 층마다 설치돼 있으며, 층에 대한 통신 회선을 관리하는 역할을 하지. 3층에 신규 전화를 사용하고 싶으면 전화국에 전화 신청을 할 것이고, 전화국-MDF-IDF 배선을 연결한 후에 전화를 사용할 수 있는 것이지.

허접군 : 전화국에서 건물을 지을때마다 건물주에게 공사비도 받지 않고 통신공사를 미리 하게되면 손해 아닌가요?

슈마 : 건물을 지을 때부터 광단국장치실에 자사의 통신장비를 설치하면 전화비나 ADSL 등의 통신 서비스에 대한 비용이 수년간 발생하므로 몇 년 뒤에는 통신회선 투자에 대한 비용이 회수되므로 손해는 아니지.

허접군 : 케이블을 만만하게 봤는데 결코 그렇지 않군요. 이제야 케이블링과 배선 시스템에 대해 조금이나마 알겠어요

슈마 : 올 1월 IP에 대한 이해를 시작으로 12월 마지막 강좌인 케이블까지 어느새 1년을 달려왔군. 다음에는 더 좋은 내용으로 만날 것을 약속하면서 슈마의 왕초보 네트워크 강좌는 여기서 일단 막을 내릴꺼야. 왕초보 딱지를 떼는데 다소나마 도움이 됐었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