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 핫이슈] ⑦1세대 벤처 CEO「좌절과 몰락」

일반입력 :2002/12/23 00:00

이동훈 기자 기자

골드뱅크의 김진호 전사장과 새롬기술 오상수 전사장, 넥스텔 김성현 전회장, 프리챌 전제완 전사장 등 1999년과 2000년 벤처붐을 일궈냈던 1세대 벤처기업 경영자들이 경영상 비리와 과실로 인한 구속, 수감 등이 줄을 이었다.

인터넷 광고를 비즈니스 모델에 적용해 한때 급부상했던 골드뱅크(현 코리아텐더)의 CEO였던 김진호씨도 골드뱅크 대표이사 재직 당시인 지난 1999년과 2000년 7번에 걸쳐 회사 자금 14억3000만원을 인출해 개인 유용해 지난 8월 공금횡령혐의로 검찰에 구속 기소됐다.

넥스텔의 김성현 회장도 지난 2000년 7월 유상 증자를 앞두고 코스닥 시장이 위축돼 넥스텔 주가가 급락하는 사태가 발생하자 금융기관에서 85억원을 대출받아 차명계좌를 만들어 시세보다 비싼 가격에 매수 주문을 내는 등 주가를 조작한 혐의로 지난 5월 구속됐다.

그는 집행유예로 풀러나 지난 9월 22일, 주가조작 혐의로 회사이미지를 실추시킨데 대해 도의적 책임을 지고 회사지분 350만주를 증여와 매각을 통해 처분하고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

또한 빼놓을 수 없는 사건 중 하나가 바로 새롬기술 오상수 대표의 비리 구속 사건이었다.

2000년 당시 잘나갔던 벤처기업 중 하나였던 새롬기술의 오상수 사장은 지난 1999년 유상증자 당시의 허위공시와 배임혐의로 검찰에 기소됐다.

이 사건은 맡았던 서울지검 형사9부는 코스닥 등록기업인 새롬기술 분식회계과 허위공시혐의 사실을 확인하고 오상수 새롬기술 사장에 대해 지난 11월 20일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에 따라 오사장은 본인의 사법처리와 더불어 새롬기술의 경영권을 새롬벤처투자의 홍기태 사장에게 넘기게 됐다.

지난 11월 자금 부족을 이유로 커뮤니티 유료화를 단행했던 프리챌 전제완 사장 구속사태도 적지 않은 충격을 던졌다.

전제완 프리챌 사장은 지난 12월 3일 주식대금 가장 납입 혐의로 검찰에 구속됐다.

전제완 사장이 이끌었던 프리챌은 2000년 1월 1일에 서비스를 시작한 이래 지속적인 커뮤니티 업데이트와 서비스 강화로 오픈 2년 반만에 가입 회원 1000만명에 110만개의 커뮤니티를 가진 소위 '최대 포털 사이트'의 계열에 합류하게 됐다.

지난 11월에는 자금 부족을 이유로 네티즌의 반대를 무릅쓰고 커뮤니티 유료화를 단행했지만, 지난 12월 1일에 이미 21만개의 유료화 커뮤니티를 확보하는 등 새로운 유료화 성공 사례로 주목을 받기도 했다.

지난 6일 프리챌측은 이상열 기술총괄사장이 대표이사를 대행한다는 발표 이후 아직까지 전제완 사장의 복귀 여부는 아직 미결된 상태다.

국내 벤처 문화를 이끌었던 인물들의 구속 소식에 업계 관계자들은 가뜩이나 시장 상황이 어려운 상태에서 미꾸라지 한 마리가 온 웅덩이를 흐려 놓을까 걱정하고 있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 한 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기업의 투명성을 상실한 일부 코스닥 기업에 한정된 것이라며, 정부가 나서서 공정한 외부감사제도를 확립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