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럽 창업주 윤웅진 사장㊵은 성진CNC에서 다시 온라인 기반의 한국전자인증 전문경영인으로 지난달 31일 전격 영입됐다. 웹젠의 코스닥 등록을 앞두고 돌연 은퇴를 선언했던 이수영 사장㊳은 마이클럽에 새 둥지를 텄다. 윤 사장이 옮긴 바로 그 다음날이다.마이클럽을 사이에 두고 묘한 인연을 가진 이들이 만났다.'낳은 자식' 더 잘 커야죠본명보다 '선영이'로 더 유명한 윤웅진 사장. 불쑥 딸 얘기를 꺼낸다. "요즘 인기드라마 '현정아 사랑해' 보셨어요? 이건 정말 오프더레코드(비공개)인데요" 하더니 딸 이름이 현정이란다.마이클럽 초기 '선영아 사랑해' 열풍의 주역이 윤 사장이다.그 후광을 의식한 드라마 제목이 딸 이름을 그대로 딴 '현정아 사랑해'라니. 우연으로 치기에도 참으로 묘한 일이다.민간 인증분야에서 국내 1위인 한국전자인증 최고경영자(CEO)로 영입됐는데도 마이클럽 얘기로 말문을 여는 걸 보니 윤 사장의 닷컴 사랑도 어지간하다. 아닌 게 아니라 그에게는 가장 사랑했던 자식이 마이클럽일 게다.갓난아기 때부터 아장아장 귀엽게 커나가는 성장과정을 쭉 지켜봐왔으니 남다른 사랑이 싹틀 만도 하다.그러고 보니 경력도 이색적이다. 순수 온라인(마이클럽)을 거쳐 성격이 전혀 다른 오프라인(성진CNC)으로 갔다 온라인을 위한 오프라인사업(한국전자인증)의 한 지점에 어느 틈엔가 와있다."마이클럽에서 경영의 참맛을 알았다면 성진CNC에서는 경영 과정의 여유라는 또 다른 맛을 느꼈지요. 둘다 100점 만점에 90점의 양호한 성적표를 줄 수 있겠네요." 그러곤 웃는다. 바쁘게 흘러왔지만 만족한다는 여유스러움을 담은 웃음이다.막 대화의 분위기가 무르익는 찰나 이수영 사장이 헐레벌떡 들어온다. 큰일이다. 마이클럽 '경력'으로 따져도 2년차요, 정보기술(IT)업계 2년이라면 실제 시간으로는 20년이다.그런데도 새까만 후배가 늦다니. "어휴~ 늦어서 미안해요." 이 사장이 능글맞게 웃음으로 때운다. 마이클럽 '대부' 윤 사장도 이런 해맑은 웃음에는 어쩔 도리가 없다."저도 방금 왔는 걸요." 인터뷰를 주선한 기자와 윤 사장만 알고 있다. 벌써 약속시간이 40분이나 지났다는 걸. 경영에는 칼 같은 윤 사장도 미녀의 웃음에는 어쩔 도리가 없는 걸까.발레, 게임, 이제는 '여성'풋풋한 과일향이 나는 사람이 있다. 만남은 짧아도 오래도록 여운이 남는다. 이수영 사장이 그런 타입이다.그러면서도 이 사장은 럭비공 같다. 종잡을 수 없다. 도무지 어디로 튈지 모른다. 발레리나 출신으로 게임사업에 뛰어든 것도 그렇다. 이번 사건은 더욱 충격적이다.웹젠의 코스닥 등록을 바로 앞두고 홀연히 사라진 것으로도 모자라 여성 포털 마이클럽 최고경영자(CEO)로 나타난 것이다. 금남의 집 마이클럽은 막강한 아줌마 파워를 자랑하는 대표적 여성 포털이다."여성들이 질긴 면이 있어요. 한 번 회원이면 영원한 회원. 저도 1년 반 동안 마이클럽 열성 회원이었죠." 마이클럽 열성 아줌마들은 벌써부터 흥분하고 있다.그도 그럴 것이 가장 열혈 여성 CEO 이수영 사장이 왔으니 뭔가 큰 일이 벌어질 수 있기 때문. 이 사장은 또 한 번 세상을 놀라게 할 준비를 끝낸 듯 야릇한 미소를 머금는다."마이클럽의 자산은 무궁무진해요. 우선 '선영아 사랑해'의 카피. 거기에 열성 여성 회원과 커뮤니티 등 자산의 질도 아주 좋은 편이죠. 이 자산을 활용한 신규 사업모델을 개발중이에요. 곧 선보입니다. 기 대해 주세요." 당차다. 옆에서 지켜보던 윤 사장도 움찔한다. 그에게서도 느낄 수 없었던 카리스마가 이 사장에게 잠깐 스쳐간다. 아무래도 사고가 터질 것 같다.여성 포털의 장벽을 깨고 금남의 집 대문을 활짝 열어버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그녀라면 능히 가능하리라. 뭇 남성들이 모두 궁금해하고 있는 핵심 질문을 슬쩍 던졌다.38세 뱀띠 처녀 사장의 결혼계획. 역사가 되풀이되듯 이 질문에 대한 그녀의 답변은 늘 한결같다. "준비가 덜 됐다"고. 헤어질 때 자연스럽게 악수가 오고갔다.입맛만 당찬 줄 알았더니 손아귀 힘도 장난이 아니다. 여성 포털 마이클럽. 아무래도 닷컴업계를 뒤흔들 큰 일을 낼 것만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