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디지털 카메라의 가격은 해상도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하지만 고가의 SLR 방식 디지털 카메라는 꼭 해상도가 높다고 가격이 높은 것은 아니다. 전통 있는 카메라 브랜드의 디지털 카메라와는 달리 소니의 고급형 디지털 카메라는 캠코더의 기술이 좀더 많이 접목돼 기존 스틸카메라에서는 생각하기 어려운 다양한 촬영기능을 갖추었다. 사이버샷 F717은 일반인이 구입할 수 있는 가격대에 판매되는 고급형 모델로 소니의 특징을 가장 잘 나타내는 기능과 메커니즘을 갖춘 카메라이다.
샤이버샷 F717은 누구나 한번쯤 시선을 빼앗길 정도로 일반적인 카메라의 통념을 뒤집는 독특한 디자인이 돋보이는 카메라다. 긴 경통이 인상적인 렌즈부분과 LCD가 있는 본체가 분리돼 렌즈 부분을 회전시킬 수 있어 좀더 자유로운 구도를 만들 수 있다. 하지만 회전렌즈가 F717만의 특징이 될 수는 없다. 회전렌즈는 이미 타사의 제품에서도 볼 수 있으며 소니의 디지털 카메라 중에서는 F717의 모태인 F505에서 처음 구현된 것으로 이후 나온 F707의 일부 기능을 개선한 카메라가 F717이다. 하지만 F505에서 F505V로 바뀌었을 때보다 F717의 변화는 크지 않다. 그렇다고 디자인만 바꾸고 매년 새롭게 출시되는 자동차처럼 모델명만 바꾼 카메라도 아니다. 렌즈부나 기본적인 카메라의 성능에서는 개선되거나 바뀐 부분이 거의 없지만 F707에서 불편했던 부분의 수정과 일부기능의 추가만이 이루어진 마이너 업그레이드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기본적인 카메라적인 특성이나 사양은 기존 F707과 동일하므로
=43595 target=zdnk>F707의 리뷰

회전렌즈를 사용하면 다양한 구도로 촬영할 수 있다.
외형상으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렌즈부근에 있는 버튼 인터페이스와 외장 플래시의 사용에 있다. 기존 F707에서는 소니에서 판매하는 외장형 플래시만 사용이 가능했지만 F717의 액세서리 슈는 핫슈의 형태를 바뀌어 소니의 전용플래시 뿐만 아니라 범용적인 플래시를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USB 2.0을 채택해 파일의 전송속도를 개선했다. 하지만 외관뿐만 아니라 근본적인 카메라의 메커니즘 및 기능적인 변화가 거의 없기에 LSD(Lest Side Darken) 결함 때문에 폭넓은 인기에 오점을 남긴 F707의 껄끄러움을 탈피하고자 하는 목적이 아니라면 굳이 업그레이드할만한 가치가 있는지는 의문이다.

F707과 달라진 버튼의 배열
일반용 디지털 카메라 중에서는 가장 높은 해상도인 500만 화소를 지원하는 사이버샷 F717은 해상도의 지원 폭이 넓기는 하지만 가장 많이 선택되는 1600x1200의 해상도를 선택할 수 없다. 또한 소니의 디지털 카메라에만 사용되는 메모리 스틱은 아직까지 128MB까지만 판매되고 있어 500만 화소의 해상도를 제대로 저장하기에는 부족해 고해상도에서 연속적으로 많은 사진을 찍고자 하는 사용자에게는 적합하지 않다. LCD가 있는 본체의 손잡이 부분에 고무를 덧대어 잡는 느낌이 좋고 경통 있는 부분의 버튼 레이아웃이 좀더 잡기 좋도록 변화됐다. 다만 새롭게 구성된 버튼 중 줌 버튼이 작아진 대신 렌즈 주변에 있는 링이 자동 초점으로 촬영시 줌 기능으로 동작해 작아진 줌 버튼의 단점을 해소했다. 본체가 금속재질로 만들어져 튼튼하고 고급스러운 느낌이 들지만 무겁고 독특한 디자인 때문에 휴대하기에 좋은 것만은 아니다. 버튼의 개수가 많지만 오른손과 왼손의 카메라를 잡는 주변에 집중 배열돼 카메라를 잡은 상태에서 조작이 원활하다. 특히 뷰파인더를 이용해 사진을 찍을 때에도 버튼의 생김새가 조금씩 달라 눈으로 보지 않고 느낌만으로 버튼을 누르기에 적당하다. 또한 카메라 조작 중 노출이나 포커스 위치를 쉽게 조절할 수 있도록 셔터주변에 조그 다이얼을 배치했다.

대용량 배터리를 채용해 장시간 촬영이 가능하다.

칼짜이즈 렌즈와 팝업 플래시를 채택했다.

5배 줌 렌즈를 탑재했으며 전원을 켜고 사진을 찍는 데까지 2초 정도밖에 걸리지 않는다. 렌즈의 움직임은 부드럽고 소니의 캠코더처럼 줌렌즈의 움직이는 속도를 조절할 수 있다. 탑재된 칼짜이즈 렌즈는 높은 배율에도 불구하고 F2.0의 밝은 렌즈를 사용했다. 디지털 줌 기능 역시 광학 줌과 자연스럽게 연동된다. F717은 기존 렌즈 액세서리를 바로 부착할 수 있기 때문에 필름 카메라 액세서리를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 그래서 필터와 같은 렌즈 액세서리 선택이 넓고 저렴하다.
LCD는 표면에 유리를 씌워 스크래치로부터 보호할 수 있지만 빛의 반사가 심하다. 다만 전자식 뷰파인더를 제공하기 때문에 주간촬영도 어렵지 않다. 뷰파인더는 디옵터가 있는 것은 물론이고 주변에 고무커버가 있어 안경을 쓰고 촬영하기에도 불편하지 않다. 기존 제품보다 다양한 정보를 표시할 수 있으며 실시간으로 촬영화면의 노출상태를 홀로그램 그래프로 표시할 수 있다. 사용된 리튬이온 전지의 용량이 대용량이기 때문에 사용시간도 길어 배터리 추가구입이 필요 없다. 다만 충전은 어댑터를 통해 본체를 통해 직접 충전하도록 했다.
개선된 기능, 다르지 않은 성능
외형상의 작은 변화처럼 화질에서도 약간의 변화가 있다. 기존 F707에서는 노란색이나 푸른색, 붉은 색 등의 원색계통의 색감이 다소 과장돼 밝게 출력되는 편이었다. 물론 이러한 화려한 색상을 좋아하는 사용자들도 있지만 색상의 왜곡이 있던 것은 분명했다. F717에서는 이러한 색상 값이 약간씩 조절돼 기존처럼 지나치게 화려하고 과장된 느낌이 줄어들었다. 또한 실내 촬영시 전체적으로 푸른색의 느낌도 어느 정도 개선된 듯 보인다. 하지만 과장된 색감이 조금 차분해진 것을 뺀다면 화질이나 선명도는 기존 F707처럼 화사하면서도 선명한 느낌이 강하다. 다만 기존 F707과 같은 강렬한 느낌의 색상은 많이 줄어들었기 때문에 기존 소니 스타일의 색상에 만족했다면 조금 실망할 수도 있을 것이다.
화질의 변화는 색상을 제외하고 크게 달라지지 않아 노이즈도 적고 색수차 현상도 양호하다. 자동초점은 다점 측거 AF를 통해 화상의 좌우 및 중앙 세 곳의 거리를 계산해 화상의 구도에 구애받지 않고 촬영할 수 있다. 특히 피사체가 중앙에 자리 잡지 않아 초점을 맞추기 어려울 때 효과적이다. 또한 수동으로 화면 중 원하는 영역을 지정해 포커스를 맞출 수 있다. 자동 초점 조절속도도 충분히 빠르고 특히 셔터 랙이 거의 없기에 빠른 움직임이 있는 사물을 찍는데도 부족함이 없다.

핫슈를 채택해 일반 플래시 사용이 가능하다.
사이버샷 F717은 완전한 수동기능을 갖추었으며 다이얼을 이용해 자동이나 프로그램 모드 및 이외에도 선택모드까지 있어 사용자 취향에 따라 촬영모드를 선택할 수 있는 폭이 넓다. 다만 씬 모드가 서브메뉴에서 선택해야 하기에 빠른 전환이 어렵지만 풍경모드뿐만 아니라 야간 촬영을 위한 플래시와의 연동 기능까지 필요한 부분은 모두 포함돼 있다. 전체적으로 인터페이스는 직관적이며 기존 소니의 디지털 카메라와 크게 다르지 않지만 워낙 다양한 기능이 있고 옵션 조절이 복잡해 초보자가 사용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LCD는 선명하지만 반사가 심하다.
F707의 이전 모델인 F707은 이미 다른 어떠한 디지털 카메라보다 뛰어난 야간 촬영기능을 갖춘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F717에서도 이러한 특성은 그대로 이어져 레이저빔을 이용해 정확한 초점을 계산할 수 있는 홀로그램 AF나 완전히 어두운 실내에서 적외선으로 사물을 파악하고 정확한 피사체를 찍을 수 있는 나이트 프레이밍이나 나이트 샷과 같은 다른 제조사의 디지털 카메라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특별한 모드가 포함돼 있다. 또한 ISO800을 지원하며 플래시 없이 촬영할 때도 노이즈 리덕션 기능이 F707보다 빠른 1/25초부터 동작하기 때문에 더욱 깨끗한 사진을 유지할 수 있다. 내장된 플래시는 광량 조절이 가능하며 빛의 강도도 크다. 다만 아쉽게도 플래시 모드 중 적목 현상 방지 기능을 플래시 모드가 아닌 별도의 메뉴를 통해서 조절해 주어야 하기에 번거롭다. 연사기능은 여전히 불만스러워 해상도에 상관없이 3장까지만 찍을 수 있다.
접사도 2cm까지 가능하기 때문에 접사를 주목적으로 구입하는 사용자에게도 적합하다. 화이트 밸런스는 다양한 기본 설정 값과 윈푸시 화이트 밸런스를 지원해 그 자리에서 정확한 화이트 밸런스를 맞출 수 있다. 동영상 촬영 기능은 기존 F717보다 해상도의 폭은 좁아진 대신 촬영시간의 제약이 없어졌다. 그래서 메모리의 크기만큼 동영상을 저장할 수 있다. 촬영된 이미지의 품질은 만족할만한 수준은 아니지만 그런 대로 볼만한 화질을 제공한다. 또한 다른 대부분의 디지털 카메라가 동영상 촬영시 줌 기능을 사용하지 못하는데 비해 F717은 동영상 촬영시에도 줌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1년 만에 새롭게 태어난 F717은 기능적인 면에서 혁신적인 변화는 없지만 소비자들이 있었으면 했던 자질구레한 부분들이 수정되고 보안되었다. 물론 F707이 단종된 이상 F717을 구입할 수밖에 없겠지만 그렇다고 F707사용자가 업그레이드를 위해 또다시 비용을 투자할 이유는 크지 않다. 높은 해상도를 바탕으로 야간촬영이나 실내촬영이 많은 사용자나 접사에 적합한 카메라를 원하는 사용자라면 사이버샷 F717은 가장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