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해상도의 슬림형 스캐너「마이크로텍 스캔메이커 4900」

일반입력 :2002/10/18 00:00

문성욱

디지털 카메라의 보급이 늘면서 최근 스캐너의 수요가 줄어들고 있다. 하지만 이는 일반 사용자의 경우이고 이 때문에 오히려 스캐너의 본래 목적대로 좀더 전문적인 기능을 원하는 사용자는 고해상도의 고속 제품을 비교적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마이크로텍 스캔메이터 4900은 저렴한 가격대의 2400dpi급의 스캐너로 슬림형 디자인이 돋보이는 제품이다.

최근 출시되는 스캐너는 한결같이 높은 해상도를 지원하면 외형이 얇아진 것이 특징이다. 하지만 이 두가지 조건을 모두 갖춘 제품은 아직 국내에서 찾기 힘든 실정이다. 마이크로텍 스캔메이터 4900은 고해상도이면서도 슬림형 디자인을 채택한 몇 안되는 제품 가운데 하나다. 크기는 작지만 성능 면에서는 결코 기존 고가 스캐너와 비교해도 손색없으며 가격 면에서도 경쟁력을 갖췄다. 다만 필림스캔 기능이 필요한 사용자는 추가 비용을 들여야 한다.

덮개는 지나치게 가볍다.

본체는 은색과 검정색의 플라스틱을 사용했는데 오래 사용하거나 외부의 충격으로 쉽게 도색이 벗겨질 수 있다. USB만을 인터페이스로 사용하는 제품답게 별도의 전원 스위치 없이 PC 신호에 따라 동작하며 절전모드로 전원 낭비를 줄였다. 전면에는 다양한 형태의 스캔 버튼이 부착돼 있다. 타사 제품에서는 각 버튼을 누르고 다시 PC에서 기능을 선택하거나 버튼을 눌러주는 과정 없이 원하는 작업이 원스톱으로 이루어진다. 버튼은 6가지로 프린팅을 하거나 메일발송 등 다양한 기능을 수행한다. 각 해당 기능에 적당한 해상도로 스캔할 수 있도록 개별 기능마다 설정할 수 있다. 또한 사용자 설정 버튼까지 마련해 같은 종류의 스캔 작업이 많은 사용자에게 효율적이다.

스캔 기준 영역이 가운데 부분이다.

덮개의 크기는 디자인에 맞추다 보니 스캐너 윗부분을 완전히 덥지 않고 유리부분까지만 가려준다. 덮개가 지나치게 가벼워 책을 펼쳐 놓은 상태로 스캔할 때 고정되지 않아 불안하다. 또한 스캔 영역 표시 부분이 가운데 부분을 중심으로 하고 있어 책을 스캔하는 경우처럼 끝 부분을 고정할 필요가 있을 때 불편하다. 전원은 별도의 어댑터를 통해 공급받도록 했지만 어댑터의 크기가 생각보다 크고 이동을 위한 고정 장치를 손으로 조작할 수 없어 스캐너를 자주 옮길 목적으로 스캔메이터 4900을 선택하기에는 부담된다.

뛰어난 색상 재현력

USB 2.0을 지원하지 않기 때문에 고해상도로 스캔할 때 속도가 생각보다 느리다. 특히 스캐닝 해상도가 높아질수록 데이터를 처리하는데 필요한 시간이 더욱 많이 걸리기 때문에 고해상도의 스캐닝에 인내력이 필요하다. A4 컬러 이미지 스캔(포토 모드)에 필요한 시간은 200dpi에서는 1분 30초, 300dpi에서는 1분 35초 정도의 시간이 소요된다. 1200dpi에서는 무려 18분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 이와 같은 속도는 USB 1.1을 지원하는 타사의 제품과 비교해도 조금 느린 수치이다. 이에 비해 미리보기 속도는 6초 정도로 빠르다. 또한 스캐닝의 진행 과정을 나타내는 소프트웨어가 마치 다운된 것처럼 보여 스캐닝의 진행 상태를 알리기에 미흡하다. 또한 중간에 'ESC' 키를 눌러 취소가 가능하지만 이를 설정하는 방법이 표시돼 있지 않다.

USB 포트만 제공된다.

미세한 부분까지 잘 잡아낼 정도로 스캐너의 해상력은 흠잡을 데 없다. 색재현성도 만족스럽다. 붉은색이나 푸른색, 노란색 계통의 색상을 원본과 거의 차이가 없을 정도로 정확하게 표현한다. 다만 연녹색계통에서는 원본보다 콘트라스트가 조금 떨어지는 듯하다. 검정이나 흰색도 제대로 색상을 출력하기에 색상 값의 오차가 상당히 적어 정확한 색상표현을 원하는 사용자라면 충분히 만족스러울 것이다.

다양한 버튼으로 원스톱 스캐닝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오랫동안 스캐너 전문 제조사로서의 명성을 갖춘 제품답게 스캐닝 소프트웨어는 편리함과 전문성 모두를 갖추고 있다. 스캐닝 소프트웨어 자체가 전문용과 간편함을 강조한 각각의 모드를 가지고 있어 사용자 취향에 맞추어 사용할 수 있다. 물론 기본 설정된 세팅 값을 선택해 작업에 맞는 적당한 값을 맞출 수도 있지만 해상도를 비롯해 톤 등의 이미지 수정을 위한 옵션을 조정할 수 있으며 내장된 필터를 적용해 스캐닝한 이미지를 만들어 낼 수도 있다. 제조사의 국내지사가 아닌 별도의 수입원이 들여온 제품은 안정적인 A/S에 확실히 보장돼야 한다. 마이크로텍 스캔메이터 4900은 2년간의 무료 택배를 통한 A/S를 지원해 타사보다 안정적인 A/S 기반을 갖추었다. 속도가 느리기는 하지만 높은 해상력과 색상 재현력을 필요로 하는 사용자에게 저렴한 가격에 뛰어난 제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