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방송의 킬러 애플리케이션「T-커머스」

일반입력 :2002/10/25 00:00

이승재

TV라는 매체를 이용한 전자상거래를 뜻하는 T-커머스(T-Commerce)는 LG홈쇼핑, CJ39 쇼핑과 같은 기존의 홈쇼핑 채널에서 이미 행해지고 있는 상거래와는 전혀 다른 차원의 변화를 의미한다. 지금까지 행해지고 있는 상거래 방식은 현재 TV에 방영하는 물건을 사용자가 구매하고자 할 때 전화나 인터넷이라는 다른 매체의 도움을 받아 구매 주문을 처리하는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실제적으로는 단방향(One Way) 방식인 것이다. 반면에 완전한 의미에서의 T-커머스는 시청자가 원하는 물건을 TV와 리모컨을 통해 검색할 수 있으며, 검색 또는 시청하고 있는 물건을 TV 상에서 리모컨만으로 구매주문할 수 있는 양방향 쇼핑 형태를 일컫는다. 말 그대로 TV를 통한 투웨이 커머스(Two Way Commerce)인 것이다. 그러나 T-커머스가 반드시 여기에 한정되는 것만은 아니다. 양방향 디지털 방송 시대 ‘눈앞에’T-커머스를 가능케 하는 근간은 방송의 디지털화다. 아날로그 방송은 브로드캐스트에 기반을 두고 있어, 방송사나 서비스 업체는 어떻게 송신할 것인가에만 초점을 맞추면 되고 수용자인 일반 시청자는 어떻게 수신할 것인가가 관건이었다. 이에 따라 지상파, 위성, 케이블이 분명하게 구분된 영역으로 나눠져 있었다. 그에 반해 디지털 방송에서는 송수신이라는 문제가 사용자에게 더 이상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디지털 위성방송이 위성전파와 PSTN을 이용하든, 케이블 방송이 브로드밴드 케이블 네트워크를 이용하든, 지상파가 ADSL을 이용하든 디지털 방송은 양방향성을 기본적으로 보장하기만 하면 된다.디지털 방송의 가장 큰 특징은 방송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와 사용자 간에 또는 사용자 상호간에 일대일 커뮤니케이션이 가능케 된다는 점이다. 그것은 결국 기존의 방송이 폐쇄적인 시장(Closed Market)을 형성하고 있었다면, 이제는 디지털화와 함께 어느 정도 공개된 법칙(Rule)에 의해 통제되는 열린 시장(Open Market)으로 전환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디지털 방송과 함께 새로운 사업자들이 진입할 것이며, 이미 알려진 서비스와 상거래 모형 외에도 더욱 진보된 비즈니스 모델이 T-커머스 영역으로 진입하기 위한 다양한 시장 실험이 있을 것이다. 결국 최종판단은 디지털 방송 사용자인 TV 시청자의 몫이 될 것이다. TV 속 개인 정보의 흐름TV 시청자 곧 소비자들은 TV에서의 양방향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자신의 정보를 입력해야 한다. HBO나 OCN과 같이 유료로 제공되는 영화채널을 보기 위해서는 CAS(Conditional Access System)라고 하는 사용자별 유료채널 과금관리 시스템을 이용하게 된다. 그리고 양방향 TV에서 제공되는 데이터 방송 등에서 유무형의 상품을 리모컨으로 주문, 예약하기 위해서는 실시간 결제시스템을 이용할 수 있으며, 주문확인과 배송지 정보를 입력하기 위해서 필수적으로 개인정보를 입력해야 한다. 경우에 따라 사용량이 많거나, 매번 입력하는 번거러움을 피하길 원한다면 e-월렛(e-Wallet)과 같은 전자지갑이나 개인정보 관리 메뉴를 이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서비스 업체에 따라서는 개인 ID를 부여하고, 개인 전자우편 계정도 부여할 수 있으며, 사용자는 또 하나의 계정에 대한 관리를 해야 한다. 이는 또한 TV에서도 별도의 사용자 ID와 TV-메일 계정에 따른 사용자 정보를 사업자의 중앙시스템에 남기는 것이 된다. 결국 양방향 커뮤니케이션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사업자든 사용자든 상호간의 정보를 필요로 하게 되고, 방송이 디지털화되면서 인터넷에서와 같이 TV에서도 개인화된 정보들이 저장되고 유통될 것이다. 다양한 유료 서비스와 쇼핑몰의 등장아날로그 방송에서는 약간은 우회적인 홍보, 판매전략이 주를 이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홈쇼핑의 경우를 봐도 상품에 대한 설명을 하면서 시청자에게 ‘지금 전화하세요’라는 멘트를 통해 구매를 유도했으며, CF 역시 기업이미지 홍보와 제품홍보를 통한 이후의 구매유도에 초점이 맞춰졌다. 반면 디지털 방송은 직접적인 구매유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사용자는 언제든 자신의 리모컨으로 구매결정과 실시간 결제, 주문확인을 할 수 있다. 예를 들면 EPG(Electronic Program Guide)에 노출되는 제품, 유료서비스 광고의 경우에는 곧바로 리모컨을 클릭해 주문과 결제를 할 수 있으며, 결제도 자신이 원하는 방식에 따라 신용카드, 모바일, 사이버머니, 계좌이체 등 원하는 결제수단을 선택하면 된다. 이는 데이터 방송 등 다른 디지털 방송 서비스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무엇보다도 큰 특징이라면 디지털 방송에서는 다양한 유료서비스가 사용자의 선택을 유도할 것이라는 점이다.인터넷에도 수많은 쇼핑몰이 있듯이 이제는 TV에도 수많은 전문화된 쇼핑몰들이 365일, 24시간 시청자들이 접근할 수 있게 서비스될 것이며, 방송 프로그램에 삽입되는 양방향 데이터 방송에서의 쇼핑 정보는 TV시청 중에 언제라도 시청자의 시선에 개입하면서 끊임없이 리모컨을 클릭하도록 유혹할 것이다.차별화된 고객맞춤형 상거래의 구현이미 TV라는 매체는 국내에만도 2000년 기준 1가정 1.35대를 보유하고 있으며, 다른 여타 매체들과 달리 고객과 친숙하고 높은 신뢰도를 형성하고 있어 고객을 확보하는 데는 더없이 좋은 수단이다. 사업자들이 디지털 방송에 기대를 거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하지만 TV에서 상거래를 가능케 하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보안 시스템, 고객에게 신뢰를 줄 수 있는 안정적인 서비스 운영, 고객을 만족시킬 만한 다양한 유료서비스 상품이 있어야 한다. 이를 뒷받침하는 시스템이 바로 상거래를 지원하는 백오피스(BackOffice) 시스템이 될 것이다. 현재 디지털 방송 기반의 고객관리, 상품관리, 업체관리, 전자결제, 주문배송, 회계처리, 이벤트관리, 광고관리, 컨텐츠 관리 등의 모듈들이 국내외의 업체들에 의해 개발됐거나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여기에 리버레이트(Liberate)가 개발한 미들웨어에 포함된 임프린트 서버(Imprint Server)와 같은 모듈은 웹로그(Weblog) 파일과 같이 사용자의 방송 채널에서부터 데이터 방송 이용 정보, 인터넷 기반의 로그(Log) 정보까지 개별 사용자의 방송 서비스 전체에 대한 이용 패턴을 추적하고 분석할 수 있는 툴을 제공하고 있다. 물론 이와 비슷한 툴은 다른 미들웨어 개발 업체에서도 제공하고 있다.여하튼 이 같은 툴을 이용하게 되면 향후에는 각 가정의 TV 시청 정보를 비롯해, 가족 구성원 개개인의 선호 채널, 이용한 시간대, 주로 접속하는 인터넷 서비스, PPV, VOD, EPG, TV 인터넷, TV 메일 등의 사용자 트래킹(User Tracking) 정보가 효율적으로 데이터베이스화돼 TV에서의 CRM을 가능케 할 것이다. 예를 들어 홍길동이라는 사용자가 TV를 켠 후에 TV 메일을 10분 이용하고, 301번 영화채널을 40분 시청하면서 중간 중간에 EPG 정보를 몇 번 클릭했고, 주로 검색해 접근한 곳이 00 스포츠 채널이었고, TV 인터넷 쇼핑몰의 레저/스포츠 상품을 주로 클릭했다고 하자. 이런 비슷한 패턴이 특정기간에 반복됐다면, 사업자는 홍길동이라는 사람에게 어떤 프로모션을 해야 될지를 정확하게 기획할 수 있는 것이며, 그만큼 고객을 정확하게 세분화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물론 여기에는 반대급부로 개인정보에 대한 법률적인 문제들이 발생할 소지가 있음은 자명하다. 데이터 방송에서의 T-커머스디지털 방송에서의 가장 기본적인 서비스로 다채널 디지털 방송 패키지를 꼽는다. 위성방송의 경우 유료영화채널인 PPV(Pay Per View) 채널과 디지털 음악방송을 포함해 140여 개의 채널을 패키지(묶음) 형태로 제공하고 있다. 디지털 케이블 방송 역시 위성방송과의 경쟁을 감안해 약간은 차별화된 프로그램 채널을 편성하겠지만, 어느 정도 대동소이한 다채널 디지털 방송을 가져갈 것이다. 여기서 무엇보다도 관심사는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PP(Program Provider)들의 주 수입원이 될 데이터 방송이다. 데이터 방송에는 독립형과 연동형이 있으며, 지상파(미국식/DASE), 케이블(미국식/OCAP), 위성(유럽식/MHP)에 따라 데이터 방송의 기술표준도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다. 데이터방송용 저작툴을 제공하는 에어코드(www.aircode.co.kr)와 같은 회사는 각각의 기술표준에 쉽게 적용할 수 있는 저작툴을 선보이고 있는데, 문제는 아직까지 PP들이 데이터 방송을 통해 충분한 수익구조를 발생시킬만한 시장(가입자) 환경이 아니라는 점이다. 올해 초 서비스에 들어간 디지털 위성방송의 경우 가입자 50만 명을 바라보면서 독립형 데이터방송 필수 5종 서비스 중에 한솔CSN(www. csclub.com)과 더불어 T-커머스 채널을 하나로 포함시켰지만, 데이터방송용 셋톱박스의 보급은 아직 더딘 상황이다. 케이블의 경우엔 2003년에나 상용 서비스를 바라보고 있기 때문에 아직은 데이터 방송과 이를 통한 상거래는 시기상조인 셈이다. TV 인터넷에 기반한 T-커머스디지털 방송은 IT 기술의 많은 부분을 TV로 끌어들이기도 한다. 그 대표적인 서비스로 월드가든(Walled Garden)이라고도 불리는 TV 인터넷을 들 수 있다. TV 인터넷이 가능케 된다는 의미는 E-커머스의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이 TV에서 서비스될 수도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하지만 넘어야 할 벽은 많다. 사용자의 수용태도도 다르고, 실제 지원될 수 있는 기술도 PC와는 사뭇 다르다. 가장 근본적인 차이점이라면 TV는 PC가 아니라는 점이다.통계청이 실시한 E-커머스 관련 자료에 따르면 컴퓨터, 가전, 통신기기가 가장 높은 거래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반면, 이화여대 정보통신연구소에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양방향 TV를 통해 구매하고자 하는 제품은 생활용품, 의류 등이 우선순위를 차지하고 있다. 또 연세대 휴먼인터페이스의 조사에 따르면 예약, 예매에 대한 선호도가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나 E-커머스와 T-커머스는 어느 정도 다른 구매 선호를 나타낼 것이라는 예상이 가능하다. 아직까지 국내에서는 TV 인터넷을 이용한 상거래가 서비스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속단하기는 이르지만, 결국 관건은 어떤 사업자가 사용자들이 TV를 시청하면서 가장 사고 싶어하는 물건이나 서비스를 어떤 마케팅 전략에 따라 보일 것인가가 될 것이다.

해외 사례로부터 검증된 T-커머스의 몇 가지 유형들이미 몇 년전부터 디지털 방송을 서비스하고 있는 영국 등 유럽과 미국의 사례를 볼 때 국내 환경에 가장 빠르게 적용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은 iTV 광고가 될 것이다. 방송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는 광고를 클릭함과 동시에 실시간 결과 데이터를 집계할 수 있으며, 사용자는 TV에서 광고에 대한 태도 표시뿐만 아니라 광고와 연결된 페이지에서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정보를 취득하고 자신의 주문, 결제 정보를 입력할 수 있다.그 외에 시청자 투표와 온라인 퀴즈 쇼 참여, 카메라 앵글 선택, 각종 iTV 게임 서비스, TV 뱅킹, TV 증권 등은 비즈니스 모델이 B2B이든 B2C이든 해외에서 이미 성공적인 유료화 모형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으며, 이미 많은 실험을 거쳤기 때문에 국내 환경 적용시 위험 부담이 적을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또한, TV 메일이나 TV 메신저, TV 채팅 등의 애플리케이션 기반 서비스 역시 국내에서도 2003년부터는 단계적으로 서비스되면서 여기에 연동된 다양한 상거래 모형을 업체들이 준비하고 있다.
성공적인 T-커머스 안착을 위한 과제들앞서도 언급했듯이 T-커머스는 TV라는 높은 신뢰성에 바탕을 둔 매체를 통해 이뤄지는 상거래 서비스이다. 때문에 서비스 업체는 무엇보다도 안정적인 서비스 운영을 뒷받침할만한 정책과 검증된 기술, 시스템, 네트워크 인프라를 갖춰야 하는 것이 일차적인 과제다. 또한 사용자에게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상거래 서비스를 구성하는데 있어서는 TV 화면의 색상과 TV의 컨텐츠 구성이 갖는 특징을 염두에 두고, 리모컨 인터페이스에 적합한 UI(User Interface)를 구성해야만 한다. 마지막으로 산업계 전체적으로 봤을때는 관련 법규에 대한 정비가 시급한 실정이다. 디지털 방송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T-커머스의 다양한 서비스 영역에 대한 법적인 검토와 정의 역시 미비한 실정이며, 이를 총괄하는 정부부처도 방송위원회, 정보통신부, 문화관광부로 삼등분돼 있는 실정이다. 기술에 대한 통제는 정보통신부에서, 방송 채널 서비스 내용에 대해서는 방송위원회에서, 각종 디지털 컨텐츠에 대해서는 문화관광부에서 관장한다는 식으로는 효과적인 상거래 환경을 조성할 수 없을 것이다. @진정한 멀티미디어 시대를 위해케이블 TV의 또 다른 미래「IP 기반 서비스」케이블TV의 디지털 전환, 순탄치 않은 항해 계속오픈케이블 표준 적용을 둘러싼 논쟁「아직도 계속」 새로운 기회의 땅, 모바일 방송 서비스모바일 멀티미디어 솔루션「갈 길 멀다」 휴대폰으로 TV 보는 시대 온다모바일 멀티미디어의 킬러 애플리케이션, MMS기지개 켜는 CDN 시장, 관건은 시장 확대 MPEG4·WMT·리얼원 시장 다툼「뜨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