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 역사의 신기원「씽크패드 10돌」

일반입력 :2002/10/09 00:00

Joe Wilcox

그동안 데스크톱 시장에서 IBM의 점유율이나 영향력이 줄어들기는 했지만, 씽크패드는 기업 시장에서 여전히 지배적인 존재이며, 디자인 혁신의 표본으로 자주 거론되고 있다. 2000년 5월에 1000만대의 판매고를 올린 뒤 지금까지 IBM은 1500만 대의 씽크패드를 판매했다. 컬러 디스플레이나 14인치 화면, 데스크톱 정도 크기의 키보드, DVD 드라이브와 착탈 가능한 하드 드라이브 등 이 모든 것은(오리가미 키보드와 필기체 인식이 가능한 스크린 등과 같이 유명한 실패작도 있었지만) 씽크패드에서 최초로 소개된 것들이다.씽크패드는 또 1993년 12월 2일 이후에 있었던 우주 왕복 비행 때마다 동행했으며, 현재는 ISS(International Space Station)에서 사용되고 있다.ARS 분석가 매트 사전트는 "이것은 역사상 최고로 성공한 노트북이다. 현재는 델 컴퓨터가 1위지만, 역사적으로는 씽크패드가 가장 성공한 상용 노트북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사람들은 씽크패드의 성공이 어느 정도는 독특한 박스 디자인 때문이라고 생각하는데, 이 디자인은 거의 변하지 않았다. 얇은 검정 박스에 빨강, 초록, 그리고 청색의 IBM 로고가 한 쪽 편에 새겨져 있는 씽크패드의 디자인은 산업 디자이너 리차드 새퍼의 작품이다.그리고 끝 부분을 약간 경사지게 깎아놓은 모양은 이 노트북이 실제보다 더 작고 날씬해 보이는 효과를 주고 있다. 그동안 약간 둥근 모양이나 여러가지 다른 색의 노트북(변기 커버처럼 보이는)을 실험해본 많은 회사들도 지금은 씽크패드의 날씬한 선이 강조된 디자인으로 다시 돌아왔다고 분석가들은 말했다.새퍼는 "우리는 디자인 때문에 판매가 더 많이 이뤄진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는 디자인을 IBM의 명함이라고 생각한다. IBM의 가장 중요한 본질은 제품이다. 그리고 서비스 부분은 사람들 눈에는 보이지 않는 부분"이라고 말했다.실패 가운데 성공씽크패드의 기본 디자인은 변하지 않았지만, 지난 10년간 약간씩 변화해왔다(항상 성공적이었던 것은 아니지만). 분석가들은 IBM이 다른 사람이 가보지 않은 곳을 개척했왔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있으며, 그중의 많은 실패작들이 나중에는 성공을 거두기도 했다고 덧붙였다.NPD테크월드 분석가 스티븐 베이커는 "IBM은 항상 유행을 만들어내거나 창의적인 새로운 것들을 만들어내려고 시도해왔다. 대개는 성공적이지 못했더라도, 그들은 버터플라이 키보드라든지 터치 스크린과 같은 것들도 만들어냈다. 사람들은 IBM이 노트북 분야에서 독특한 제품을 만들어내는 회사라는 사실을 충분히 인식시키지 못했다"고 말했다.씽크패드에서 가장 유명한 디자인 혁신이라면 '버터플라이' 키보드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키보드는 노트북 안으로부터 펼쳐지는 디자인으로 그 크기가 완전 데스크톱 크기다. IBM은 이 키보드를 1995년 3월에 씽크패드 701C와 함께 소개했는데 지금은 뉴욕 현대 미술관에도 전시돼 있다. 그러나 버터플라이 키보드의 수명은 그리 길지 못했다. 소비자들은 이 키보드가 사용하기 어렵다고들 불평했다. IBM은 그후에 스크린이 더 커졌기 때문에 노트북 자체에 더 큰 키보드를 부착할 수 있어서 이 키보드가 별 필요가 없어진 것이라고 설명해왔다.씽크패드라는 이름은 IBM이 1992년 4월에 발표했던 펜 기반의 태블릿에서 유래한다. 이 기기는 그후 생산이 곧 중단됐다. 그러나 이 이름은 1992년 10월 5일에 데뷰했던 씽크패드 700C를 출시할 때 다시 사용됐다. 씽크패드 700C는 25MHz 486프로세서에 12MB까지 확장시킬 수 있는 4MB 메모리, 80MB 하드 드라이브, 그리고 10.4인치짜리 스크린을 가진 노트북 모델이었다. 가트너 분석가 켄 덜레이니는 "IBM은 Go 운영체제를 사용해서 최초로 태블릿 컴퓨터를 제작했던 회사 가운데 하나다. 그 이름을 바꾸어서 '패드'라는 이름을 만들어낸 것"이라고 설명했다.IBM은 트랜스노트를 2001년 1월에 선보임으로써 펜을 사용하는 컴퓨터를 재시도했다. 이것은 종이에 씌여있는 글을 입력할 수 있는 씽크패드였다. 그러나 트랜스노트는 시장에서 자리를 찾지 못했고, IBM은 지난 2월에 이 제품의 생산을 중단했다.그러나 노트북 디자인에 관련된 이같은 노력들 가운데는 무게가 4파운드 미만에다가 얇고 가벼운 모델인 씽크패드 560과 570 등과 같이 성공한 것들도 많이 있었다. 8월에 IBM은 블루투스에다가 802.11b 무선 기술을 장착했으나, IBM이 사용하는 안테나 종류로 인해 여전히 상대적으로 컴팩트한 몸체의 씽크패드 X30을 개편해서 선보였다. 다른 성공작으로는 1998년 4월에 출시한 씽크패드 600이 있다. IBM은 노트북 케이스에 티타늄을 도입한 최초의 회사이기도 한데, 이 아이디어는 후에 애플이 노트북 전체를 티타늄으로 입힘으로써 뒤따르게 된다. 또 IBM은 키보드 중앙에 빨간색의 작은 나무 토막같은 트랙포인트를 보급하는데 큰몫을 담당해왔다.앞으로의 도전앞으로 10년 동안의 도전이라면 IBM이 점점 더 서비스에 중점을 둔다는 것 외에도, IBM이 무수한 제품을 만들고 있기 때문에 씽크패드가 계속해서 주요 위치를 잃지 않도록 IBM이 노력해야만 할 것이다.덜레이니는 "씽크패드라는 브랜드는 다른 제조사들이 부러워하는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앞으로 IBM은 마케팅과 영업이라는 도전을 해결해야 할 것이다. IBM은 고객들과 대화를 별로 잘 해오지 못했다. 이런 대기업에서는 사정이 복잡하기 때문에 씽크패드 외의 다른 업무로도 바쁘다"라고 말했다.씽크패드가 앞으로 성공하느냐 하는 것은 가격에도 달려있다. 덜레이니는 "IBM 제품들은 가격이 적합한 편이지만, 사람들은 늘 IBM하면 가격이 비싸다는 이미지를 갖게 된다. IBM이 극복하지 못한 것이 있다면 바로 그것"이라고 말했다.IBM이 휴대용 컴퓨터의 소비자 시장을 거의 외면했다는 것 역시 씽크패드의 미래에 영향을 주게 될 것이다. 사전트는 "소비자 시장을 IBM같이 거의 외면하고 있는 노트북 제조업체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이와는 대조적으로 델은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한 노트북 판매에 적극적이다. 사전트는 "가만히 주시해보면 지난 8개월 동안 델은 전체 노력의 70∼80%를 노트북에 쏟고 있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