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P (Application Service Provider)나 MSP(Management Service Provider)의 등장으로 IT 서비스의 확산은 눈에 띄게 늘어가고 있다. 이같은 분위기에 맞춰 아웃소싱 서비스 역시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아웃소싱을 포함한 IT 서비스가 발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이유는 IT 시스템을 자체 개발, 구축하는 것은 일정 규모의 인력과 함께 기술력을 요구하는 것에 비해, IT 서비스를 이용하면 일정 비용만 지불하면 IT 인력을 포용하지 않아 경제적으로 유리하기 때문이다. 또한 IT 서비스는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IT 기술에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기 때문에 더욱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이같은 IT 서비스를 확실하게 자리잡게 하는 것이 바로 SLA(Service Level Agreement)다. SLA는 IT 서비스를 지원할 때 서비스 업체와 고객 간에 맺는 협약으로, 서비스 업체는 서비스의 수준에 따라 그에 상응하는 서비스를 지원하고 서비스의 품질을 보장하는 것이다.
서비스 업체는 SLA를 통해 자사 서비스에 대한 신뢰성을 높이고 타사의 서비스와 차별화를 통한 고객 유치와 서비스 관리를 하고자 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고객 역시 보다 향상된 서비스를 제공받음으로써 고객의 비즈니스 가치를 보호할 수 있는 더 나은 품질의 서비스를 선정할 수 있는 이점을 가진다. 따라서 SLA는 서비스 업체와 고객 쌍방간의 윈윈을 이뤄낼 수 있는 솔루션으로, IT 서비스 분야에서 점차 자리를 확고히 하고 있다.
SI 업계, SLA로 무장하고 고객 감동 서비스 실시
SKC&C는 SI 업계에서 가장 먼저 SLA를 적용한다고 발표해 관심을 끌었다. SKC&C는 지난 2000년부터 아웃소싱 계약을 위주로 한 SLA를 구상했다. 초기 SLA를 도입하기 위해 몇 달간 네트워크나 시스템의 성능을 측정해 어느 정도의 서비스 수준이 적당한지 테스트했다. 2001년부터 운영기준을 만들고 SK 그룹사를 대상으로 SLA를 적용해 네트워크의 가용성이나 하드웨어의 성능을 평가하는 리포트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SLA를 적용하면서 서비스 평가회의를 진행해, 고객으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고객 만족도를 높이고 IT 서비스의 수준을 제고하기 위한 평가회의는 토털 IT 아웃소싱 고객에 대한 전월 서비스 실적과 당월 제공 계획 등을 매달 고객에게 리포트하는 해당 내용에 대해 토의하는 것이다. 여기에는 아웃소싱 서비스 내용과 SLA의 성과 분석이 들어가기 때문에 고객은 기존에 리포트에만 그쳤던 보고 체계보다 한발짝 앞선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고 평가한다.
우리금융정보시스템, 삼성SDS 등은 금융권을 대상으로 SLA를 적용하기 위한 움직임이 한창이다. 우리은행의 자회사인 우리금융정보시스템은 우리은행의 아웃소싱 서비스에 대한 SLA를 도입한다고 발표, 지난 4월에 SLA 추진팀을 발족하고 최근 SLA에 대한 기초 문안을 작성하는 등 실질적인 측정시스템 구축에 돌입했다.
추진팀은 우선 시스템 운영 현황을 조사해 IT 아웃소싱 서비스의 범위와 책임 사항에 대한 정의를 내린 후 조직, 장애, 변경, 보안 관리 서비스와 시스템, 네트워크, 자동화기기 운영서비스 등에 대한 세부 측정 지표를 선정했다. 측정 지표로는 시스템 가동율, 장애 발생건수, 서비스 요청 적기 처리율, 거래 오류율, 장애 적기 처리율 등이며, 중요도별로 세분화됐다.
추진팀은 도출된 지표를 토대로 시스템 가동 상황을 수집, 분석하는 측정 시스템을 개발한 후 초기 서비스 수준 측정 기간의 상위 3개월 평균과 하위 3개월 평균을 분석, 기대 서비스 수준과 최소 서비스 수준을 확정하고 올 연말 본격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우리은행은 특히 SLA 측정시스템을 활용, 은행은 물론 전체 금융지주회사의 IT 성과 평가시스템으로 발전시켜 나간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최근 LG CNS는 iCanPS 솔루션을 이용해, SLA 관리체계로 전환하기 위해 최적의 모델을 구축한다고 발표했다. LG CNS는 서비스 수준에 대한 모니터링을 통해 SLA의 자동 구현은 물론 자원 사용량을 개별 부서나 사업부별로 확인하고 서비스에 대한 관리 업무를 단순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수면 위로 떠오른 각양각색의 SLA
지앤지네트웍스가 운영하는 GNGIDC(www. gngidc.net)는 지난 2001년부터 SLA를 이용 서비스 중이다. GNGIDC는 SLA를 제공해 전원 공급 100%, 네트워크 접속율 99.9% 보장 등이 그 내용이다. GNGIDC 관계자는 “GNGIDC의 서비스 품질 보증 제도는 국내 IDC가 실시하고 있는 SLA 중 가장 강화된 것”이라고 밝히며, “순간 정전을 포함한 전력 공급에 관한 문제 발생시 당월 사용 요금을 면제하고, 네트워크 접속률 또한 국내 IDC 중 최고 수준인 99.9%까지 보장, 다운 시간이 월 45분을 초과할 경우 당월 사용 요금을 면제해 준다”고 설명한다.
또한 센터 내부 네트워크에서 지연속도가 10m/s를 초과하거나 패킷 손실률이 0.5%를 초과할 경우, 그리고 장애 발생시 이에 대한 고객 통지가 15분을 초과할 경우에도 초과 일수만큼 사용 요금을 면제해 준다.
MSP 역시 초기에 서비스 차등화를 둔 SLA를 적용하고 있다. SKC&C의 MSP 서비스인 eNsist는 네트워크 운영 프로세스와 고객과의 SLA(Service Level Agreement)에 초점을 맞춰 자산관리·구성관리·성능진단·장애처리·변경작업관리·보고서 등 일련의 서비스를 체계적인 프로세스에 따라 제공하며, 서비스에 대해 월 단위로 서비스 성과 수준을 측정해 그 결과를 서비스 이용료에 반영한다.
보안 서비스 업체 역시 SLA 제도를 도입해 서비스 중이다. 시만텍은 제품 기술 지원 관련 고객들의 다양한 요구에 부응할 수 있도록 4단계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시만텍의 기술 지원 서비스는 전화, 온라인 서비스 등으로 구성되며 시만텍 보안 연구소의 전문가들이 서비스를 제공한다. 지원 서비스는 ▲골드 메인터넌스 ▲플레티넘 메인터넌스 ▲프래티넘 서포트 ▲프리미엄 프레티넘으로 구성된다. 이는 기업의 규모와 적용 가능한 제품군, 의무 선택 여부 등 20여 개의 기준에 의해 구분된다. 코코넛 역시 지난 2000년 초에 SLA를 만들어 적용하고 있다. 지금까지 3차 개정을 하고, 올해 하반기에 4차 개정을 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이는 서비스를 진행하면서 초기 잡아놓은 여러 가지 사안들을 고객의 상황에 맞게 변경해줘야 한다.
서비스 업체의 1차 과제, SLA 항목 만들기
SLA를 초기에 도입하는 서비스 업체는 타사의 여러 계약 조건을 참고한다. 하지만 이것을 그대로 수용할 수 없고 궁극적으로 자체적인 SLA를 만들어야만 한다. 서비스 업체가 고심하는 부분이 바로 이것이다. SLA를 도입해 서비스 차별화를 가져올 것을 기대하지만, 어떻게 SLA의 조항을 만들어갈 것인가이다. 계약 조건은 고객의 입장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많은 기업이 ITIL(IT Infrastructure Library)의 도움을 받아 SLA를 만들고 있다. ITIL은 세계적인 기업들의 전산실이나 서비스 업체가 가지고 있는 업무 프로세스 중 베스트 프랙티스를 모아놓은 여러권의 책이다.

ITIL을 이용해 만든 솔루션의 하나가 SLM(Service Level Manag ement)으로 HP의 ITSM(IT Service Management) 모델이 그중 하나이다. SLM은 IT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모든 항목과의 관계를 관리해 SLA에서 고객과 합의한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일련의 프로세스를 관리해준다.
HP의 지동욱 과장은 “SLA 서비스를 제대로 하기 위해 IT 운영 부서는 기존의 기술적인 측면에서의 접근보다는 보다 근본적인 운영의 기본 틀을 이루는 프로세스의 재정립을 통해 보다 체계화되고 선진화된 표준 운영 프로세스를 구축하기 위한 투자를 우선 순위에 두고 있는 현실”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운영 프로세스가 고객 중심적이며, 프로세스 지향적인 서비스가 제공되도록 해야하며, 보다 합리적인 비용으로 제공되는 서비스와 SLA에 정의된 성과 목표를 달성하도록 할 수 있는 서비스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표준화되고 최적화된 업무 프로세스는 SLM에 필요한 요소다.
현재 HP와 iCanSP 등에서 SLM 솔루션을 선보이고 있다. HP는 ITSM 통합 제품군 중 ▲서비스 데스크 ▲서비스 네비게이터 ▲리포터를 보유하고 있다. 라이거시스템이 제공하는 iCanSP는 서비스 수준 협약을 준수하기 위한 iCan Meter와 요금 정책에 의한 과금이 가능한 iCan Bill 등 5개의 모듈을 구성하고 있다.

SLA, ‘시작보다 관리가 중요하다’
전문가들은 SLA를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서비스 업체와 고객간의 목표와 목적을 공유하고 명확히 정의하는데 있다고 말한다. SLA는 서비스 업체는 협약에서 정의한 사항과 같은 서비스 수준을 제공할 것을 보장하는 것을 의미하며, 사용자는 협약에 정의된 사항과 같은 품질의 서비스가 제공되는 것을 기대하고 동의하는 쌍방의 협약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SLA는 다양한 범위와 종류에 따라 각각 만들어져야한다. 기업 내부 사용자를 위한 표준화되고 정밀한 특정 애플리케이션의 성능과 가용성에 대한 SLA가 있는가 하면 대형 데이터센터의 다양한 시스템 환경으로 여러 기업의 사용자를 대상으로 한 SLA가 있다. 이같은 복잡한 시스템일 경우 공동의 단일화된 SLA는 없으며 이점도 적기 때문에 각각의 제공하는 서비스에 적당한 다중 SLA를 만들 필요가 있다.
또한 SLA는 도입보다는 지속적인 관리를 더욱 강조한다. 라이거시스템즈의 김학진 팀장은 “서비스 업체가 SLA를 적용하고 SLM을 도입을 고려할 때 시스템에 원하는 것은 지속적으로 변하는 프로세스를 지원하기 위한 변동 관리에 관심이 많다”고 말한다. SLA가 만들어지고 나서 SLA는 지속적으로 변화 적용되면서 발전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A 업체에서 초기에 금액, 가용성, 영업, 오피스 등 여러 카테고리를 나눠 관리 항목을 300∼400개로 지정했다. 하지만 몇 개월 운영하면서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 것과 필요 없는 것을 제외하고 관리 항목을 30개 정도로 줄였다. 관리 항목의 변화로 서비스 업체는 관리의 편리성과 효율성을 높일 수 있고 고객은 수없이 많은 리포트의 항목을 줄여 리포트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이는 서비스 업체와 고객간의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이 존재해야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처음 서비스를 도입할 때 체결한 SLA는 그저 계약서에 그치고, 매달 고객이 받아보는 리포트 역시 알아볼 수 없다면 SLA의 도입은 무의미해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고객의 비즈니스 성격에 따라 SLA는 다르게 적용되지만 다양한 변화를 거쳐 서비스 업체와 고객간의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이 이뤄져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