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열 처리가 돋보이는 데스크톱 파워맥 G4 1GHz 듀얼

일반입력 :2002/10/08 00:00

이호진

리뷰에 사용된 1GHz 듀얼 기종은 전체적으로 이전 파워맥 제품과 비슷한 외형이지만 부분적으로 차이를 보인다. 전면에 두 개의 5.25인치 베이 앞부분의 커버는 금속 질감의 재질로 되어 있는데, 반투명의 폴리카보네이트에 익숙해져서 그런지 금속 질감이 조금 낯설어 보였다(지문이 쉽게 묻어 자주 닦아야 할 것 같다).

내부에 장착된 네 개의 팬과 뒷면에 뚫린 구멍들은 이번 기종에서 발열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 CPU 방열판 바로 앞의 대형 팬은 방열판 사이로 많은 양의 바람을 효율적으로 흘려보낼 수 있는 위치에 설치돼 있다. 사용 중에 메인보드를 노출시키면 팬의 바람을 방열에 이용할 수 없기 때문에 CPU의 온도가 상승하고, 상당히 큰 소음을 내며 팬이 도는 것을 볼 수 있다.

미들타워 크기의 케이스에 네 개의 3.5인치 베이를 제공하다보니 내부 구성이 매우 촘촘하지만 효율적으로 공간을 사용하고 있어서 걱정할만한 정도는 아니었다. 애플의 하드웨어답게 하드 디스크나 메모리의 추가는 여전히 손쉽게 할 수 있다. 이전 기종들과는 반대로 PCI 슬롯이 케이스 상단으로 옮겨졌고, USB나 파이어와이어 등의 포트가 하단으로 자리를 바꿨다.

먼저 애플스크립트로 연산 속도를 테스트하는 코드를 작성해 시간을 측정해 보았다. 연산 속도 테스트시 프로세서 모니터를 통해 CPU 사용 상황을 살펴보았는데, 두 개의 CPU가 비슷한 비율로 작동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모니터링 전에는 하나의 CPU만을 사용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Mac OS Ⅹ이 적절하게 프로세스를 나눠서 분배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표 1> 애플스크립트로 연산속도 측정(각각 1000만 번씩 수행. 단위 : 초)

다음으로 파인더에서 새 폴더를 하나 만든 후 그 안에서 새 폴더의 양을 두 배씩 늘려서 만들어 보았다. G4/400에서는 256개에서 512개로 늘어날 때 '복사 준비 중'이라는 창이 나타났으나 1GHz 듀얼에서는 1600개를 3200개로 늘릴 때 처음으로 '복사 준비 중'이라는 창이 나타났다. 이러한 성능 차이를 가져오는 데에는 빠른 CPU와 시스템 버스, 강력한 그래픽 카드 등 다양한 요소가 있겠지만 빠른 성능 자체는 마음에 들었다.

또 알티벡 프랙털 카본(파워PC G4의 알티백 엔진을 사용해 프랙털 이미지를 생성하는 프로그램)을 이용해 프랙티컬 이미지 생성 시간을 비교해 보았다. 각각 컬러 스피드는 100으로 고정시켰고, 1GHz 듀얼은 두 개의 프로세서를 모두 사용했다(<표 2>). G4/400에 비해 약 6배 정도 빠른 속도로 이미지를 생성하는 것을 볼 수 있다. 포토샵 필터 적용 시간 테스트 등은 필자가 할 수 있는 것보다 훨씬 엄격한 환경에서 테스트한 결과들이 있기에 굳이 시도하지 않았다.

전체적인 성능은 대체로 만족스러운 편이었다. 어떤 프로그램도 독에서 여러 번 통통 튀어오를 기회를 쉽게 잡을 수 없었다. 하드 디스크를 세 개 더 꽂을 수 있다는 점은 현실적인 필요성을 떠나서 심리적인 안정감을 줄 수 있다. 마찬가지 맥락으로 받아들여야겠지만 네 개의 PCI 슬롯 역시 꽉 채울 일은 없을 것 같다. 함께 제공되는 Mac OS Ⅹ v10.2(재규어)를 설치하고, 각종 설정을 마치는 데까지는 25분 정도가 소요됐다.

<표 2> 프랙티컬 이미지 생성 시간(단위 : 초)

하지만 프로세서의 퍼포먼스 부족과 운영체제 최적화의 미비를 단지 프로세서 하나를 추가하는 것으로 메우려 한다는 인상을 지우기가 어려웠다. 비디오와 사운드 옵션을 최저로 맞춰 놓아야 간신히 워크래프트 III를 돌릴 수 있는 필자의 G4/400에 비해선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빠른 속도를 보여주긴 했지만 최고 사양으로 비디오 옵션을 설정한 워크래프트 III에서 유닛이 많아지면 화면이 조금씩 끊기는 문제가 여전히 나타났다. 리뷰를 위한 테스트 기간 중에 1.25GHz 버전이 출시되기는 했지만 최상위급 기종에서 원활하게 게임을 할 수 없다는 것은 불만스러운 점이다.

CPU 방열판 앞에 위치한 팬은 내부 온도에 따라 회전 속도가 조절되는데, 고속으로 회전할 때는 경운기에 비유하는 사람이 있을 정도로 상당히 시끄러웠다. 처음 시동했을 때나 CD를 연속적으로 액세스할 때, 계산량이 많아질 때 특히 심하게 작동하는 것을 들을 수 있었다. 팬에 저항을 설치해 회전 속도를 늦추거나 더 조용한 팬으로 바꾸는 방법 등이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 많이 알려져 있는데, 구입을 고려하는 독자들은 꼭 참고하기를 바란다. 소음과 진동을 느끼지 않기 위해 멋진 케이스를 책상 밑에 감춰두기에는 너무 아깝기 때문이다.

현재 애플의 데스크톱 제품 구성은 아이맥과 파워맥 두 가지인데, 모든 파워맥에 듀얼 프로세서를 장착한 제품 구성 변화로 싱글 프로세서 데스크톱이 사실상 사라져 버린 점이 무척 아쉽다. 하드 디스크나 모니터 등의 선택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저렴한 제품이 사라져 버렸기 때문이다. Mac OS Ⅹ v10.2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듀얼 프로세서로 제품 구성을 고정한 것으로 이해되지만 필자를 비롯한 가난한 전문직 종사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중간 단계의 제품이 사라져버린 셈이다. 그리고 라데온 9000 pro와 슈퍼 드라이브는 해당 분야 종사자가 아니라면 부담스러운 스펙으로 보일 수도 있다.

버튼이 하나만 있고 휠도 없는 프로마우스를 기본으로 제공하는 것 역시 탐탁치 않게 생각되는 부분이다. 왼손잡이든 오른손잡이든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게 해주려는 인간 중심의 디자인 철학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지만 구입할 때 2버튼 휠 마우스를 선택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 더 합리적이라고 생각된다. 애플컴퓨터코리아(www.applecomputer.co.kr 1544-01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