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서나 이미지에 컬러를 구현하는 데는 아직도 컬러 레이저보다는 잉크젯프린터가 선호된다. 컬러 레이저 프린터는 웬만한 중소기업에서도 쉽게 구입하기 엄두를 내기 힘들 정도로 비싸기 때문에 대부분 직접 사기보다 대여하는 방법을 선호한다. 더구나 만만치 않은 소모품 비용은 잉크젯프린터나 흑백 레이저 프린터에 익숙한 사용자에게는 감당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제록스 페이저 8200DP는 이러한 가격적인 한계를 극복한 기업용 컬러프린터로 토너가 아닌 고체 잉크를 사용해 좀더 저렴한 본체가격에 컬러 레이저급의 이미지를 출력할 수 있는 프린터이다.
컬러 레이저 프린터에 사용되는 토너대신 제록스 페이저 8200DP에는 솔리드 컬러스틱이라는 고체 잉크를 이용한다. 이러한 근본적인 차이점은 겉모습과는 달리 속을 들여다보면 레이저 방식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동작한다. 제록스가 처음 도입한 솔리드 잉크는 고체상태의 잉크를 프린터 내부에서 녹여 헤드를 통해 마치 잉크젯프린터처럼 찍는 방법이다. 제록스 페이저 8200DP는 4가지 색상을 잉크를 병렬로 배치하고 대형 헤드를 이용해 싱글 패스 인쇄를 구현해 4패스 방식의 컬러 레이저 보다 인쇄 속도가 빠르다.
육중한 외관은 일반적인 컬러 레이저와 크게 달라 보이지 않는다. 폭이 많이 필요해 설치공간을 많이 차지한다. 본체 하단에 용지 카트리지를 장착하고 제품 윗 부분으로 출력되는 전형적인 레이저 프린터의 용지 흐름을 사용하며 A4 용지의 사용에 맞추어 제작되었다. 용지는 한번에 200매 정도를 기본 장착할 수 있으며 상위 모델처럼 내장된 용지의 양을 체크할 수 없다.
수동 용지 트레이도 마련돼 있지만 용지의 공급이 한 장 단위로 용지를 끼는 방법으로 공급이 가능하게끔 고안돼 있다. 솔리드 잉크는 작은 크기로 나누어져 있어서 제품 상단의 잉크 투입부를 통해 누구나 쉽게 충전할 수 있다. 다만 고체상태의 잉크를 그대로 삽입해야 하기에 취급이나 보관에 주의가 필요하지만 손에 묻지 않아 다루기도 쉽다. 또한 색상별로 잉크의 모양이 약간씩 차이가 있어 바꾸어 넣는 실수를 방지한다. 솔리드 잉크는 내부에서 녹여서 사용하게 되지만 완전히 잉크를 소모하지 않고 사용 후 찌꺼기가 발생하는 문제가 있다. 본체 하단에는 이러한 찌꺼기를 담을 수 있는 보관함이 있어 쉽게 버릴 수 있지만 주기적으로 체크해 주어야 하기에 불편하다.

고체형 잉크는 다루기 쉬워 누구나 쉽게
채워 넣을 수 있다.
예열 시간은 긴 편으로, 처음 프린트하기까지 5분 정도 예열을 해야 한다. 또한 대기모드에서 일정시간 프린팅을 하지 않을 때는 몇 초간의 예열이 필요하다. 전원을 켰을 때에 예열 과정에 내부 도어를 열거나 LCD의 패널을 조작하면 처음부터 다시 예열하기 때문에 전원을 넣고 초기 프린팅을 하기까지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더구나 초기 인쇄물에 내부 잉크 찌꺼기가 묻어나는 문제점이 있어 예열 후 한두 장의 인쇄물을 테스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러한 문제는 헤드를 사용하는 프린터의 특성상 헤드 청소로 발생하는 불순물을 제거하기 위한 것이다.
잉크젯프린터와는 달리 내장된 헤드의 클리닝 기능은 상당히 강력해 테스트 도중 헤드의 이상이나 잉크 잔여물로 인해 인쇄물을 망치는 일은 전혀 없다. 대부분의 레이저 프린터가 거의 전원을 끄지 않고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기는 하지만 제록스 페이저 8200DP는 전원을 끄게 되면 기존에 사용하고 있는 솔리드 잉크를 그대로 버리게 되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주기적으로 채워진 찌꺼기를 정리해야 한다.
전면에 있는 LCD는 기존 제록스의 다른 컬러프린터와 마찬가지로 완전히 한글화 돼 있어 누구나 손쉽게 조작할 수 있다. 또한 백라이트가 들어오기 때문에 야간에도 세팅을 하기 편하다. 다만 조작을 위한 고무 버튼이 뻑뻑해서 조작감이 좋지 않고 가끔씩 오동작을 하기 쉽다. 또한 메뉴의 항목이 많으면 스크롤이 느려 불편하다. 하지만 내장된 메뉴구성은 적절하다. 네트워크설정이나 프린터의 상태를 간단히 조작할 수 있으며 프린터를 테스트 할 수 있는 몇 가지 모드의 고품질 데모 출력물을 내장하고 있다. 고가의 프린터답게 이더넷 네트워크를 지원하며 USB포트와 패러럴 포트를 내장하고 있다. 다만 패러럴 포트는 커넥터가 달라 일반적인 PC에서는 사용하기 불편하다.

한글화된 LCD 화면이 제공된다.

다양한 인터페이스를 제공한다.

뛰어난 색상과 저렴한 가격
인쇄를 속도는 빠른 편이다. 내장된 CPU나 메모리의 크기는 아주 뛰어난 수준은 아니지만 중소규모 출력에는 큰 불편이 없다. 또한 기본 내장된 메모리에 128MB의 메모리를 추가할 수 있어 처리시간을 보다 단축시킬 수 있다. 초기 출력시간이 상당히 빨라 9초 정도면 일반 문서는 출력된 페이지를 볼 수 있다. 데이터가 전송되고 이미지를 처리하는 시간도 고해상도 이미지의 출력까지 20초 정도의 시간이 소요된다.
실제 인쇄하는 출력시간도 빨라 컬러 이미지를 어느 정도 포함한 A4 일반 문서(워드, 표준 출력모드 설정) 출력은 9초 정도의 시간이 소요된다. 컬러 이미지는 일반 품질(A4 90% 이미지)의 출력시 5초, 같은 이미지의 고해상도 이미지는 15초가 소요된다. 물론 이미지 출력에는 아주 빠른 속도라고는 할 수 없지만 속도에 컬러 이미지가 포함된 텍스트 출력에는 충분히 매력적은 속도를 가지고 있다.

초기 출력시 인쇄물이 오염되기 쉽다.
제록스 페이저 8200DP를 포함한 솔리드 및 레이저 방식의 컬러프린터는 사진용지를 이용한 최신형 포토 잉크젯프린터에 비해 출력물의 질은 분명한 차이를 보인다. 마치 일반 잉크젯 전용지에 고해상도 출력을 한 정도로 망점이 눈에 보이기 때문에 사진출력이나 전문적인 세밀한 이미지의 출력에는 부족하다. 이러한 낮은 해상력은 오피스 제품에 맞게 설계된 컬러 레이저나 솔리드 방식의 프린터의 일반적인 특징으로 사진출력용으로는 다소 부적합한 느낌을 준다.
더구나 제록스 페이저 8200DP의 최고해상도가 1200DPI에 불과해 이미지 출력보다는 일반적인 오피스 작업에 적합하다. 이에 비해 색상 재현성은 뛰어나다. 색상 값을 자동설정 기능을 통해서 출력해도 대부분 원본과 흡사한 이미지를 출력한다. 색상 대비가 조금 높기는 하지만 밝고 화사한 느낌을 충분히 전달할 수 있다. 특히 레이저 프린터와는 달리 용지에 따른 특성을 거의 타지 않고 거의 동일한 이미지의 품질을 유지하기 때문에 일반 용지를 사용하는 일반적인 환경 하에서도 뛰어난 품질을 유지할 수 있다. 다만 솔리드 방식의 특성상 번들거림이 컬러 레이저 보다 높다. 그에 비해 내수성은 매우 뛰어나 물에 장시간 젖었을 때에도 전혀 번짐이 없다. 흑백 텍스트의 품질은 1200DPI의 흑백 레이저와 비교할 때 근접한 출력물을 얻을 수 있지만 솔리드 방식의 특성상 미세한 부분의 미려함이 조금 떨어진다.

4개의 고체 잉크를 사용한다.
기존 컬러레이저 프린터의 공통된 문제점중 하나는 소음이 심하다는 점이다. 제록스 페이저 8200DP의 인쇄시의 소음은 크게 우려할만한 수준은 아니다. 다만 인쇄 과정 중에 발생하는 용지의 로딩에 따른 소음이 다소 귀에 거슬릴 정도로 크다. 종이가 고속으로 넘어가는 과정을 제외하면 동작시의 소음은 적다. 본체 오른쪽에는 냉각팬이 동작하지만 이로 인한 소음이나 예열시나 대기모드에서의 소음도 미약하다. 다만 고체 잉크를 사용하는 프린터의 특성상 이를 녹이는 초기 예열이나 많은 양의 프린팅을 할 때 마치 크레파스가 녹는 것과 비슷한 냄새가 발생한다. 제록스 페이저 8200DP는 보다 현실적인 가격으로 만날 수 있는 컬러 프린터로서 컬러 이미지가 많이 추가된 인쇄물을 자주 사용하는 사무환경에서는 충분히 만족감을 줄만한 속도와 해상력을 제공할 것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