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블루투스 업계 내부적으로 블루투스 시장을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지고 있다. 블루투스는 PAN(Personal Area Network) 개념의 네트워크의 한 요소로 사용할 수 있는 범위가 무궁하다고 여겨졌다. 하지만 시장이 늦게 열리면서 국내에서는 무선 LAN에도 밀리는 등 시장성이 불투명해지게 된 상황이다. 그러자 업계 일각에서는 휴대폰이나 PC 주변기기들 간의 무선 연결성을 보장하는 정도의 개념으로 블루투스 용도를 제한하고 있다. 그렇다면 휴대용 장치간 양방향 근거리통신을 케이블 없이 저가로 구현하기 위한 근거리 무선 통신 기술, 표준, 제품을 총칭하는 블루투스의 원래 목적이 다소 협소해진다. 업체 관계자들은 같은 2.4GHz 주파수 대역을 사용하는 무선 LAN이 이미 대중에게 널리 공급되고 있는 현실을 고려한다면, 시장성을 무시하고 기존 의미대로의 시장을 주장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설명한다. 블루투스는 이제 다른 무선 기술들과 다른 특화된 시장을 노려야 승산이 있다는 얘기다. 블루투스 모듈 업체인 블루윈크 기획팀 이승헌 팀장은 “무선 LAN은 분명 네트워크의 한 분야로 현재 임무를 훌륭히 수행하고 있다. 블루투스를 무선 LAN과 비교해 유사한 네트워크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을뿐더러, 시장 자체도 틀리다”고 말한다. 가장 먼저 시장에 무선 LAN을 적용한 바 있는 애플(Apple)은 블루투스를 ‘PC 주변기기들간 선을 없애고, 휴대폰과 연결해 음성 통화를 지원하는 용도’로 정의하고 있다. 한편 삼성SDS를 비롯한 몇몇 국내 대기업들은 홈 오토메이션 솔루션으로의 블루투스에 더 관심이 많다. 그러나 이를 실현화시키려면 적어도 6개월 정도의 시간이 더 소요될 것이라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평이다. ‘블루투스, 이제 해볼만하다’ 최근 3Com, 에릭슨, 노키아와 같이 블루투스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는 업체들을 중심으로 신제품이 속속 출시되고 있다. 3Com은 얼마 전 블루투스 칩을 탑재한 프린트 키트를 발표했다. 이 제품은 블루투스 USB와 블루투스 프린트 어댑터로 구성된 패키지 형태로 공급된다. 장치들을 기존의 프린터와 PC에 설치하면 10m내에서 케이블의 도움없이도 곧바로 인쇄할 수 있다. 또한 에릭슨도 필립스세미컨덕터와 손잡고 AV(Audio & Video) 단말기 분야의 블루투스 도입 활성화를 위해 제휴를 맺었다. 이번 제휴로 양사는 50여 명의 엔지니어로 팀을 구성해 AV 단말기에 특화된 블루투스 레퍼런스 디자인 플랫폼에 대한 연구, 설계, 엔지니어링 등을 수행하게 된다.
국내에서는 삼성전자, LG전자가 휴대폰에 블루투스 칩을 내장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PDA 업체들도 점점 작아지는 블루투스 모듈을 기반으로 시제품 연구에 몰두하고 있어, 국내 블루투스 시장의 미래를 밝게 해주고 있다. 블루투스는 무선 LAN이나 홈RF 제품들에 비해 크기가 작고, 적은 전력소모로 휴대폰, PC, 프린터, 마우스 등의 PC 주변기기, 액세스 포인트 등의 소구역간 양방향의 무선 연결이 쉽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또한 블루투스가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적으로 개발이 완료되는 시점에 와있고, 사용자의 현재 욕구를 즉시 낮은 가격에 만족시킬 수 있다는 점이 현재 시장에서 블루투스가 다시 한 번 도약할 수 있는 주요 포인트로 꼽힌다. 한편 블루투스가 채택하고 있는 주파수 호핑(Frequency Hopping) 기술은 1초에 1600번의 속도로 79개의 다른 주파수사이를 옮겨 다니며 통신하도록 돼 있는데다가, 최고 128비트의 빌트인 암호화 코드를 제공한다. 따라서 다른 무선 기술보다 보안성이 뛰어나다는 점도 블루투스 시장 가능성을 높이는데 한몫하고 있다. 이런 장점을 가진 블루투스는 PC 주변기기는 물론 디지털 카메라, 휴대폰, PDA 등과 연계, 사용하는데 무리가 없다. 하지만 낮은 전송속도로 인해 CD 수준의 고품질 음악이나 비디오 전송에는 아직 적합하지 못하다. 물론 홈RF에 비해 전송속도가 1MHz 대역에서 2배 이상 높고, 5MHz 대역에서는 10Mbps까지 제공한다.
칩 가격 하락으로 경쟁력 갖춰 무엇보다 블루투스 시장 전망을 밝게 해주는 최근의 이슈는 바로 블루투스 칩 가격의 하락이다. 블루윈크 이 팀장은 “블루투스 칩 가격이 연내 5달러 이하로 내려갈 것으로 보여 현재 블루투스 업체들이 앞다퉈 시제품을 출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초기의 호환성 등의 성능 문제도 상당부분 해소된 상태”라고 말한다. LSI(Large Scale Intergrated circuit) 칩 가격은 CMOS(Compl ementary Metal-Oxide-Semiconductor) 기술 활용을 통한 비용절감과 제조 기술 개선으로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실제로 2000년 칩 가격은 15∼20달러, 모듈은 35∼40달러였으나, 2002년 현재 각각 5달러와 15∼20달러로 낮아졌으며, 올해 말에는 모듈가격이 10달러선으로 내려갈 것으로 업계는 예측하고 있다. 전력부분도 최대 소비전력이 100mW로 초기의 400∼500mW보다 대폭 낮아졌다. 대기시에도 수 mW에서 uW대로 낮아짐에 따라 소비전력도 수십 uA로 저소비전력화를 실현해 휴대폰, PDA에 무리없이 탑재할 수 있는 수준이 됐다.
이런 블루투스 시장 성장세를 관망하던 리서치 기관 In-Stat/MDR은 블루투스 시장이 2001년보다 2006년까지 칩 판매 수량을 기준으로 약 100% 성장을 보여 2006년에는 약 680만개가 판매될 것이라는 전망치를 내놓았다. 반면 칩 가격은 해마다 20%씩 낮아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고집적 싱글 칩이 대세블루투스는 2.4GHz ISM 밴드를 사용하지만 FHSS 송신방식을 사용하고 있어 2.402∼2.480GHz 주파수 대역에서 79개의 다른 호핑 주파수로 송수신한다. 따라서 가정 내 2.4GHz 사용 기기들과 마찰을 쉽게 피할 수 있다. 또한 Pico-net와 Scatter-net 두 종류의 무선 접속 형태를 갖는데, Pico-net은 블루투스의 최소단위 네트워크로 한 대의 마스터 주위 약 10m 이내의 거리에 최대 7개까지 슬레이브를 접속할 수 있는 구조를 갖는다. Scatter-net은 Pico-net을 연결해 구성하는 네트워크로 약 100m 정도의 연결 범위를 갖는다.
블루투스 구성품 중 칩셋 이외 기타 부품은 RF ASIC, 안테나, 메모리, 오실레이터(Oscillator), 전원부로 구성된다. 메모리는 다시 칩셋 내부 메모리와 외부 메모리로 구성된다. 하지만 최근 칩셋이 RF와 베이스밴드를 집적시킨 싱글칩으로 진화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칩셋의 저가격화 실현을 위해서도 싱글칩으로 가는 것이 옳다고 입을 모은다.현재 블루투스 표준화를 이끌고 있는 SIG(Special Interest Group)에 참여하고 있는 회원 업체는 에릭슨, 노키아를 비롯한 약 1800개의 업체가 있다. 현재 SIG는 99년 블루투스 1.0버전에서 현재 1.1버전에 대한 막바지 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이에 따른 핵심부품을 비롯한 애플리케이션의 개발과 출시도 목전에 와 있는 상태다. 특히 IBM, 도시바, 인텔, 에릭슨, 노키아를 중심으로 휴대폰, PDA 등 이동 단말기와 고정 장비들을 무선으로 접속하는 표준 규격 책정이 오픈 라이선스로 로열티없이 제공되고 있다. SIG 외에 블루투스 관련 공식적인 표준단체로 IEEE 802.15 워킹그룹이 있다. 이들은 블루투스 규격에 근거한 국제표준의 제정을 위해 상호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 SIG의 로열티를 받지 않는 오픈 라이선스 정책은 가입을 원하는 업체들의 경우 별다른 제재없이 가입할 수 있도록 해 회원 업체 수가 급속하게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이렇게 업체들이 늘어날 수 있는 것도 블루투스의 스펙이 개방돼 있어 그 위에 얹을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이 다른 무선 기술에 비해 훨씬 많기 때문이다.
하이닉스, 국내 기술로 칩 상용화 돌입최근 국내 하이닉스 반도체가 블루웨이브란 브랜드로 핵심 칩을 개발, 제품 상용화에 성공해 2005년까지 5000억 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블루웨이브I은 현재 시제품 형태로 오는 3분기에 블루웨이브II로 보완돼 상용화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영국의 칩 제조업체인 CSR, 미국 텍사스인스트루먼트와 본격적인 경쟁이 불가피하다. 하이닉스 측은 블루웨이브II에서 한 단계 진보한 블루웨이브III도 출시 계획중인데, 이것은 스테레오, 헤드셋, 무선 키보드, 마우스 등에 사용될 수 있으며, 내년 하반기부터 양산될 것이라고 설명한다. 이와 같이 칩 제조업체가 고집적, 싱글 칩화하는 양상을 보임에 따라 모듈 업체들도 지속적으로 소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만약 모듈업체가 지속적으로 소형화를 이뤄내지 못할 경우, 칩의 고집적화로 인해 시장 입지가 점점 더 약화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국내에서는 삼성전기와 OEM/ODM 형식으로 모듈을 납품하는 블루윈크, LG이노텍, 휴네텍 등이 블루투스 모듈을 생산하고 있다. 모듈이 소형화되면서 기타 부품들도 소형화하는 추세인데, 세계적으로 대표적인 기타 부품 업체로는 일본 무라타(Murata), TDK, 쌍신전기가 있으며, 크리스탈 업체로는 KDS, 리버(River), Toyocom 등이 있다.
블루투스, 음성 전송·동기화 기능 우수한편 최근 블루투스 제품들은 포트를 USB로 통일하고 있는 추세다. 삼성전자는 이달 안으로 블루투스 내장 휴대폰을 시장에 출시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실제 블루투스가 휴대폰에 탑재돼 출시되면 블루투스 시장은 급속하게 성장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삼성SDS와 SI 사업 관련 제휴를 맺은 블루윈크는 홈 오토메이션 시스템과 지능화 빌딩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는데, 삼성전자 휴대폰과 관련 블루투스 모듈도 공급할 예정이다. 블루윈크는 현재 유럽 등지에서 호응을 얻고 있는 블루투스 내장형 휴대폰 시장을 낙관적으로 전망하고 수출용 GSM 휴대폰에 자사의 모듈을 공급할 로드맵도 갖고 있다. 블루윈크 이 팀장은 “최근 블루투스 업체들에게 단순 제품 공급이라는 것은 없다. 모듈형 제품을 공급한 후 고객이 필요로하는 소프트웨어를 얹어 포팅까지 해주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한다. 대다수의 업계 관계자들은 대기업이 먼저 블루투스 시장을 열어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지금의 블루투스 시장은 영세한 규모의 벤처기업들 위주로 시장이 형성돼 있어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대기업이 앞장서서 시장을 만들어 나간다면 무선 LAN처럼 급속하게 성장할 수 있는 요인이 충분히 있다고 주장한다. 99년 설립돼 블루투스 완제품을 생산 판매하고 있는 하스넷은 자체적으로 블루투스 완제품을 판매하기도 하지만 대기업의 OEM/ODM 파트너로 활동하고 있다. 하스넷 측은 휴대폰과 PDA에 무선 LAN보다 블루투스가 더 적합하다고 설명한다. 하스넷 김호선 마케팅 팀장은 “향후 무선 네트워크에서 음성 통신을 이뤄내고자 한다면, 단말기 당 3개의 음성 채널을 지원하는 블루투스가 단연 우위에 있다”고 말한다. 블루투스를 아는 사람이라면 블루투스의 가장 큰 장점으로 자동 동기화(Active Synchronizing) 기능을 꼽는다. 자동 동기화 기능은 블루투스 칩이 내장된 단말기끼리는 비록 제조업체가 다르더라도 일정 범위 안에 들어오면 메인 시스템에서 자동으로 단말기를 인식해 사용자의 요구에 따라 간단한 클릭 몇 번으로 데이터 동기화가 이뤄지는 것을 말한다. 이런 장점으로 블루투스는 소수의 매니아 층으로부터 각광받고 있다. 한편 국내 블루투스 업체들은 낮아진 칩 가격을 바탕으로 해외 진출도 모색하고 있다. 미국이나 유럽쪽에서는 이미 블루투스 시장이 열린 만큼 그쪽이 더 승산이 있다는 결정에 따른 것이다. 일례로 최근 그린벨시스템은 웹 패드에 블루투스를 탑재한 블루패드(BluePAD)라는 제품을 내놓고 국내 시장뿐만 아니라 해외시장으로의 진출도 꾀하고 있다. 그린벨시스템측은 블루패드의 경우, 일본과 중국 국제전시회에 참가해 그 기술력을 인정받았으며, 지난 3월에는 독일 하노버에서 열린 CeBIT에 참가해 큰 호응을 얻은 바 있다고 설명한다. 따라서 중국과 프랑스 등 유럽시장을 비롯해 해외시장에서 블루패드의 응용분야가 클 것으로 생각하고 해외시장 개척에도 주력하고 있다. 대기업 투자 있으면 내년 상반기경 시장 열릴 것 하지만 현재의 블루투스에게 전혀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먼저 상호 호환성을 생명과 같이 담보하는 블루투스가 업체별 제품마다 호환이 제대로 되지 않아 SIG가 발벗고 나서고 있는 실정이다. 매년 실시되는 SIG 언플러그드 페스티발(Unplugged Festival)이 그것이다. 여기에서는 그동안 시장에 출시된 여러 업체의 제품을 모아놓고 상호 호환성을 테스트하는 장이 열린다. 하지만 이 조차도 업체들이 아직 제품을 많이 내놓고 있지를 않아 비교해볼 제품 수가 떨어져 대회 자체가 미흡하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제품 출시가 잘 안되면 당연히 제품 가격도 고가일 수밖에 없다. 블루윈크 이 팀장은 “제품출시가 많아지면 양산체제로 들어갈 수 있어 제품 단가가 낮아진다. 그러면 당연히 시장에서 가격이 낮아져 수요는 더욱 커질 것이다”고 말한다. 한편 하스넷 마케팅팀 김호선 팀장은 “블루투스 시장이 침체된 데는 대기업의 투자도 미비했지만, 블루투스 관련 소프트웨어 인력이 미흡한 것도 문제”라 말하면서 블루투스 업계에서의 인재 부족 문제를 거론했다. 칩 제조 업체들로부터 제공되는 기능들은 기본적인 것들뿐이다. 여기에 부가 기능들을 더 얹지 않으면 시장성이 없다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일일 것이다. 그렇다면 블루투스 관련 애플리케이션의 개발도 자체적인 기술 발전만큼이나 중요하다. 하스넷 김 팀장은 “미국이나 유럽은 블루투스 시장이 이미 열렸다. 하지만 국내는 여러 가지 문제로 빨라도 내년 상반기 정도는 돼야 본격적인 시장이 열릴 것”이라고 말한다. 한국3Com BCC사업팀 이규용 이사는 “블루투스 신제품이 많이는 아니더라도 꾸준히 개발되고 있다. 여전히 높은 가격 때문에 확산속도는 더딜지 모르지만, 국내에서 휴대폰과 프린터, MP3 플레이어 등에 이용된 상용화된 제품들이 출시되고 있는 추세를 볼 때, 올해까지는 블루투스 도입단계로 생각해볼 수 있으며, 내년 상반기 이후에는 시장에서의 수요도 서서히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3Com을 비롯한 국내 블루투스 업체들은 국내 기가비트 이더넷의 활성화도 업체들의 효과적인 협력의 결과물이라고 볼 때 블루투스도 SGI를 중심으로 고유 프로토콜 개발을 최대 자제하고 호환성 표준에 주력한다면 그리 어렵지 않게 시장이 열릴 것이라고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