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가바이트? Gbps?

일반입력 :2002/08/12 00:00

김진규

얼마전 아는 사람의 회사에 방문해서 잠시 이야기를 나누던 중 다음과 같은 질문을 받았다. “이번에 우리 회사에서 의료 영상 정보 구축을 담당하게 됐는데, A사의 스위칭 장비들을 사용해도 과연 문제가 없을까요? 병원에서 수술하는 것을 녹화하면 그 양이 90기가 정도 되는데, 이것을 중앙에 있는 데이터베이스 서버에 저장해 놨다가 5명이 동시에 접속해서 편집을 해야 하거든요. 그런데 이 회사의 스위치는 처리 속도가 13기가 정도라고 들었는데, 이러면 네트워크에 엄청나게 많은 부하가 생기지 않나요” 정말로 스위치 처리 속도가 13기가면 90기가의 데이터를 처리할 수 없는 것일까?질문에 대한 해답은 한마디로 말해 '단위에 대한 혼돈'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질문 중 앞에서 데이터베이스에 저장되는 단위로 말한 기가는 기가바이트(GigaByte)를 의미하며, 뒤의 스위치에서 말한 기가는 Gbps(Giga bits per second)를 의미한다. 기가바이트와 Gbps는 아래와 같이 엄연히 서로 다른 의미를 갖고 있다.·기가바이트 : 10억 바이트 상당의 정보 단위(1바이트는 8비트). 다시 말해 기록 단위를 말한다.·Gbps : 초당 전동되는 기가비트 속도. 즉 전송 속도를 이야기한다.기가바이트는 '얼마나 기록할 수 있는가'하는 정보의 기록 단위이고, Gbps는 이런 정보를 한번에 얼마만큼씩 처리할 수 있는가 하는 처리 속도의 단위이다. 여기까지 듣고 나서 이해를 한다면 좋겠지만 애초에 이런 질문을 한 사람이라면 다음과 같이 다시 고집을 부릴 수도 있을 것이다 “어쨌든 그 스위치는 데이터들이 동시에 5군데로 지나가면 90×5기가바이트의 정보가 순간적으로 지나가기 때문에 스위치가 처리하기 어려운 것 아닌가요”이에 대해 설명을 하려면 대역폭 이야기가 나와야 한다. 질문한 사람이 알고 있는 스위칭 장비의 순간적인 데이터 처리 능력(스위칭 패브릭이라고 불리는)은 13.6Gbps이다. 이 속도는 실제로 데이터들이 케이블을 따라서 스위치에 도달하고, 여기서 스위치가 데이터들을 한번에 처리해서 보낼 수 있는 속도를 의미한다. 질문처럼 90기가바이트의 데이터들을 여러 명이 동시에 불러서 사용한다고 해도, 순간순간 그 데이터가 실시간으로 재생되기 위해 실제로 필요한 대역폭은 위의 스위칭 패브릭에서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다. 얼마전 한 방송국에서 시범 서비스로 인터넷을 통해 실시간으로 동영상을 500Kbps의 풀 화면으로 제공했던적이 있다. 여기서 위의 상황을 대비해 한번 계산해보자. 모니터에 꽉차게 고화질의 동영상을 보려면 500Kbps의 실시간 대역폭이 소모된다고 하고, 이때 이 동영상을 보면서 편집을 해야 하는 사람이 5명이니까 각각 500Kbps의 대역폭을 점유할 것이다. 결과적으로 500×5=2.5Mbps의 총대역폭이 요구된다. 따라서 백플레인이 13.6Gbps인 스위치라면 5000명 정도가 한꺼번에 보더라도 문제가 없는 것이다. 물론 케이블의 최대 전송 능력이 100Mbps이기 때문에 500Kbps×400명=100Mbps가 되므로 단순계산으로 400명 이상은 힘들 것이다. 물론 실제로 400명까지 지원하는 것은 무리이지만 5명의 사용자에 대한 필요한 데이터 제공은 충분하고도 남을 것이다. 일반적으로 우리들이 무의식중에 그냥 편하게 '기가'라는 단위를 사용하고 있지만 그 기가는 그 기가가 아닐 수 있음을 기억하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