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환경이 디지털로 바뀌면서 각 방송업체들은 양방향 서비스를 통해 새로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됐다. 하지만 아날로그 기반으로 이뤄져 있는 현재의 인프라를 디지털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투자가 따라야 한다. 이 때문에 방송업체들은 서비스 이용자들로부터 보다 많은 수익을 얻어낼 수 있는 서비스 모색에 고심하고 있다. 아날로그 방송은 특성상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하는 단방향 서비스로, ‘one(방송채널) to many(시청자)’를 기본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디지털 방송 시대에는 개인이 원하는 미디어, 원하는 채널, 원하는 프로그램을 선택할 수 있는 ‘ma ny(방송채널) to one(시청자)’이라는 역공식이 적용된다.이제 시청자들은 정보를 찾기 위해 컴퓨터를 켜고 인터넷 상에서 여기저기 사이트를 서핑하거나 검색 엔진을 이용해 원하는 정보를 찾아가듯이, 텔레비전을 켜고 어떤 프로그램을 봐야할지 심각하게 고민하게 될 것이다. 종국에는 EPG(Electric Program Guide) 서비스라는 별도의 도우미 프로그램이 제공하는 맞춤형 서비스를 통해 원하는 채널을 선택할 수도 있을 것이다.다채널 방송 시대가 요구하는 EPG디지털 방송 시대가 가져다 준 가장 획기적인 변화는 뭐니뭐니해도 데이터 방송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디지털 방송은 방송 네트워크와 통신 네트워크 간의 완전한 연동을 통해 대화형 방송으로 발전하고 있으며, 디지털 TV는 단순히 디지털 방송을 수신하는 수신기가 아닌, 시청자와 대화할 수 있는 인텔리전트 TV로 변모하고 있다. 이들은 모두 데이터 방송을 통해 실현 가능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그럼 과연 디지털 방송에 적합한 서비스는 어떤 것들일까. 이들 서비스에 대해 보다 자세히 알아보자(그림 1).
가장 먼저 생각할 수 있는 것이 EPG(Electronic Program Guide)다. EPG는 다채널 방송 시대를 맞아 각종 방송 프로그램에 대한 정보, 시청 가이드, 검색 등 다양한 정보와 서비스를 동시에 제공하는 방송 포털 사이트를 의미한다. EPG는 ▲모든 방송 채널에 대한 편성표 ▲개개인의 시청 행동을 분석해, 맞춤형으로 프로그램을 추천해주는 시청가이드 ▲프로그램의 일부나 출연자에 관한 키워드만으로도 프로그램을 찾아주는 프로그램 찾기 ▲기자들이 취재한 내용을 제공하는 뉴스 등의 컨텐츠로 이뤄진다. 또한 EPG 서비스를 이용하면 인터넷 TV를 통해 방송 프로그램을 편리하게 선택해 시청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특정 프로그램의 자동 예약 녹화, 원격지 제어, VOD 서비스 등을 구현할 수도 있다.케이블 TV가 디지털화되면, 기술적, 상업적인 측면에서 가장 주목받게 될 것이 VOD(Video On Demand) 서비스다. VOD 서비스는 이용자가 보고 싶은 비디오를 원하는 시간에 볼 수 있는 서비스인데, 양방향이기 때문에 비디오 시청 외에도 홈뱅킹, 홈쇼핑, 원격진료와 같이 많은 부분에 응용할 수 있다. VOD는 컴퓨터와 통신, 방송이 융합된 서비스이며, 기존의 전화선을 이용하는 ADSL 방식, 케이블 TV 네트워크 또는 디지털 위성방송을 이용해 구현할 수도 있다. 매출 확대의 첨병 ‘양방향 홈쇼핑’현재 많은 이들이 의류, 서적, 음반 등의 제품을 카달로그 쇼핑을 통해 주문하고 있다. 문제는 구매 고객의 절반 정도가 구입한 제품에 대해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는 것이다. 카달로그 사업자들은 이 같은 상황을 고려할 때 양방향 홈쇼핑인 T-커머스(TV-commerce)가 운영비 절감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양방향 홈쇼핑에 대한 관심은 제품 유형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지만, 일반적으로 카달로그를 통한 상품 구매 고객에 한정돼 있다. 하지만 양방향 홈쇼핑을 통한 제품 구매에 일단 신뢰를 갖게 되면 그 이점에 대한 인식이 빠르게 확산될 것이며, 점차적으로 TV를 이용한 홈쇼핑 서비스까지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양방향 홈쇼핑의 문제는 각기 다른 다양한 지불 매커니즘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물론, 지불 시스템을 최대한 단순화시킬 수도 있겠지만, 그렇게 되면 매출이 일정정도 이상 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일반적으로 홈뱅킹은 다른 유형의 양방향 서비스보다 소비자들에게 더 인기가 있다. 프랑스의 미니텔 가구 중 약 50%가, 독일의 T-온라인 가구의 80%가 온라인 뱅킹 서비스를 사용하고 있다. 이 분야는 PC나 전화 기반 플랫폼과 치열하게 경쟁할 것으로 전망된다. 예를 들어 전화를 이용한 텔레뱅킹은 계좌 잔고확인, 계좌이체 등이 빠르고 편리하다는 장점 때문에 이용자가 늘고 있다. 이와 비교할때 TV 기반의 양방향 서비스는 빠르다는 장점 외에도 진행 상황을 화면으로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충분히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계좌 잔고 확인과 같은 분야는 PC 기반의 서비스가 부팅이나 로그인에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TV 기반의 양방향 서비스가 훨씬 경쟁력이 있다. 그러나 다운로드를 원하거나 뱅킹 데이터를 마이크로소프트의 Money나 인튜이트(Intuit)의 Quicken과 같은 재무 관리 소프트웨어와 통합하려는 고객들에게는 PC 기반 서비스가 더 매력적일 것이다.게임은 세계적으로 폭넓게 보급되고 있는 컨텐츠 중 하나다. 실제로 영국 가구의 30%는 게임 콘솔을 갖고 있으며, PC 소유 가구 중 많은 수가 일정 정도의 게임을 즐기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하지만 TV 기반의 게임은 경쟁력이 높지 않다. 이미 PC 기반의 게임이 무료 혹은 낮은 가격에 제공되고 있기 때문이다.현재 거의 20%에 가까운 영국의 가정들은 학교 수업 외에 가정에서 별도의 보충 교육을 실행하고 있다고 한다. 가정 교육과 PC 소유 여부는 매우 높은 상관 관계를 갖고 있으며, 많은 유형의 가정 교육이 TV보다 PC 기반의 교육으로 보충되고 있다. 교육은 PC 구입 이유의 25%를 차지할 정도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교육열이 높은 부모는 능력이 되는 한 PC를 계속 구매할 것이지만, 대부분의 부모가 자식들이 PC보다는 TV 앞에서 보내는 시간이 더 많다는 것을 부인할 수는 없을 것이다. 또한 일부는 PC 구입 능력도 없고, 아이들에게 PC 사용법을 가르칠 능력이 없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교육방송 채널은 디지털 방송 가입을 촉진하는 동인이 될 것이다. 양방향 직업 훈련 시장도 형성될 수 있다. 이런 과정은 대개 직업협회 등과 연계돼 제공될 것이며, 과금도 개인보다 협회 등을 통해 징수되는 경우가 많다.
직접 구매 광고 등장현재 몇몇 형태의 양방향 광고가 제안되거나 테스트되고 있다. 그 중 가장 간단하고 구현이 쉬운 것이 DRA(Direct Response Advertising)인데, 이는 PC 상의 배너 광고와 유사하게 처리된 ‘call me’ 또는 ‘send me brochure’라는 로고가 TV 상에 뜨도록 하는 방식이다. 사용자는 리모트 컨트롤 핸드셋을 이용해 이 아이콘을 누르기만 하면, 디지털 방송업체의 SMS(Subscriber Management System) 센터를 통해(이미 이름, 주소, 전화번호 등의 가입자 정보가 등록돼 있다) 광고주에 연결돼, 광고주가 바로 고객에게 전화를 하거나 브로셔를 발송하는 형태다. SMS 센터에는 인구학적 정보를 포함한 가입자 반응과 온라인 구매 행위 등에 대한 자료가 추가적으로 보관될 것이다. 물론 이런 정보를 광고업체에게 제공하는 것이 데이터 보호와 사생활 침해 등이 될 것인가 그렇지 않은가에 대한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여기서 한 단계 더 진보한 것이 직접 구매 광고이다. 가입자가 ‘구매’ 버튼을 누르면 홈쇼핑 대화 상자가 디스플레이되고 지불계좌, 배달주소 등의 PIN 코드를 입력하면, 제품을 직접 구매할 수 있다. 이 경우 서비스 업체가 보안 문제뿐 아니라 구매와 관련한 전 과정을 처리하면서 일정 비율의 커미션을 요구하게 되는데, 이 비율이 너무 높으면 광고업체는 DRA를 고수하고 나머지 절차는 자체 콜 센터를 활용하게 될 것이다.마지막으로 들 수 있는 컨텐츠는 인터넷 TV다. 인터넷은 처음에 PC를 통해 구현되기 시작했으며, 지금도 PC는 최상의 인터넷 접속 수단으로 자리를 굳히고 있다. 하지만 PC가 인터넷으로 통하는 유일한 관문은 아니다. 90년대 중반 일본과 유럽에서 TV를 통해 인터넷을 구현해 보려는 시도가 시작됐으며, 1996년 10월 미국의 웹 TV는 최초의 인터넷 TV를 선보이기도 했다.
2004년 T-커머스 시장 220억 달러 예상여러 애플리케이션 중에서도 디지털 방송의 킬러 애플리케이션으로 꼽히는 것이 T-커머스다. 포레스트 리서치는 2004년 세계 T-커머스 시장이 약 220억 달러 규모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디지털 방송을 추진하고 있는 각국의 상황을 볼 때, T-커머스가 성공을 거둔 예는 찾아보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가장 큰 것은 디지털 TV의 보급이 아직은 일반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그로 인해 시장이 크게 형성되지 못하고 있고, 방송업체들도 컨텐츠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지 않다. 그밖에 이용자들의 T-커머스에 대한 인지도가 낮다는 것도 걸림돌이 되고 있다. 이런 과제와 부정적인 증후에도 불구하고 T-커머스의 매력은 여전하며, 2010년까지 어떤 형태로든 디지털 방송으로의 완전 이행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다만, 드러난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해 나갈지가 정책 담당자, 방송업체, 관련업계의 과제라고 할 수 있다.T-커머스는 TV를 기반으로 한 전자상거래라고 한 마디로 정의할 수 있다. 디지털 데이터 방송에서는 주문형 비디오, 홈쇼핑, 인터넷, 게임 등의 양방향 서비스가 가능하다. 예를 들어 드라마를 보다가 주인공의 소품을 구매할 수도 있고, 영화의 배경이 되는 장소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도 있으며, 퀴즈 프로그램에 참여해 함께 문제를 풀 수도 있다. 디지털 TV가 없는 경우라면 수신용 셋톱 박스를 아날로그 TV에 연결하면 고화질, 고음질의(물론 디지털 TV 만큼의 품질에는 못 미치지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효율적인 마케팅 방안, T-커머스T-커머스의 이점을 꼽으라면 다음과 같은 것들을 들 수 있다. ·타깃의 확대PC를 매개로 한 전자상거래로 끌어들이지 못했던 주부와 중노년 등의 고객까지 타깃으로 할 수 있다. T-커머스가 주목받는 이유는 TV에 대한 일반인의 친숙함에 있다. 리모콘을 다룰 수 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시간 리서치와 효율적인 마케팅 가능CM의 효과와 상품에 대한 시청자 반응 등을 실시간으로 조사할 수 있어, 기업의 마케팅 전략에 적시에 반영할 수 있다.·새로운 비지니스 모델 창출양방향 광고 등 신규 비지니스 모델과 기회 창출.·전자상거래의 신뢰성 향상T-커머스에는 주로 방송업체와 대기업이 뛰어들 것이기에 소비자들은 기존의 E-커머스 업체보다 이들 대기업을 더욱 신뢰할 것이다. 이는 E-커머스의 과제인 보안 문제를 완화시켜 줄 것이다.·T-커머스의 비지니스 모델T-커머스는 PC를 매체로 하는 E-커머스나 모바일 단말기를 매체로 하는 M-커머스와는 기술, 이용 행태, 이용 환경 등에서 많은 차이가 있으며, 비지니스 모델도 다른 전자상거래와는 차별화된 독특한 형태를 갖고 있다. T-커머스의 비지니스 모델은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을 수 있다.·물품과 서비스 판매 모델TV로 방송중인 프로그램과 관련된 제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할 수 있다.·마케팅 리서치 모델시장 데이터를 순식간에 얻을 수 있다는 점을 이용해, 시청자가 TV를 통한 정보(앙케이트)에 대해 회답한 결과를 수집하는 비지니스 모델.·트레이딩 모델(은행, 증권, 보험)증권거래나 온라인 송금 서비스 등을 TV상에서 제공하는 비지니스 모델.·광고 선전 모델(유통, 자동차, 부동산)이는 전통적인 TV 광고를 보강해 소비자를 유인할 수 있는 모델이다. 예를 들어 화면의 광고를 클릭하면 추가 정보가 제시되거나 인터넷 TV의 사이트, EPG의 화면에 배너 광고를 삽입하는 형식, 가입자 가구를 선별해 타깃 광고를 내보내는 형식, 팝업 광고와 양방향 정보의 결합 등이 가능하다. 특히 양방향 광고는 T-커머스와 불가분의 관계라고 할 수 있다. 일차적으로 광고주들은 양방향 광고를 통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일 수 있을 뿐 아니라, 관련 제품에 대한 정보 욕구도 높일 수 있다. 장기적으로는 양방향 광고를 통해 얻은 정보를 축적해 브랜드에 대한 신뢰도까지 높일 수 있을 것이다. 궁극적으로는 T-커머스의 최종 목표라고 할 수 있는 제품과 서비스의 온라인 구매까지도 가능할 것이다.이들 외에도 컨텐츠 전송 모델(음악, 서적, 게임), 게임 등을 다운로드 전송, 판매하는 형태의 비지니스 모델도 있다.
상용 T-커머스 서비스 ‘OPEN’ 97년 5월 출범한 BIB(British Interactive Broadcasting)는 1999년 10월 Open이라는 브랜드로 방송을 시작했다. Open은 위성방송업체인 BskyB(British Sky Broadcasting)의 디지털 가입자들이 이용할 수 있는 전자쇼핑과 서비스 채널이다. BIB의 목표는 당초 모든 디지털 플랫폼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었으나 케이블 업체들이 디지털 위성 디코더를 사용하는 Open 시스템이 아니라, 웹 운영 기반 시스템을 통해 양방향 서비스를 하겠다고 결정했기 때문에 이 목표는 무산됐다.Open은 아고스(Argos), 카폰 웨어하우스(Carphone Warehouse), WH 스미스와 같은 영국의 소매업체에게 디지털 쇼핑몰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BskyB 디지털 채널에서 볼 수 있는 양방향 광고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이 업체는 2000년 3월에 유니레버의 ‘chicken’s Tonight’라는 영국 최초의 양방향 광고를 제공한 바 있다.
소매업체들은 가상 쇼핑몰을 운영하기 위해 위성 공간의 임대비용을 Open에 제공하고 있으며 거래마다 수수료를 지불하고 있다. 이런 운영 방식으로 Open은 현금을 지속적으로 확보할 수 있으나 소매업체들은 위험 부담을 안고 있는 상황이다. 소매업체들은 Open TV가 제작한 OpenAuthor 사이트 구축에 투자를 하려 하고 있다. 이는 HTML 언어를 기반으로 하지 않기 때문에 보통의 웹 사이트와 호환되지 않지만 Open은 TV를 통해 볼 수 있도록 고안된 사이트를 검색하는 것이 더 쉽고, 이것이 소매업체들의 불편을 상쇄할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에 이런 결정을 한 것으로 보인다.전자 쇼핑몰 업체 입장에서는 가격 경쟁을 최소화 시켜 준다는 점에서 Open 플랫폼의 판단이 옳다고 볼 수 있다. 이 투자로 소매업체들은 400만 가구에 접근이 가능하고, 매주 160만 명의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게 된다. Open 사용자들은 매달 평균 7번 정도 방문하며 매회 17분 정도를 머무른다고 한다. BskyB는 2005년까지 매년 가입자 당 대략 350파운드 정도의 양방향 거래 수입을 창출할 것으로 보고 있다.
유럽과 미국의 디지털 방송 서비스 현황유럽에서는 이미 약 2000만 세대에 디지털 방송이 보급됐으며 2005년에는 그 수가 7000만 가구에 이를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시장별로는 영국이 계속해서 최대 시장 규모를 유지하겠지만 점차 다른 국가들의 보급률도 증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영국은 1998년 세계 최초로 디지털 지상파 방송을 시작한 이래 2006∼2010년 사이에 완전 디지털로 이행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순조로운 항해를 하고 있다. T-커머스 관련 소비자 지출은 2000년 말, 약 2억 4500만 유로(약 2억 2370만 달러)에서 2004년에는 104억 유로(96억 9000만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국가별로는 역시 영국이 T-커머스에서도 가장 큰 성장을 보이고 있으며, 이어서 프랑스와 독일이 그 뒤를 따르고 있다.그러나 이런 성장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T-커머스에 대한 막연한 기대는 금물이다. 컨설팅 업체인 컨티넨탈 리서치의 조사 결과에 의하면 유럽에서 디지털 방송이 가장 많이 보급된 영국에서 조차도 전체 디지털 TV 이용 가구 중 49%만이 디지털 TV의 양방향 서비스 혹은 첨단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51%는 서비스 존재 자체를 인식하지 못하고 있거나, 거의 이용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구나 온라인 쇼핑과 온라인 뱅킹 등의 T-커머스를 이용하는 비율은 10%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양방향 TV 서비스가 새로운 서비스 제공 수단은 물론, 수입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TV를 네트워크에 접속해 양방향 기능을 부여함으로써 기존 TV 프로그램과 광고방송 등을 인터넷과 연계해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TV를 통한 전자상거래와 다이렉트 마케팅에 대한 기대도 높다.TV를 보면서 웹 서핑을 동시에 즐기는 소비자들을 소위 ‘Telewebber’라 하는데, 최근 미국에서는 이들의 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1998년 800만 명에서 1999년에는 2700만 명으로 증가했는데, 2000년 2월 데이터퀘스트의 조사에 의하면, 이 수치는 4400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미국에는 전체 가구 중 약 70%가 케이블 TV를 시청하고 있다. 따라서 이를 통해 다양한 네트워크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케이블 업체들은 케이블 TV를 수신하는 STB(Set-Top Box)에 양방향 서비스 기능을 탑재할 예정이다. 관련 기술 개발은 웹 TV, 오픈 TV, 윈크 커뮤니케이션, 리버레이트(Liberate Tech) 등이 진행하고 있다.최근에는 세계 최대의 인터넷 서비스 업체인 AOL이 이 시장에 뛰어들어 기존에 시장을 주도하고 있던 마이크로소프트와 치열한 한판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미국의 각 서비스 업체들은 이상과 같이 양방향 TV 서비스 제공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한편에서는 기술이 난립하고 있어 CP와 소비자들에게 혼란을 주고 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자 방송, 케이블, 가전제품, PC 개발 업체 등이 모여 ATVEF (Advanced Television Enhanced Forum)를 결성, 양방향 TV 기술의 표준화를 진행하고 있다. 포레스트 리서치가 1999년 6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내 양방향 TV는 2004년까지 광고에서 110억 달러, 전자상거래에서 69억 달러, 계약 사용요금에서 19억 달러의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또 3년 이내에 인터넷에 필적하는 광고매체로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또 스트레티지 그룹은 미국의 양방향 TV 보급 대수가 2000년 100만 대를 기점으로 2005년에는 무려 4100만 대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양방향 TV의 성장은 VOD, T-커머스와 같은 양방향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들의 수요 증가와 케이블, DBS(Digital Broadcast Satellite), 디지털 방송 등 각 서비스 업체들의 새로운 소득원에 대한 높은 관심에 힘입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국내도 본격적인 디지털 방송 시대 돌입 국내에서는 2001년 10월, 디지털 지상파 TV를 이용한 방송이 수도권 지역을 대상으로 시작됐으며, 2002년 3월에는 디지털 위성 방송이 개시됐다. 2003년에는 디지털 케이블 방송이 개시될 예정이어서 국내도 본격적으로 디지털 방송시대에 진입할 것이다. 정보통신부는 올해내 디지털 TV 100만 대 보급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방송업체의 원활한 디지털 전환을 위해 지상파 방송과 유선 방송 시설 투자에 대한 융자 사업의 조기집행과 지원 규모 확대를 추진, 2005년까지 총 6000억 원의 융자 지원을 실시할 예정이다. 이밖에도 민간주도로 디지털 TV 홍보를 강화하고, 디지털 TV와 STB 가격을 낮추도록 유도한다는 계획이다.리서치앤리서치가 최근 조사한 바에 의하면 양방향 디지털 방송이 실시될 경우 시청자들은 VOD 서비스를 가장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다음으로는 초고속 인터넷, SVOD, VoIP, T-커머스, 유료영화 채널 순이었다. 또 전체 응답자 중 56%가 디지털 케이블 TV에 가입할 의사가 있다고 응답했다. 지난해 말 연세대 인터넷 비지니스 연구센터가 주관한 설문조사에 의하면 디지털 TV의 주요 사용층은 예상한 대로 주부(42%)가 가장 많을 것으로 나타났다.
사용자 입맛에 맞는 컨텐츠 확보가 관건인터넷 시장조사 기관인 포레스트 리서치는 2004년 디지털 방송 서비스 시장의 규모가 약 420억 달러에 이르고, 2005년도에는 54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이 디지털 방송에 대한 가치가 높아짐에 따라 방송업체와 통신업체 간 경쟁은 보다 심화될 것이다. 가장 먼저 컨텐츠 시청자 수 확보를 놓고 경쟁할 것인데, 이는 기본적으로 광고 수익을 보장해 주기 때문이다. 그 외에도 컨텐츠를 활용한 매출의 확대, 인기있는 오락 컨텐츠 확보 등을 놓고 경쟁하게 될 것이다. 각 서비스 업체들은 이 같은 경쟁에서 보다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ISP, 포털 사이트, 디지털 컨텐츠 제작 업체 등과 더욱 활발한 결합을 시도할 것이다. 하지만 디지털 방송 서비스의 미래가 반드시 장미빛만은 아니다. 아직까지 과도기적인 시기여서 많은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섣부른 기대는 하지 않는 것이 좋다. 디지털 방송이 실제적인 수익 모델로 자리를 잡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과제가 해결돼야 한다.
첫째, 가격 인하를 통해 디지털 TV 수상기 보급을 확대해야 한다. 디지털 방송을 아무리 소비자가 희망한다고 해도 디지털 TV가 보급되지 않으면 소용없다. 고가의 디지털 TV와 디지털 STB는 디지털 방송 보급의 첫 번째 걸림돌이지만 최근 관련업계와 국가 차원에서 정책적으로 가격을 낮추려는 노력을 계속하고 있기 때문에 향후 보다 현실적인 가격으로 디지털 TV를 구매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해 본다. 둘째, 양방향이라는 이점을 십분 살릴 수 있는 컨텐츠의 개발이다. 일본의 니케이 비즈니스의 조사에 의하면 과반수 이상의 소비자가 디지털 TV를 살 때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저렴한 가격과 함께 기존 TV 방송국과 차별된 프로그램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세째, 양방향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 확대다. 디지털 TV 보급률이 가장 높은 유럽에서 조차 양방향 서비스를 이용하는 시청자는 절반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점을 불식시키기 위해서는 서비스에 대한 소개가 계속적으로 진행돼야 할 것이다.
결론적으로 디지털 방송 서비스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방송업체와 관련 업계가 디지털 서비스를 통해 어떻게 수익을 얻을 것인가를 생각하기 이전에, 어떻게 소비자를 만족시킬 것인가를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소비자는 원하는 가치를 제공받을 때만 기꺼이 그 대가를 지불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