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작년까지만 하더라도 휴대용 기기의 대명사로 추앙받던 PDA가 올해 들어선 유독 시들한 느낌이다. 경기 침체로 인해 기업이나 개인들의 주머니가 가벼워진 것이 주된 이유겠지만 PDA 제조업체들의 과열경쟁과 PDA 자체의 가격·기능 등에서 만족스럽지 못한 데도 원인이 있다. 시장 자체를 키우지 않으면 안 되는 PDA 진영으로선 답답한 노릇일 수밖에 없다. SK텔레콤의 신규포털사업본부 신규포털기획팀 김영일 팀장은 "국내 PDA 시장이 외국에 비해 더욱 어려운 상황에 처한 이유는 통신 기능이 빠졌기 때문이다. 국내 사용자들의 취향이 미국·유럽과 다르다는 점을 간과한 것이다. 반면 이동통신 서비스와 접목된 PDA가 국내 시장에서 새로운 붐을 일으킬 수도 있다. 이를 위해선 킬러 애플리케이션과 킬러 컨텐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물론 이동통신 사업자들에게 문제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지금까지 이동통신 3사가 PDA를 이동통신 단말기로 인정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주로 B2B 또는 산업용에 치우쳤던 게 사실. 이런 상황에서 SK텔레콤의 PDA 이동통신 서비스 강화 전략은 관련 업계들을 한껏 고무시키고 있다. SK텔레콤이 기업뿐만 아니라 개인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한 '네이트(NATE) PDA' 포털을 구축하고, 적극적으로 이 시장을 띄우기 위해 나섬에 따라 PDA 관련 업체들은 환영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이에 대해 김영일 팀장은 "네이트의 기본 전략은 Anytime, Anywhere, Any Device다. 즉 언제 어디서나 어떤 매체를 통해서도 네이트로 연결된 세상을 지향한다. 이런 의미에서 PDA 서비스를 강화하는 것은 당연하지 않느냐"고 천연덕스럽게 반문한다. SK텔레콤은 PDA 서비스를 위해 지난해 말부터 PDA와 최적화된 인터페이스를 지원하는 전용 포털을 구축했으며, 지난 4월 PDA 전용 요금제를 출시하는가 하면 5월 말엔 컨텐츠 제공업체(CP) 업체들을 대상으로 PDA 사업 활성화를 위한 정책설명회를 여는 등 활발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제 PDA도 이동통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매개체로 명실공히 인정할 뿐 아니라 PDA 단말기, 서비스, 컨텐츠가 모두 성장하는 시장을 같이 만들어나가겠다는 SK텔레콤의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또한 SK텔레콤은 오는 25일까지 '네이트 PDA 컨텐츠&애플리케이션 공모전'을 개최, 애플리케이션·컨텐츠 개발자와 관련 업체들을 적극적으로 끌어들인다는 방침이다. SK텔레콤은 이례적으로 일반(개인/기업)부문 대상 2500만원, 학생부문 대상 1500만원을 포함해 총 000원의 상금을 내걸었으며, 당선된 공모작도 네이트 PDA 포털을 통해 적극 수용해 일회성 행사가 아닌 PDA 관련 산업 자체를 키워나갈 계획이다. 특히 SK텔레콤은 어떤 플랫폼에도 얽매이지 않는 오픈 정책을 지향한다. 따라서 팜 OS든, 윈도우 포켓PC든, 리눅스든, 셀빅이든 어떤 OS 환경을 선택해도 무방하며, 하드웨어에 대해서도 제한을 두지 않는다. 음성 통신 시장의 경우 사업자와 고객만 있으면 되지만 이동통신 PDA 시장은 하드웨어 제조업체, 애플리케이션 개발업체, CP, 서비스 사업자, 고객이 모두 다 중요하다는 게 SK텔레콤의 기본 입장. 김영일 팀장은 "어느 하나라도 힘을 받지 못한다면 이동통신 PDA 서비스는 제대로 성장할 수 없다. 통신망(cdma2000-1X), 전용 요금제, PDA 전용 포털 등 인프라적인 요소는 어느 정도 갖춰졌다. 그리고 PDA 하드웨어 제조업체들이 하반기 중에 이동통신 기능을 기본 지원하는 신제품을 대거 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남은 것은 애플리케이션과 컨텐츠로, 이 분야에만 올해 말까지 100억원 규모를 지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