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방송에서의 방송·통신의 통합

일반입력 :2002/07/11 00:00

황성철

디지털 방송은 이미 포화 상태에 있는 아날로그 방송 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고 관련 하드웨어 시장의 수요를 새롭게 창출할 주역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에 세계 각국에서는 국가 차원에서 디지털 방송에의 접근을 시작하고 있다. 미국은 2006년까지, 유럽과 일본은 2010년까지 모든 방송의 완전 디지털 이행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국내도 지난해 10월부터 각 지상파 방송국들이 일부 디지털 방송을 시작했으며, 올해 3월에는 한국 디지털 위성방송이 디지털 방송을 시작했다. 올해말에는 케이블 TV 방송사들도 디지털 방송을 실시할 것이라고 한다.새로운 미디어의 등장으로 방송의 개념 변화 요구 앨빈 토플러와 같은 미래학자는 정보교환이 보다 다양화되고 개인화되는 고도정보화 사회에서는 방송과 같은 매스미디어의 역할이 줄어들 것이라 전망했지만, 그가 말하고 있는 방송 미디어는 전통적인 TV나 라디오 방송만을 말하는 것이다. 다가오는 정보화 사회에서는 필연적으로 새로운 방송 미디어가 등장할 것이며, 방송의 역할은 더욱 커질 것이다. 더구나 지적 정보의 유통량이 비약적으로 늘어날수록 방송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어떤 미디어도 방송 미디어가 갖는 정보 전달의 현장성, 동시성, 대중성을 대신할 수 없기 때문이다. 최근 다양한 뉴미디어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들은 디지털 기술을 근간으로 하는 여러 정보매체를 기술적으로 통합시켜, 기존의 개별 미디어들이 갖고 있던 한계성과 결점을 보완했으며, 서비스 능력을 대폭 향상시키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예를 들어, 멀티미디어 기술을 이용하면 단일 미디어인 문자, 도형, 음성, 동영상, 정지영상 등을 동시에 이용할 수 있다. 또 계층적인 표현이 가능하기 때문에 사용자들은 보다 쉽게 미디어를 이해하고 사용할 수 있다. 미디어의 통합 현상이 빠르게 진행됨에 따라 방송에 관한 개념의 재정립도 필요해졌다. 전통적으로 방송이란 유무선을 통해 정보를 단방향으로 전송하는 것을 의미했다. 그러나 미디어가 디지털화, 통합화, 지능화돼 가는 상황에서 방송은 특정 계층을 대상으로 하는 전문 채널, 개인의 개별적인 요구에 부응하는 개별 채널, 양방향 전송로의 확보를 통한 대화형 채널 등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디지털 기술이 급속히 발전하면서 방송·통신·컴퓨터가 하나로 통합되고 있으며, 방송 시스템의 디지털화는 방송 환경에 커다란 변혁을 예고하고 있다. 유무선 디지털 기술에 의한 전송 수단의 다양화, 고도화가 이뤄지고 있으며, 전송수단 사이에 디지털 기술 기반의 공통 인터페이스가 위치해 정보 교환이 매우 다양하게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통신·방송·컴퓨터의 통합 가속화멀티미디어의 확대와 함께 위성과 광 케이블에 의한 광대역 전송시스템 구축이 가능해지면서 디지털 종합방송 네트워크의 등장도 빨라졌으며, 영상·음성 신호뿐만 아니라 다양한 정보 데이터들이 일방적인 송출이 아닌 대화형 방식(interactive)에 의해 공급되는 새로운 방송개념의 도입이 이뤄질 것이다.초기에는 문자정보를 중심으로 하던 컴퓨터 세계에 음성과 영상을 추가시키는 것을 멀티미디어라고 생각했다. 이후 CD-ROM이 결합됐으며, 디지털 영상통신, 디지털 TV(DTV) 등 방송, 통신 기술의 혁신과 함께 멀티미디어는 미디어 통합의 주역으로 더욱 확대 적용돼 21세기 뉴미디어의 중심 개념으로 발전했다.현재 이와 같은 배경에서 멀티미디어는 컴퓨터 통신과 CD-ROM을 기본으로 하는 재래식 멀티미디어와 TV 방송의 디지털화를 전제로 하는 미래형 멀티미디어가 혼재하는 양상으로 발전하고 있다.미디어의 통합은 지금까지 각자의 고유영역을 지켜왔던 통신·방송·컴퓨터 서비스의 구분을 모호하게 하고 있다. 서비스 간의 경계가 불분명해지는 것과 더불어 기업 간 제휴와 합병 역시 뒤따르고 있으며, 가까운 장래에는 방송산업 뿐만 아니라 관련 산업 구조의 재편에 의한 새로운 방송산업이 등장할 것이 분명하다.전화와 케이블 업계는 TV 서비스와 같은 대용량 디지털 서비스 네트워크를 계획하고 있으며, 위성 서비스 업계는 간단한 설비만으로도 TV 서비스 뿐만 아니라 모든 분야에 걸친 다양한 정보를 넓은 지역에 걸쳐 공급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여기에 지상파 방송사업자마저 케이블과 위성 전송의 기술적인 장점을 혼합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어, 케이블·위성·지상파 서비스 간의 치열한 경쟁체제가 본격적으로 예고되고 있다.각국별로 디지털 케이블 TV 방송 표준화 진행방송 제작과 관련된 국제 기관은 SMPTE를 비롯해 EBU, AES 등이 있으며, 소스 부호화 관련 국제 기관으로는 MPEG, ITU-T SG16이 있다. 채널 부호화 국제기관으로는 ITU-R SG4(위성), SG11(지상파), ITU-SG9(케이블) 등을 들 수 있다. 각국은 이들 기관에서 만든 표준을 자국의 실정에 맞게 선택해 사용하고 있다.정보통신부는 2000년 4월부터 디지털 유선방송 추진반을 구성해 디지털 유선방송용 표준 방식을 선정했으며, 기술 기준에 대한 제정 작업을 실시했다. 이를 통해 2001년 말 미국 방식인 오픈케이블(OpenCable)을 잠정적으로 표준으로 결정했으며, 2002년 상반기에 표준 방식을 확정할 방침이다. 미국 방식인 오픈케이블은 1996년 12월 미국의 통신위원회인 FCC가 방송통신 통합법인 텔레콤 액트(Telecom Act)를 통과시키면서 본격적으로 논의되기 시작됐다. 텔레콤 액트 법안의 내용중에서도 특히 디지털 유선방송 시대에는 시큐리티 모듈이 분리된 셋톱박스를 소비자가 소매로 구매할 수 있도록 한다는 규정에 따라 케이블랩(CableLabs)은 1997년 9월 오픈케이블을 조직해 표준화 작업을 시작했다. 1998년에는 NDR(Navigation Device Rule)를 통해 2000년 7월 1일까지 시큐리티 모듈이 분리된 제품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확정지었으며, 2005년 1월 이후 모든 셋톱박스의 시큐리티 모듈 분리를 의무화했다. 오픈케이블 규격은 영상 규격인 MPEG-2와 케이블 모뎀의 전송 표준인 DOCSIS(Data Over Cable Service Interface Specification)를 기본으로 하고 있다. 이 표준은 디지털 케이블 TV를 통해 서비스되는 전반적인 사항에 대해 다루고 있으며, 상호 운용성과 호환성 외에도 디지털 방송, 양방향 대화형 서비스, 정보서비스 등에 대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유럽 방식 vs. 미국 방식디지털 케이블 TV 방식에는 앞서 말한 미국 방식인 오픈케이블 외에도 유럽 방식인 DVB-C, 일본의 ISDB-C가 있다. 이중에서 일본 방식은 변조 방식 등이 제한적이고 검증이 안된 부분이 있으며, 장비 수급이 수월하지 않은 문제가 있어 국내 표준 방식 선정 대상에서 제외됐다. 때문에 최종적으로 국내에 적용할 표준은 미국 방식과 유럽 방식 중에서 선택하게 된다(표 1, 2).현재 하드웨어 부분에 대한 오픈케이블의 표준은 이미 완료된 상태이고, 소프트웨어 부분도 거의 완료 단계에 있다. 변조 방식은 64QAM과 256QAM을 사용하는데 이 디지털 변조 방식은 한정된 전송 대역안에서 보다 효율적으로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표 2).
영상 부호화 방식은 MPEG-2를 채택하고 있는데 이는 국내 지상파 DTV나 위성방송과 동일한 방식이다. 음성 부호화 방식은 극장영화 품질의 역동적인 음향효과를 내는 돌비(Dolby) AC-3를 채택하고 있는데, 이 역시 국내 지상파 DTV 방식과 동일하다. 때문에 호환성 차원에서 유리하지만 MPEG-2 방식을 이용하는 무궁화 위성을 재송신할 경우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컨버팅이 필요한 것이 단점이다. 오디오와 비디오를 포함한 여러 프로그램을 하나로 묶는 다중화 방식은 정보스트림을 에러 정정 부호를 사용한 패킷 단위로 다중화해, PS(Program Stre am)보다 효율적으로 전송하는 MPEG-2 TS(Transport Stream)를 사용하는데, 이는 지상파 DTV 뿐 아니라 위성과 동일하다. 양방향 서비스를 위해 필요한 상향 대역은 5∼42MHz이며, 대역내 하향의 채널 대역폭은 국내 채널 환경과 같은 6MHz다. 방송 프로토콜은 대역외 SI (Service Information)와 대역내 PSIP (Program and System Information Protocol)를 사용한다. 이 또한 지상파 DTV와 동일한 방식이기 때문에 지상파 DTV와의 호환성 측면에서 유럽 방식보다 유리하다.
DVB-C는 유럽의 디지털 방송 표준 기관인 DVB와 유럽의 케이블 모뎀 표준 기관인 DAVIC이 공동 추진해 1988년 완성한 표준이다. DVB-C는 위성 표준인 DVB-S와 지상파 표준인 DVB-T의 골격을 그대로 차용하고 있으며, 관련 표준으로 리턴 채널을 규정한 DVB-RC가 있다. 표준 인증은 DVB 프로젝트 사무국이 맡고 있으나 장비에 대한 시험은 업계 자율에 맡기고 있어, 표준 인증 기관이 장비 시험까지 맡고 있는 오픈케이블과 구별된다. 변조 방식은 대역 내에서 16, 32, 64, 128, 256QAM을, 대역외에서는 QPSK를 사용하며, 대역 내에서는 오픈케이블과 동일한 방식을 이용하지만 오픈케이블 보다는 선택이 다양한 것이 장점이다. 영상과 오디오 부호화 방식은 국내 위성방송과 동일한 MPEG-2를 채택하고 있다. 다중화 방식은 MPEG-2 TS로 오픈케이블과 동일하다. 문제는 상향 대역을 6∼65MHz를 사용하기 때문에 5∼42MHz를 사용하고 있는 국내 환경과 다소 차이가 있고, 대역내 하향의 채널 대역폭도 8MHz이기 때문에 6MHz를 사용하고 있는 국내 환경에 맞춰 조정이 필요하다. 방송 프로토콜은 DVB-SI로, 가입자들이 셋톱박스의 전원을 올리거나 특정 채널을 선택할 때 방송사업자와 수신자 간에 필요한 각종 정보를 교환하는 기법 등을 정의하고 있어 오픈케이블의 PSIP와 큰 차이는 없다.케이블 TV의 디지털화를 이끄는 DMC국내 케이블 TV 방송의 디지털화도 경쟁매체인 위성방송과 지상파 방송의 디지털화에 자극을 받아 DMC(Digital Media Center)의 형태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DMC는 디지털 미디어 시스템과 기존 SO(Service Operator) 시스템을 이용해 기본 플랫폼을 구축하고, 그 위에 미들웨어를 구축, 각 SO의 사업지역 내 수용자와 다양한 정보제공자 간의 채널을 제공하기 위한 기반 시설을 구축하는 것이다. DMC를 통한 서비스는 앞으로 상당기간 현재의 아날로그 케이블 TV 서비스와 디지털 케이블TV 서비스가 함께 진행될 것이며, 점차 아날로그 가입자가 감소하면서 완전 디지털화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사용자들에게 보다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시스템이 구축돼야 한다.
VOD·홈뱅킹·EPG 등 다양한 서비스 등장 그렇다면 디지털 방송 환경하에서 기존의 SO와 DMC가 하는 역할은 어떻게 다른 것일까. (그림 1)과 같이 SO는 기존 아날로그 헤드엔드의 운영, 지역 마케팅, 과금과 수금, 서비스를 위한 단말기 설치 등의 역할을 담당하며, DMC는 디지털 헤드엔드 구축과 운영, DMC와 DMC 간이나 DMC와 SO 간의 네트워크 관리와 운영, 미들웨어 운영, ISP와 전화 서비스, 멀티미디어 서비스를 위한 가입자 관리 시스템 DB 구축 운영, 청구서 처리, 전국 마케팅과 홍보, 부가서비스 개발과 SO 기술 지원 등을 맡는다. 시청자들은 DMC를 통해 아날로그 케이블 TV 서비스, 디지털 케이블 TV 서비스, 고속 인터넷 서비스, 전화 서비스, EPG (Electronic Program Guide)서비스, VOD 서비스 등을 제공받을 수 있다.기존의 아날로그 케이블 TV 시스템은 프로그램 분배 네트워크, 헤드엔드, 전송 네트워크의 순서로 구성돼 있으며, 각각의 방송 프로그램들이 SO로 분배되고 이를 다시 전송 네트워크를 통해 단방향적으로 송출된다. 그러나 DMC에 의한 디지털 케이블 TV에서는 고화질의 방송품질은 물론이고, VOD, 홈뱅킹, EPG, 게임과 대화형 스포츠 등 다양한 서비스가 양방향으로 이뤄진다. DMC 시스템은 디지털 케이블 TV의 서비스를 통합적으로 제공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그림 2)와 같이 구축돼야 한다.DMC는 지상파 방송과 PP 프로그램을 수용하며, 아날로그 방송 신호는 베이스밴드의 AV신호로 변환하고, 이를 MPEG-2 엔코더에 의해 디지털 신호로 변환한다. 또한 변환된 신호나 디지털 신호를 필요에 따라 MPEG-2 엔코더에 의해 2∼15Mbps로 압축한다. 여러개의 엔코딩 출력을 하나의 멀티플렉서 모듈을 이용해 다중화(mux ing)하고, 각 멀티플렉서 모듈로부터의 신호들을 27Mbps 또는 38Mbps에 맞게 QAM 변조(64QAM 또는 256 QAM)를 실시한다.통신 서비스용 디지털 케이블 시스템과 DMC가 부가서비스를 제대로 제공하기 위해서는 (그림 3)과 같은 시스템을 구비해야 한다. 여기서 자동 송출 서버는 MPEG-2로 저장돼 있는 데이터를 지정된 시간에 맞춰 자동 서비스하는 시스템이고, VOD는 비디오 게이트웨이를 통한 서비스와 인터넷을 이용한 2가지 종류의 서비스를 수행해야 한다.
인터넷 컨텐츠는 인터넷 라우터를 이용해 서비스되는데, 이를 위해 가입자 셋톱박스의 브라우저(browser) 동작을 담당하는 미들웨어 서버가 구축돼야 한다. 이런 신호들을 27Mbps 또는 39Mbps에 맞게 QAM 변조(64QAM 또는 256QAM)를 실시한다. 데이터 방송을 통한 방송과 통신의 통합 디지털 방송 서비스는 방송 네트워크와 통신 네트워크의 완전한 연동을 통해 (그림 4)와 같이 대화형 방송서비스로 발전하고 있으며, 디지털 TV는 단순히 방송을 수신하는 수신기가 아닌 시청자와 대화할 수 있는 인텔리전트 TV로 변모하고 있다. 데이터 방송은 TV를 바보상자에서 똑똑한 TV(intelligent TV)로 발전시킬 것이며, 시청자들 역시 단순히 주는 정보만을 보는 수동적인 시청 패턴에서 벗어나 방송 프로그램에 실시간으로 참여하는 등 능동적으로 변할 것이다. 이 같은 방송과 통신의 통합은 데이터 방송(인터랙티브 방송 서비스)를 통해 실현 가능하며, TV를 통한 전자상거래 등이 디지털 방송의 킬러 애플리케이션으로 등장할 것이다.
디지털 방송은 디지털 TV, 디스플레이, 방송장비, 방송 컨텐츠 등 디지털 방송 관련 뉴미디어 산업을 창출하면서 21세기 정보혁명의 총아가 될 것이다. 그동안 일방적으로 정보를 수용해 왔던 시청자가 방송과 통신의 통합으로 TV 방송에 참여하면서 시민 참여가 다양화, 활성화되고, PC 소외층인 중장년층도 TV를 통해 쉽게 정보를 이용할 수 있어 가정정보화가 더욱 빠르게 진행될 수 있을 것이다. 산업측면에서도 막대한 규모의 생산과 취업을 유발하는 등 경제적인 효과가 매우 클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