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에서 만끽한 월드컵 HDTV

일반입력 :2002/07/04 00:00

정민용

디지털 방송이 정규 채널로 편성된 지 반년이 지났다. 올해는 HDTV 방송을 의무적으로 매주 10시간으로 규정하고 각 방송사별로 HD(High Definiton) 방송을 제작해 송출하고 있다. 2005년까지 전국 방송 실시를 계획으로 현재 수도권부터 그 방송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지금은 서울 경기 지역을 대상으로 관악산 중계소에서 5개 방송 전 채널을 UHF를 통해 송출하고 있다. 지난 5월부터는 용문산에서 송출을 시작했고, 이어 남산에서 곧 송출될 예정으로 조만간 서울 경기에서는 어려움 없이 HDTV 방송을 시청할 수 있다. UHF 안테나로 수신 불가한 지역에서는 지역 내 케이블 TV를 통해 재송출 채널에서 디지털 방송을 수신할 수 있고 대전과 광주는 SBS의 HD 방송 채널을 지역 방송사에서 재송출하고 있어 비록 한 채널이지만 HD 방송의 감동을 느낄 수 있다.

초기의 HD 방송과 일반 아날로그 방송의 장비와 기술력 부족으로 인해 겪었던 HD 방송 제작상의 착오는 많은 부분이 기술진의 노력과 경험으로 해결되어 가고 있다. 디지털 방송의 가장 큰 특징인 데이터 방송과 EPG(Electronic Program Guide)는 아직까지 일부 방송사만 프로그램에 대한 간단한 정보 정도를 송출하고, 그 밖의 방송사들은 기초적인 정보도 제공하지 않는 실정이고 데이터 방송은 표준안이 확정되지 못하고 있다. 한일 월드컵은 디지털 방송의 전환기에 분수령이 될 수 있는 계기로 모든 경기가 SD(Standard Definition)급 디지털로 제작돼 전 세계에 송출되고, 한국과 일본은 자체적으로 HD급 디지털 방송을 제작해 생생한 화면을 양국에서 생중계했다. 앞으로 많은 프로그램들을 제작하고 경험을 쌓아 2005년에는 우리나라의 어느 곳에서든 HD 방송을 불편 없이 시청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HDTV 수신카드 선택 HD 방송을 시청하기 위해서는 HD 방송이 지원되는 TV와 셋톱박스를 갖추거나, PC에 HDTV 수신용 PC 카드를 장착해 시청하는 방법이 있다. 아직까지 HDTV는 비용이 비싸기 때문에 PC 사용자들은 HDTV 수신카드를 이용해 적은 비용으로 HD 방송을 시청할 수 있다. HDTV 수신카드는 일반 TV에 비해 PC를 이용해 정지화면 캡처나 1920×1080의 해상도의 고화질 동영상으로 녹화해 보관, 편집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 일반적으로 HDTV 수신카드의 출력은 RGB와 컴포넌트 출력을 함께 지원함으로 PC 모니터 또는 프로젝터, HD Ready TV 등의 다양한 연결을 통해 고화질의 감동을 마음껏 누릴 수 있는 장점이 있다. HDTV 수신카드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펜티엄 III 333MHz 이상의 CPU와 64MB의 메모리, 8MB의 VGA 메모리 등과 같이 최소 사양의 PC만 갖추고 있다면 별 문제없이 환경을 구축할 수 있다. 필자 역시 월드컵에서 우리 선수들의 활약상이나 감동의 순간을 녹화하기 위해 HDTV 수신 카드를 구입하고 녹화에 필요한 하드 디스크를 준비하는 등 나름대로 월드컵에 대비했다. 필자는 현재 출시된 HDTV 수신카드 중에서 비교적 안정적인 제품이라 생각되는 MyHD를 구입했다. UHF 안테나와 유선방송 안테나 케이블을 동시에 연결할 수 있는 두 개의 안테나 단자를 제공하고 무선으로 조작할 수 있는 리모컨, 부가기능으로 정지화면 저장, D-VHS 기기나 하드 디스크를 통한 동영상 캡처 및 파일 재생을 비롯해 매크로가 해제된 DVD를 업 스케일링해서 출력해주는 기능 등이 선택 이유였다.수신카드 설치는 PC의 비어 있는 PCI 슬롯에 카드를 장착한 뒤에 제공되는 CD에서 전용 드라이버와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하고 UHF 안테나 또는 유선 방송(케이블 방송)의 안테나선을 수신카드의 안테나 단자에 연결해 주고 메뉴에서 채널 자동 설정을 해주는 것으로 간단하게 마쳤다.
선명한 화질, 새로운 영상 체험 계기HDTV 수신카드를 준비하고 안테나를 구입해 디지털 방송 채널을 설정하고 드디어 지난 5월 31일, 대망의 월드컵이 시작되고 개막식 HD 중계 화면이 수신카드를 통해 모니터로 비춰지는 순간 HD 방송만이 가질 수 있는 색감, 1920×1080i의 해상도에서 나오는 선명한 화질, 16:9의 화면비로 제작되어 운동장 전체를 비춰 주고도 남는 넓은 화면을 보는 순간 그동안 아날로그 TV와 VTR을 통한 세계에서 DVD, Divx를 접하면서 고급화된 필자에게는 또 한 번 새로운 영상에 대한 전기를 마련한 날이었다. 프랑스와 세네갈의 개막전 경기는 푸른색의 잔디가 어우러진 넓은 운동장을 배경으로 선수들의 땀방울까지 생생한 화면에 예상 밖의 세네갈 승리로 그 감동은 한껏 고조됐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한국팀의 경기에서는 우리 선수들의 힘찬 모습과 미국과의 경기에서 안정환 선수의 ‘오노 골 세레모니’를 HD 방송의 선명한 화질을 볼 수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행복했다.
PC로 TV도 보고 저장도 하고필자가 선택한 수신카드는 기본적인 채널 조작 메뉴와 채널 정보에 대한 OSD를 보여주는 기본 메뉴, 그리고 보다 미세한 조작을 위한 확장 메뉴 등 세 가지 형태의 UI를 제공한다. 제어판에서 마우스 오른쪽 버튼을 누르면 메뉴 바가 나온다. 메뉴에서 환경설정을 선택해 설정 화면에 들어가면 필요한 해상도와 화면 비율을 조정, 오디오 출력 방법을 선택할 수 있다. MyHD의 경우 PC 모니터에서 시청하려면 HD소스는 1920×1080i를 선택하고 화면비는 4:3 비율에 스크린 영역을 ‘Letter Box’로 설정하면 16:9의 HD 방송을 위/아래 검은색 바가 나오는 정상적인 16:9 모드의 화면으로 시청할 수 있다. 다양한 화면 조정과 오디오 설정을 통해 박진감 넘치는 디지털 음향을 만끽할 수 있다. 현재 각 방송사에서는 아직 5.1 채널의 음성을 제공하지 않다.HDTV 수신카드에서는 HD의 고화질 영상을 하드 디스크에 저장할 수 있는데 정지 화면과, 동영상의 실시간 녹화, 예약 녹화 등 세 가지다. 정지 화면을 저장하려면 ‘캡처 설정’ 메뉴에서 캡처 모드를 ‘정지 화면 캡처’로 선택하고 세부설정에서 필드 모드와 프레임 모드로 선택해 저장할 수 있다. 1920×1080i로 저장하기 위해서는 프레임 모드를 선택해야 한다. 방송 도중에 실시간 녹화를 하고 싶으면 리모컨의 녹화 버튼이나 키보드에서 로 할 수 있다. 또한 외출할 때 원하는 방송을 녹화하려면 예약 캡처 설정으로 가능하다. 예약 캡처의 세부설정 메뉴를 통해 원하는 방송국과 시간대를 설정하고 저장할 파일명과 폴더를 지정해주면 예약된 시간에 HD 방송을 녹화할 수 있다.동영상의 캡처 모드는 일반 인텔 인데오(Intel Indeo) 코덱을 이용하는 방법과 트랜스포트 스트림 방식 중 한 가지를 선택할 수 있으며 트랜스포트 스트림 방식의 녹화는 아날로그 방송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또한 동영상의 파일 크기를 원하는대로 지정해 보관할 수 있도록 일반 CD 용량인 650MB와 FAT에서 수용할 수 있는 2GB, 그리고 NTFS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사용자 정의 모드를 둬 편리하게 원하는 크기로 저장할 수 있다. 또한 TPEdit라는 전용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기존에 녹화한 파일을 원하는 사이즈로 잘라 보관할 수 있고, 작은 파일들을 하나의 파일로 합치는 작업 역시 가능하다. 이렇게 저장된 동영상 파일은 파일 재생 설정 항목에서 파일 리스트에 추가해 재생할 수 있으며 ‘반복 설정’을 통해 반복 재생할 수 있다. 또한 탐색기에서 해당 파일을 더블 클릭해 시청할 수 있다.방송 녹화를 위한 수신카드 극대 활용아직까지 국내에서 판매되는 TV용 셋톱박스는 HD방송 녹화를 위한 단자나 장비가 보급되지 않아 녹화하고 싶은 프로그램을 녹화할 수 없었다. 그러나 PC용 TV 수신카드는 오버레이 화면을 통해 PC에서 다른 작업을 하면서도 TV를 시청할 수 있고, 보고 싶은 장면을 캡처, 이를 동영상으로 녹화할 수 있다. 기존의 아날로그 TV 수신카드에서 지원되던 이러한 기능들은 HDTV 수신카드에도 물론 포함되어 있다. HDTV 수신카드는 아날로그 방송보다 훨씬 선명하고 화려한 고해상도의 방송을 이러한 부가기능을 통해 저장ㆍ편집할 수 있는 점에서 일반 HDTV보다 매력적이다. HDTV 수신카드는 고화질의 HD 방송을 하드 디스크에 저장하는 것 외에 D-VHS로 녹화해 보관하고 언제든지 시청할 수 있고, 별도로 DVTransfer라는 프로그램으로 디지털 캠코더를 통해 테이프 백업을 받아 보관할 수 있다.
HD 방송의 선명하고 화려한 영상과 우리 선수들 뛰는 모습에 감동하면서 수신카드의 스트림 캡처로 월드컵 중계방송을 녹화하느라 정신없는 하루의 연속이었다. 이렇게 녹화된 방송은 파일로 재생할 수 있는데 보고 또 봐도 다시 한번 감동을 느꼈다. 또 정지화면 캡처로 주요 장면들을 이미지 파일로 저장해 아까운 장면을 놓친 지인들에게 보낼 수 있어 즐거움이 더했다. HD 녹화 파일을 Divx 파일로HD 방송을 녹화한 개막식 중계 파일이 무려 6GB나 되고, 한 경기를 녹화하는 데 전후반을 합하면 15GB라는 막대한 용량을 차지해 이를 계속 보관하기 위해서는 D-VHS를 장만해야 하는 부담이 생긴다. 하지만 비록 화질의 열화가 생기지만 많은 PC 사용자들이 애용하는 Divx 파일로 변환하면 약 3GB로 변환해 700MB짜리 CD 4장 정도에 보관할 수 있다. HD 방송을 녹화한 스트림 파일인 MPEG 2-TS 형식 파일을 재생해 Divx 파일로 변환하기 위해서는 MPEG 2-TS 디코더와 변환용 소프트웨어가 필요하다. 데모용이기는 하지만 Elecard MPEG 2 Decoder를 http://www.elecard.com에서 다운받아 설치하면 HDTV 수신카드 없이 녹화된 파일을 재생할 수 있다. 이외에 TMPGEnc는 미리 설치된 Elecard MPEG2 Decoder(http://www.tmpgenc.net)를 이용해 MPEG2-TS 파일을 재생하고 이를 TMPGEnc에서 기본적으로 내장한 MPEG1, 2로 인코딩해 VCD, SVCD, DVD로 만들 수 있다. DivX 코덱을 설치해 DivX의 영상으로도 만들 수 있다. HTPC의 필수품이 된 HDTV 수신카드비싼 AV 기기 대신에 HTPC를 구성해 AV를 즐기는 마니아가 날로 증가하고 있다. 또한 HDTV 수신카드는 이러한 HTPC 구성에 있어서 이제는 없어서는 안 될 에드온 카드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현재 HDTV 수신카드 개발업체들은 HDTV 수신과 같은 기능 외에도 VOB 파일 이용해 DVD를 수신카드의 업컨버팅을 통해 보다 나은 화질로 감상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DVD의 저작권 문제와 관련되어 직접 DVD-ROM을 통해 감상할 수 있도록 진행중이며, 수신카드를 통해 녹화된 파일의 편집 등의 부가적인 소프트웨어의 제작에 힘쓰고 있다. 이참에 독자 여러분도 HDTV의 매력을 PC에서 즐겨 보기를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