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경영 컨설턴트에게 듣는다「CEO를 위한 조언」

일반입력 :2002/03/11 00:00

방창완 기자

벤처기업, R&D에서 관리형으로 변모 … 개개인이 CEO일 때 조직 강해진다

'기업은 흐르는 물과 같다’. 물줄기가 흐르다 어떤 지역에서 막혀버리면 일종의 동맥경화 현상이 나타난다. 또 넘쳐 흘러버린 물은 비대한 웅덩이로 변해 이내 썩고 만다.

현재 벤처기업들은 기업 관리와 조직 운영에 대한 고민에 빠져 있다. ‘도제식’ 경영 스타일, 개인 또는 일부 ‘영웅’이 좌우하던 소규모 조직은 그럭저럭 개인의 힘으로 운영될 수 있다. 문제는 규모가 커지면서 개인이 지탱하기에는 기업의 무게가 엄청나졌다는 것이다.

PwC 컨설팅(PricewaterhouseCoopers)의 경영파트 신원무 이사는 “50명 단위의 소그룹에서는 사장 한 사람만으로도 충분히 회사를 경영할 수 있다. 문제는 기업의 규모가 커지면서, 100명을 뛰어넘으면서부터다. 개인의 힘으로 회사를 지탱하기가 어렵다는 것을 CEO들도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업 조직이 커질수록 기업 환경은 내외부의 불안 요소 때문에 시장 상황에 보다 유연하게 대처하기 위해 기술과 관리 능력이 요구된다. 이미 100명 이상 인력 규모가 커지는 조직에서는 시스템만으로 회사를 운영할 수 있는 새로운 ‘운영의 묘’가 요구된다.

신원무 이사는 “경영 관리를 위해서는 본질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성과 중심의 기업 문화를 위해 우선 문제 해결에 초점을 두고, 전담 조직을 구성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조직은 각 사업부서와 사업장에도 신설해 서로 네트워크를 연계하는 구체적인 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 이사는 “네트워크가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CEO의 기업 철학이 있어야 하고 이를 따를 수 있는 동기 부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현장 조직화를 통해 이뤄지는 각 부문별 전담 부서들은 현장에서의 활동들을 지식으로 체계화, 자산화해 유사 프로젝트시 이를 적극 반영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제품 생산시 이의 원가, 불량률 등 전체적인 제조 분야의 라이프사이클을 지식화해 사업 부서에서 문제점에 대한 해결책을 자체적으로 마련하고, 이러한 지식 경험을 관계 부서 및 경영 부서가 공유할 필요가 있다. 보다 능동적인 조직 구성원의 힘은 위기 상황에 보다 빨리 대처할 수 있는 민첩성을 띠도록 한다. 또 그만큼 CEO 개인의 부담은 줄어들게 된다.

인적 ‘가격 체계’ 마련하라

기업 규모가 커지면서 문제시되고 있는 조직 관리에 대한 어려움을 현실화시키기 위해서는 위에서 열거한 하나의 예처럼 기업에서 필요한 인적, 물적 자원 관리를 되도록 구체화 시킬 필요가 있다.

보스턴 컨설팅의 IT 기업 및 글로벌 기업 컨설팅 담당 권순영 부사장은 “사람도 경영 자원이라는 시각에서 본다면 인력 부문도 시장에 따른 인적 가격 체계를 갖출 필요가 있다. 인력에 대한 가치 분석을 통해 자원 최적화를 이뤄야 하며 조직의 기여도에 따른 성과 위주의 인력 관리를 시스템으로 정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5인이 약 100만원의 실적을 올려 500만원 정도는 벌 수 있다고 한다면, 회사의 매출 목표는 10% 이익률인 600만원이 될 수 있다. 이러한 수치화 된 현실적인 목표를 생각한다면 인력 분배와 관리에 대한 방향은 어느 정도 정해지기 마련이다.

권순영 부사장은 또 “CEO는 머리 속에 맴돌고 있는 인사체계 시스템을 시스템화 해야한다. 채용, 인센티브, 재배치 기준, 교육, 증원 등 필요 요소에 대한 운영 원칙을 세우고 독특한 경영 마인드를 각 구성 요소에 접목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조직 변화 관리 방법론으로 권 사장은 몇 가지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인사권에 있어서 기존 관료주의 사고 방식에서 벗어나 팀장에게 권한을 위임시킬 필요가 있으며 인력 평가 방법도 360도 달라져야 한다는 것. 상하부, 동료간의 평가 시스템을 통해 개인에 대한 평가가 투명해질 수 있어 결국 이러한 변화는 시나리오 경영을 통해 어느 정도 현실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기업 조직을 위해서도 미래의 불확실한 요소를 감안해 ‘조기 경보’를 항상 대기시켜야 한다. 갑작스럽게 벌어질 수 있는 위험 요소 발생시 보다 민첩하게 대응하기 위해 권한을 위임하는 TFT와 같은 별도의 조직이 필요하며 변화에 대한 학습을 통해 새로 개선할 수 있는 장치도 마련해야 한다는 것.

또 각 부서나 팀별 권한 위임을 분명히 하고, 인원 채용에 대한 부분까지도 일임해야 하며 이러한 부서장급 조직 구성을 위해서는 신임할 수 있는 관리자를 세워 일단 확정된 이후에는 전적으로 맡겨버리는 지혜가 요구된다.

하지만 조직 구성도 결국은 사람의 문제다. 벤처기업들은 초창기 주로 R&D에만 집중하다가 일정 규모가 되면 마케팅과 서비스 기업으로 변환한다. 하지만 개인은 조직 변화에 대해 불안을 느끼는 속성이 있다. 기존의 환경 체계를 고수하려는 이러한 개인의 습성은 시대 흐름에 따라 바뀌어져야 하지만 생각만큼 쉽지는 않다.

피엔오컨설팅의 장학수 사장은 “사람의 인생 경로를 따져볼 때 성장에 따른 아픔이 존재한다.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조직 개개인의 구성원들의 의식 변화가 필요하며, 이러한 의식 변화의 동기 부여를 위해서는 참여 경영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CEO의 의지를 관철시키기 위해서는 내부 직원들의 공감이 필수다. 참여 경영은 기업이 처한 현실적인 요소들은 공개함으로써 자연스럽게 직원들의 동의를 얻는 방법론이다. 또 각 부서간에 독립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업무의 연계성을 서로 파악하게 함으로써 기업의 목적의식을 하나로 끌어모을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다.

‘참여 경영’으로 직원에게 동기 부여

장학수 사장은 “기업 입장에서는 기업의 비밀이 될 수 있고, 개인으로는 영업 비밀일 수 있다. 상대방에게 정보를 공개함으로써 느끼는 두려움이 참여 경영의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하지만 참여 경영을 통해 얻게 되는 무한한 가치를 감안한다면 개인적이기 만한 정보는 무의미하다”고 말했다.

정보 공개를 통해 경영 혁신을 이룬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의 경우, 순이익 측면에서 현격한 차이가 난다. 기업의 영업은 일선에서 뛰고 있는 개개인이 ‘어느 정도 알고 모르는 차이’에 따라 승부가 판가름 나게 마련이라는 것.

장학수 사장은 “투명한 정보 공유를 통해 개개인이 얻게 되는 지식은 무한한 가치를 발휘할 수 있다. 기업이 처한 상황을 인식하거나 다른 부서에서 고민하고 있는 요소, 부서 정보들을 서로 공유했을 때 분명 그곳에서 해답은 나오기 마련이다. 인위적으로 고가 평점을 통해 개개인의 참여를 유발시키는 과거의 방식은 분명히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참여 경영의 적용 시기는 몸집이 비교적 적은 벤처기업이 유리할 수 있다. 조직이 비대해질수록 저항 요소가 커질 수밖에 없다. 최근에는 대기업들도 벤처기업의 유연성, 민첩성, 신속성의 장점을 취하려고 하고 있다. 과거 IMF 이후 경영 위기에 대처가 둔했던 과오를 대기업들도 뼈저리게 느꼈기 때문이다.

닷컴 붕괴 이후 사업의 연속성을 위해 새로운 변화가 요구되는 시점에서 조직 및 경영 전반에 대한 혁신은 앞으로 끊임없이 논의될 부분이다. 보스턴컨설팅의 권순영 부사장은 “CEO의 의지는 짧은 시간 안에 이뤄지는게 아니다. 중장기 계획을 세우고 최소 5년 이상 꾸준하게 소신을 밀고 가는 기업들이 비교적 성공하는 사례가 많다”고 말했다. @

일할 맛 나는 회사, 남을 만한 조직

출범 5년·직원 100명 내외 한국 기업

출범 5년·직원 100명 내외 외국계 기업

출범 10년·직원 200명 이상 한국 기업

출범 10년·직원 300명 이상 외국계 기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