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은 오는 7일 펜티엄 4의 새로운 버전 2가지를 발표하는데, 코드명이 노스우드(Northwood)인 이 제품들은 2.2GHz와 2.0GHz에서 작동한다. 인텔에게 속도 향상보다 중요한 것은 칩설계 방식, 생산 공정, 개발 과정 등인데, 이에 따라 영원한 경쟁사 AMD와의 격차를 더욱 벌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칩을 장착한 PC는 DDR(double data rate) 메모리 사용을 가능하게 하는 칩셋을 사용하며, 칩 발표일인 7일에 게이트웨이, 델 컴퓨터를 비롯한 업체들이 신제품을 선보일 것이라고 관계자들이 밝혔다. 기존의 펜티엄 4는 180나노미터 공정을 사용하는데 반해, 노스우드 펜티엄 4는 130나노미터 공정을 사용한다. 130나노미터는 칩에 놓여지는 구성 요소들의 평균 크기를 나타낸다. 인텔은 새로운 공정 방식을 통해 칩의 크기를 획기적으로 줄임으로써 비용 절감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 기존 펜티엄 4의 크기는 214 제곱 밀리미터이며, 초기 생산비용이 100달러였다고 마이크로프로세서 리포트(Microprocessor Report)의 분석가 케빈 크루웰이 추정했다. 이에 반해 노스우드 칩의 크기는 145 제곱 밀리미터이며, 초기 생산비용은 55달러라고 그는 덧붙였다. 또한 노스우드 크기가 116 제곱 밀리미터 정도 될 것이라는 추정도 있다. 뿐만 아니라 성능도 향상됐는데, 이는 노스우드의 클럭 스피드가 향상되고 2차 캐시 용량이 커졌기 때문이다. 2차 캐시는 프로세서와 같은 실리콘 위에 놓여지며, 데이터에 빠르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해준다. 노스우드 칩은 캐시 메모리 용량이 512KB로 기존의 256KB보다 늘어났다. 그는 "인텔은 캐시 메모리 용량과 클럭 스피드가 향상됐기 때문에 AMD와의 경쟁 격차를 벌릴 수 있을 것이다. 캐시 용량은 커진데 반해 칩 크기는 작아졌다"고 말했다. 펜티엄 4는 항상 성능을 강조해왔다. 기가헤르츠를 기준으로 할 때 펜티엄 4가 현재 시장에 나와 있는 칩 중 가장 빠르지만, 분석가들과 벤치마크 테스터들은 펜티엄 4의 전체 성능에 대해 비난을 가해왔다. 예를 들어 2GHz 펜티엄 4는 1.5GHz에서 작동하는 애슬론 XP 1800+보다 성능이 약간 더 좋을 뿐이이라고 벤치마크 테스터들은 밝혔다. 기가헤르츠는 초당 사이클 수를 나타내는 것으로, 기존의 펜티엄 4의 기가헤르츠는 20억 회이다. 이같은 결과는 펜티엄 4가 애슬론보다 사이클당 수행하는 작업이 적기 때문이다. 이처럼 생산 비용이 낮아지면, 인텔은 AMD와 지속적인 가격 전쟁을 벌이는데 유리해질 것이다. 2.2GHz 노스우드는 562달러에 판매되며, 펜티엄 4의 초기 가격으로는 통상적인 것이다. 따라서 기존의 펜티엄 4 가격은 1월 중에 떨어질 것이다. 칩의 가격 전쟁으로 인해 소비자들은 이익을 보고 있지만, 인텔은 수익이 급속도로 떨어졌고 AMD 역시 적자를 보고 있는 형편이다. 크루웰은 "칩 가격이 이보다 더 떨어질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AMD 역시 이에 대해 가만히 있진 않을 것이다. AMD는 1월에 2000+ 애슬론을 발표하면서 2002년을 힘차게 시작할 것이다. AMD는 코드명 '소로우브레드(Thoroughbred)'인 130나노미터 공정에 기반한 애슬론 XP 칩을 출시할 계획이다. 이 칩의 크기는 80제곱 밀리미터가 될 것이다. AMD의 사장 헥터 루이즈는 지난 11월에 "우리 칩은 크기가 작기 때문에, 비용 면에서 10∼20% 정도 앞서있다"고 밝힌 바 있다. 기존의 펜티엄 4가 알루미늄을 사용하는데 반해, 노스우드 칩은 펜티엄 4 중 처음으로 구리 회선을 사용한다. 구리는 알루미늄보다 잘 전도되기 때문에, 성능 향상에 장애가 되는 물리적인 장벽을 줄일 수 있다.인텔이 지난해 중반에 발표한 노트북용 펜티엄 3-M 칩에 구리 회선이 처음 사용됐다. 펜티엄 3 아키텍처 기반하고 있는 구리 회선의 1.2GHz 셀러론은 지난 10월에 출시됐으며, 이미 AMD와 IBM가 구리선을 사용한 데스크탑용 프로세서를 판매하고 있다. 연말연시 쇼핑철이 지난 다음에 새로운 칩을 발표하는 것이 이상하게 생각될 수도 있지만, 프로세서 분야에서 이같은 전략은 일반적인 것이다. 인텔은 지난 1996년에 펜티엄 MMX 칩의 발표 시기를 1997년 초로 미룬 바 있다. 언론은 MMX에 대해 광범위하게 보도했으며, 기업인들과 분석가들은 1996년의 저조한 판매가 소비자들이 1997년 1월까지 기다려 새로운 칩이 내장된 PC를 사려는데 부분적으로 기인한다고 말했다. 이 사건 이후 인텔은 주요 칩의 출시 시기를 9월이나 10월로 잡았고, 1월에도 새로운 제품을 내놓았다. 1999년 첫째 주에 인텔은 다수의 셀러론 칩을 출시해 장기간에 걸친 가격전쟁에 돌입했다. 펜티엄 4는 2000년 10월에 데뷔할 예정이었지만 사소한 문제로 11월로 출시가 연기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