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시 서초동에 위치한 서초 가든 스위트는 삼성전자 연구원들의 사옥으로 건축될 예정이었으나 지난 97년 IMF에 의한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일반 분양 아파트 용도로 변경된 건물이다. 총 3개 동으로 구성돼 있으며, 지상 23층, 지하 4층에 141 세대가 입주할 수 있다.
건설 예정인 이 건물을 아파트 용도로 변경한 이후 시공사인 삼성물산이 추진한 방향은 고소득층을 겨냥한 최고급 아파트. 중산층 대상의 대규모 아파트 단지를 조성하기엔 부지가 좁았지만 교통 여건이나 주위 환경으로 볼 때 주거 공간으로서는 비교적 좋은 입지 조건을 갖췄기 때문이다.
99년 아파트 건축을 완성한 서초 가든 스위트는 가장 작은 평수가 건평 72평, 최상층인 23층의 2301호는 107평에 달한다. 최고급 자재와 빌트인 가전·가구의 내부 인테리어, 헬스장과 연결된 실내 공원, 연회장, 집기 보관과 개인 작업을 위한 스튜디오 등 고급화 때문에 2301호는 지난해 국내 최고 분양가인 23억원에 거래되는 등 입방아에 오르내리기도 했다.
이와 같은 차별화 전략에 사이버 아파트 부분도 빠질 수 없다. 삼성물산은 건축 도중 한 차례 설계 변경을 통해 단지를 관리하는 구내 단자함(MDF)부터 3개 층에 하나꼴로 구축된 각 MDF까지 광케이블로 구성했다.

아파트 내의 모든 세대를 연결하는 구내 네트워크로 100Mbps까지 지원 가능한 UTP 케이블을 포설했고, 그 결과 정보통신부의 사이버 아파트 인증 실시 이후 처음으로 초고속 정보통신 1등급 정식 인증을 획득했다.
서초 가든 스위트의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는 삼성물산 건축부문 인터넷팀이 지난해 4월 분사한 사이버 아파트 업체 씨브이넷(www.cvnet.co.kr)에 의해 운영된다. 씨브이넷은 용인 수지아파트, 돈암동 삼성아파트 등 약 20여 곳의 아파트 단지에 초고속 인터넷 접속 서비스와 홈페이지를 통한 커뮤니티, 컨텐츠, 인터넷 쇼핑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다.
서초 가든 스위트에 제공되는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메트로 이더넷 전용회선에 의해 서비스가 이뤄진다는 점이다.
씨브이넷은 지난해까지 하나로통신의 E1(2Mbps) 전용회선으로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했지만 현재 두루넷의 메트로 이더넷 서비스인 ‘메가맨(Mega MAN)’ 10Mbps 전용선을 이용함으로써 메트로 이더넷 서비스가 사이버 아파트에도 적용되는 사례를 만들었다.
씨브이넷의 네트워크 담당 최용호 부장은 “이더넷 네트워크를 구축한 아파트에서 기존 전용회선을 이용할 경우 중계 라우터 또는 CSU/DSU(Channel Ser- vice Unit/Digital Service Unit)가 필요하지만 메트로 이더넷을 이용하면 상대적으로 저렴한 기가비트 이더넷 스위치만으로 더 넓은 대역폭을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회선 비용 뿐 아니라 네트워크 장비 도입 비용까지 줄일 수 있어 비용 절감 효과가 높다는 것이다. 최용호 부장은 “메트로 이더넷 전용회선을 도입한 이후 전용회선과 비교하면 회선 비용이 2배 정도 상승했지만 대역폭은 5배 가까이 확장됐다”고 주장했다.

이더넷 방식의 사이버 아파트는 DSL (Digital Subscriber Line) 서비스와 비교할 때 많은 장점이 있다. 네트워크 구성 방식에서 이더넷을 채택하면 전화선과 별도로 UTP 케이블을 구축해야 하지만 DSL 서비스에 필요한 집선 장비를 저렴한 스위치로 대체할 수 있기 때문에 오히려 초기 구축 비용이 감소한다.
상면 공간도 각 층에 스위치를 설치할 수 있는 별도 단자함을 마련, MDF실에 집중되는 장비를 분산 배치할 수 있어 DSL보다 효율적이다.
서초 가든 스위트는 세 단지를 통합 관리하는 MDF실에 코어세스(구 미디어링크)의 백본 스위치가 구축돼 있으며 여기에서 각 단자함까지 연결된다. 3개 층에 하나 꼴로 배치된 단자함에서는 광케이블로 백본 스위치와 연결된 삼성전자의 워크그룹 스위치를 설치해 각 세대에 구축된 허브와 100Mbps까지 전송 가능한 카테고리 5 UTP 케이블을 통해 연결되고 있다.
또한 MDP실에는 두루넷 IDC와 직접 연결되는 메트로 이더넷 10Mbps 전용회선이 포설돼 있으며, 가입자 분배용 장비인 익스트림 네트웍스의 ‘서밋 24i’ 기가비트 이더넷 스위치를 통해 백본 스위치와 연결돼 있다.
이런 네트워크 구성을 통해 최대 10Mbps의 인터넷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으며 입주자들끼리 100Mbps의 전송 속도로 데이터를 송수신할 수 있다.
메트로 이더넷에서 많이 지적되는 안정성에 대해 씨브이넷은 별로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메트로 이더넷으로 교체한 후 인터넷 서비스 중단에 따른 항의가 거의 없었다는 것. 주요 입주 세대가 고소득층인데다 연령대가 높아 데이터 트래픽이 많지 않은 점도 네트워크 트래픽 부담을 줄여줬다.

최영호 부장은 일부 제기되고 있는 보안 문제도 큰 걸림돌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일반 소비자 대상 서비스에서는 아직 보안 문제가 크지 않은 편이다. 그러나 내부 입주자들간 정보 보안을 위해 VLAN(Virtual LAN)을 이용한 네트워크 분할을 적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초 가든 스위트의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 이용료는 20년간 무료다. 고품격 아파트의 이미지를 심기 위한 수단으로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를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무료 서비스에 따른 비용 부담을 메트로 이더넷 이용으로 대폭 감소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현재 건설중인 아파트의 내부 네트워크를 모두 이더넷 방식으로 구축하고 있다. 최영호 부장은 “메트로 이더넷 전용회선이 등장한 이후 아파트의 네트워크를 모두 이더넷 방식으로 구축하고 있다. 구축 비용, 서비스 이용료, 상면 공간과 대역폭 등에서 대체로 DSL보다 비교 우위에 있기 때문에 선택할 때 고민할 필요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씨브이넷은 향후 사이버 아파트에서 적용 가능한 모델로 VoIP(Voice over IP)와 홈 네트워크(HomePNA) 분야를 손꼽는다. 홈 네트워크의 경우 지난 8월 삼성전자와 함께 용인 수지 5차 아파트에 PLC(Power Line Communication; 전력선통신)를 이용한 홈 네트워킹을 구축한 바 있으며, 이더넷 방식도 계속 연구하고 있다.
씨브이넷이 특히 중점을 두는 분야는 아파트 보안과의 연계. 최용호 부장은 “에스원 등 건물 보안 업체가 이용하는 네트워크는 기존 망과 별도로 구축돼 있다. 향후 주차장 감시, 방문자 확인, 도난 방지 등에 이용되는 네트워크까지도 단일 망으로 통합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음성 서비스도 아파트 통신 네트워크의 단일화라는 측면에서 간과할 수 없는 부분. 씨브이넷은 별도로 구축돼 있는 음성통화망과 데이터 전송 네트워크 서비스를 통합, 제공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연구 중에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