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 제조업체들이 마이크로소프트의 PC 운영체제인 윈도우 프로그램에 호환되는 하드웨어임을 표시하는 WHQL(Windows Hardware Quality Labs) 인증 문제로 비상이 걸렸다. PC에 들어가는 그래픽카드·주기판·방송수신카드 등 주변기기가 모두 WHQL 인증을 획득해야 완제품도 이 인증을 받아 윈도우 소프트웨어 공급가격을 할인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주요 PC 제조업체들은 그래픽카드·주기판·디지털방송 수신카드 등을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공급하는 주변기기 제조업체들의 WHQL 인증 획득을 독려하는 등 부산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삼성전자·삼보컴퓨터·LG IBM은 디지털방송수신카드 OEM 납품업체의 WHQL 인증 작업이 늦어지면서 신제품 출시마저 지연되고 있다. 이중 삼성전자·삼보컴퓨터는 11월초에는 디지털방송 수신카드를 탑재한 PC를 선보인다고 지난 7월말에 공표했으나 수신카드의 WHQL 인증이 늦어지면서 아직 제품을 출시하지 못하고 있다. 삼성과 삼보는 디지털방송 수신카드 WHQL 인증 문제를 원만히 해결하기 위해 미국 MS와 협상하고 있지만 MS는 윈도우XP부터는 WHQL 인증을 엄격하게 적용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조기해결이 불투명한 상황이다.또 현주컴퓨터·주연테크·현대멀티캡 등은 그래픽카드의 WHQL 인증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래픽칩셋 제조업체인 미국 엔비디아가 삼성전자·삼보컴퓨터·LG IBM의 그래픽카드만 WHQL 인증을 대행해 주기 때문이다. 이에 엔비디아 그래픽칩셋 국내판매업체인 피치텔레컴이 현주컴퓨터·주연테크·현대멀티캡의 그래픽카드도 WHQL 인증을 대행해줄 것을 엔비디아에 요청한 상태이다.세지전자·세이퍼컴퓨터·아이돔컴퓨터 등 PC판매량이 월 1만대 이하인 중소 PC업체들은 사정이 더욱 어렵다. 이들 업체에 주변기기 공급하는 업체들이 인원 부족과 비용 증가를 이유로 WHQL 인증 대행을 해주지 않고 있다. WHQL 인증을 거쳐 할인 혜택을 받지 않으면 윈도우 구입가격이 상승, 이들 업체가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는 저가PC 공급이 어려워지게 된다는 것이 해당업체들의 주장이다.세이퍼컴퓨터 관계자는 “WHQL 인증을 받으면 더욱 완벽한 PC가 된다는 MS의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며 “윈도우XP의 경우 출시 1주일만에 수백개에 달하는 프로그램의 문제점(버그)이 발견됐는데 WHQL 인증은 이같은 문제를 하드웨어 탓으로 돌리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이에 대해 (주)마이크로소프트 관계자는 “WHQL 인증은 윈도우 사용자가 더욱 안정된 환경에서 PC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안전장치”라며 “일부 업체들이 WHQL 인증이 PC 및 주변기기업체들을 장악하려는 MS의 야심을 드러낸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라고 해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