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 서비스 업체라면 하나의 멀티 서비스 장비를 구입해, 수익성이 높은 다양한 IP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제공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랄 것이다. 여기서 고품질의 IP 서비스란 보안 관리, IP VPN(Virtual Private Network), QoS 대역폭 관리, 음성·데이터 통합, 다중 인터넷 액세스와 웹/애플리케이션 호스팅 등 상당히 매력적인 품목들이 포함된다. 투자는 줄이면서도 경쟁력있는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지원할 수 있다면 더할나위 없이 좋은 선택 요건이 될 것이다. 때문에 통신 서비스 업체들은 멀티 서비스 플랫폼을 기반으로 수익 창출형 IP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솔루션을 찾는데 혈안이 돼 있다. 여기에 냉랭했던 올 한해 IT 시장이 내년 상반기에도 역시 금방 풀리지는 않을 것이라는 부정적인 전망이 속속 나오고 있어, 기존 장비를 최대한 활용해 ‘돈이 되는’ 서비스로 연결시키는 것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게 됐다. 도입 1순위 솔루션으로 부각통신 서비스 업체가 생각하고 있는 차세대 인터넷 서비스의 1순위는 단연 VPN 서비스다. 서비스 과열 경쟁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작용했던 옵티컬 코어의 구축, 대용량 회선의 충분한 공급에 따른 사용료 하락, 네트워크 용량 수요의 증대, 네트워크 전체 관리 비용 중 회선 비용 절감 등이 직접적인 이유다. 달라진 것이 있다면 그동안 VPN은 통신비 절감 차원에서만 접근을 했으나, 앞으로는 새로운 IP 서비스 창출을 통한 수익 기반 마련의 중심으로 자리잡을 것이라는 점이다. 따라서 MPLS를 적용한 VPN으로 관심이 모이고 있다. MPLS는 2계층의 스위칭 속도와 3계층의 라우팅 기능을 접목한 3계층 스위칭 기술의 일종으로, 짧고 고정된 길이의 라벨(label)을 이용하는 단순한 레이블 스위칭 방식을 사용한다. 라벨은 4바이트로 이뤄져 있는데, MPLS는 네트워크 계층 라우터가 전체 네트워크 계층 정보를 훑어보는 대신, 패킷에 붙여진 4바이트 라벨을 검색해 전송 결정을 내린다. 따라서 프로그램을 처리하는 과정이 간단해 패킷 지연시간을 줄여 준다. 이 점이 업체들이 MPLS VPN을 선호하는 이유다. MPLS는 모든 패킷을 검사해 해당 패킷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 어떤 애플리케이션에 해당되는지를 알아낸다. 이것은 각 패킷에 MPLS 태그를 할당할 수 있는데, 이렇게 하면 MPLS 헤더를 읽고 해당 패킷을 제 방향으로 라우팅시켜 주기만 하면 되므로 네트워크 내의 라우터와 스위치의 부담을 덜어준다. 또한 가입자를 대상으로 하는 여러 가지 다양한 서비스를 추가할 수 있다. 라우터 업체 중심 물밑 영업전 한창MPLS가 QoS, 트래픽 관리 등의 해결책인 동시에 수익 모델의 해결책으로 부상하고 있는 가운데, 이 시장을 잡기 위한 장비 업체들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시스코 시스템, 주니퍼 네트워크, 루슨트 테크놀로지, 유니스피어 네트워크, 마르코니, 알카텔, 노텔 네트워크, 리버스톤 등은 MPLS를 이용한 VPN 서비스의 이점 알리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기존에 자사의 라우터나 대형 통신 장비를 이용해 구축한 사이트일 경우는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들 업체는 기존 장비를 그대로 두고 서비스를 할 경우와 MPLS VPN을 추가로 도입했을 경우의 수익을 비교해 가며 활발히 영업전을 펼치고 있다. 지난 7월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MPLS VPN 서비스를 시작한 데이콤의 경우는, 기존에 보유하고 있는 시스코 GSR 12000 시리즈에 MPLS VPN을 구현한 가상 라우터 형태로 서비스를 추진했다. 데이콤의 경우처럼 기존에 백본 라우터를 몇 대씩 먼저 도입해 운영중인 통신 서비스 업체라면 기존 라우터를 활용해 MPLS 기능을 얹는 방식이 훨씬 비용 효과적이다. 그러나 신규 서비스를 시작하거나 추가로 서비스 계획을 가지고 있다면 별도의 MPLS 기능이 구현된 전용 장비도 많이 출시되고 있으므로 비용과 네트워크 환경을 잘 따져보고 선정해야한다. 올 초 MPLS 전용 장비를 대거 출시한 한국마르코니의 박진성 부장은 “사업자마다 MPLS 도입 기본 방향이 다르다. 기존에 보유하고 있는 네트워크 환경이 다르므로, 세밀한 조사와 테스트를 통해 적합한 솔루션을 결정해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10여 통신 업체 서비스 준비중MPLS VPN 도입에 대한 고려는 올 초부터 꾸준히 이어졌다. 한국통신, 데이콤, 유니텔 등 10여 통신 서비스 업체들은 자사의 전국망을 활용한 부가 서비스의 일환으로 이미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거나 준비에 들어갔다. 통신 서비스 업체들이 이처럼 MPLS VPN 서비스에 적극 나서고 있는 이유는 자사 네트워크의 이용률을 높이기 위한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기 때문이다. MPLS VPN 서비스는 구축된 라우터의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만으로 가능하기 때문에 언제라도 서비스에 들어갈 수 있다. 하드웨어 또는 소프트웨어를 이용하는 LAN 투 LAN VPN이나 액세스 VPN 서비스는 기업 입장에서 초기 구축비가 많이 드는 반면, MPLS VPN은 통신사업자가 모든 장비와 운용 인력을 지원하기 때문에 초기 비용이 적게 드는 장점이 있다. 따라서 사용자가 적은 기업의 경우 액세스 VPN, LAN 투 LAN VPN을 적용하고, 가입자가 최소한 10개 지점 이상 많은 곳에 분포돼 있을 경우 MPLS VPN을 활용하는 것이 적합하다. 국내의 경우는 10여 통신 서비스 업체가 도입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가장 먼저 데이콤이 지난 7월부터 인터넷 망인 보라넷을 이용한 MPLS VPN 서비스에 들어갔다. 데이콤은 이 서비스를 위해 시스코와 주니퍼의 라우터에서 MPLS 기능을 수차례 테스트했다. 기존에 보유하고 있는 시스코 GSR 12000 라우터를 사용해 비용을 최대한 줄이면서도 기존 인프라를 활용하기 위해 MPLS 소프트웨어를 얹어서 가상 라우터를 구현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국통신이 프레임릴레이 망과 인터넷 망인 코넷을 결합한 엔텀VPN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코넷망만을 이용한 MPLS 기반 VPN 서비스도 검토중이다. 드림라인도 머큐리와 협력해 인터넷 전용회선의 부가 상품인 IP VPN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드림라인은 인터넷 보안 문제를 해결한 IP VPN 상품을 제공해 기존 전용회선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으로 본사와 지사, 그리고 각 대리점 등을 연계하는 기업 전용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향후 패킷 암호화와·필터링 등의 보안 기능이 강화되는 네트워크 기반 VPN 서비스, 네트워크 속도와 품질이 보장되는 MPLS VPN 서비스도 추가할 계획이다. 지앤지네트워크, 하나로통신, 유니텔 등도 VPN이나 CoS(Class of Service) 등 프리미엄 인터넷 서비스를 위해 내년에는 MPLS 도입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MPLS 도입을 위한 장비 테스트를 진행중이다. QoS, VoIP 등 수익 모델 명확통신 서비스 업체들이 기존 통신 서비스에서는 수익 차별화를 보지 못하고 MPLS VPN과 같은 기능을 통한 부가 서비스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이런 현상은 국내 기간 통신 업체들이 기본 시내전화 서비스로는 거의 수익을 올리지 못하고 있는 반면, 음성 메일과 발신자 표시 등 부가 서비스에서는 많은 수익을 거둬들이는 것과 유사하다. MPLS VPN 구축의 이점은 몇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기존 IP 네트워크에 그대로 서비스를 붙일 수 있고, 서비스 호환성도 뛰어나 VoIP, ASP 등 고객 요구에 따른 서비스를 추가하기 쉽다. 특히 라우터는 독자적인 대역폭 할당과 QoS 제공이 어려워 MPLS 서비스를 통해 차세대 IP 망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데이터 전송 서비스에 필요한 넓은 대역폭과 음성, 화상 등 실시간 멀티미디어 서비스에 필수적인 QoS, 지연 시간 단축을 모두 만족시킨다. 둘째, VPN 게이트웨이 또는 소프트웨어를 이용한 액세스 VPN 수준의 서비스는 경쟁 업체나 보안 업체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어 경쟁력이 없다. 망 자체를 보유하지 않으면 MPLS VPN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다는 점도 통신 업체들에게 매력적인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MPLS VPN은 또한 프레임릴레이에 비해 네트워크 운용 효율을 높일 수 있으며, IP 기반 애플리케이션을 관리하기에도 편리하다. 셋째, 돈버는 서비스로 연결시킬 수 있다. MPLS 기능을 도입하면 기업 고객은 서비스를 통해 가입자에게 일정한 대역폭을 할당할 수 있어 수준 높은 유료 서비스가 가능해진다. MPLS는 패킷에 우편번호처럼 부착한 라벨을 해독, 라우팅하기 때문에 트래픽 관리와 함께 특정 데이터를 우선적으로 처리하는 CoS 서비스 등 프리미엄 서비스가 가능하다. 이런 프리미엄 서비스를 보고 이미 데이콤이나 한국통신이 부분적인 서비스를 서둘러 시행하고 있고 다른 업체들도 참여를 속속 공언하고 나서는 것이다. 데이콤은 MPLS VPN에 이어 데이터의 전송속도를 좌우하는 대역폭을 가입자와 계약한 일정수준 이상으로 보장하는 SLA(Service Level Agreement) 제도를 실시할 계획이다. 또 가입자 요구에 따라 특정 데이터를 우선적 라우팅해 중요 문서의 전송을 보장하는 CoS 서비스도 내년 초 도입할 방침이다. 한국통신도 코넷망 일부에 MPLS 프로토콜을 장착해 내년부터 MPLS 기반의 VPN 서비스를 개시할 예정이며, 서비스가 일정단계에 오르면 CoS 서비스 등도 제공할 예정이다. 성능저하·호환성·보안 문제 미결이런 장점도 많지만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는 문제도 산재해 있다. 먼저 MPLS를 IP망에 적용하면 라우터의 성능 저하가 있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MPLS를 이용한 지능형 매핑 서비스 기능은 네트워크를 통해 특정 사용자나 애플리케이션이 요구하는 경로를 제어함으로써 계층화된 서비스 등 QoS 향상이 가능하다. 그러나 MPLS를 네트워크에 적용할 경우 라우터가 처리해야 할 라우팅 테이블의 수가 급격히 증가하기 때문에 성능 저하없이 잘 처리할 수 있느냐가 관건으로 작용하고 있다. 둘째, 기본적으로 MPLS 장비들은 ATM이나 프레임릴레이의 연장선상에서 우수한 QoS를 지원하지만, 업체마다 다른 하드웨어 특성에 따르는 큐잉의 구현 방법이 틀려 호환성에 문제를 가진다. 특히 라우터 업체인 시스코가 초기 주창해 나온 프로토콜이고 공급 업체별로 구현 방식이 달라 아직은 도입이 이르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기술이 지난 97년 처음 등장해 시스코, 알카텔, 주니퍼 등이 각각 자사 라우터에서 MPLS 기능의 보안, 안정성을 높임에 따라 기술적인 문제점들이 눈에 띄게 줄었다는 것이 반대로 이점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셋째, 보안 문제도 걸림돌이다. 터널링 IPSec VPN에 비해 가입자단 라우터의 부하를 줄일 수 있지만 MPLS VPN은 암호화 기능이 상대적으로 취약하다. 가장 큰 강점 ‘기존 인프라 활용’앞으로 통신업체들의 가장 큰 고민은 ‘이미 많은 돈을 쏟아 부어 구축한 네트워크를 어떻게 활용해 쉽게 부가가치를 얻어 낼 수 있는가’하는 부가 서비스의 구현으로 쏠릴 것이다. 벌써 이들의 집중 품목에는 VoIP, UMS, VPN 등 다양한 IP 서비스들이 올라있다. 올해가 이런 기능 구현에 대한 세부적인 시장 조사 기간이었다면, 내년은 본격적인 서비스로 들어가는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통신 서비스 업체들은 기업 고객의 요구가 다양화되고, 액세스 기술들이 광대역화되면서 확장성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네트워크를 어떤 식으로 확장할 것인지, 그리고 어떻게 해야 수익성이 높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지, 또 급속히 늘어나는 서비스와 가입자에 대한 관리를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