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 프라이머리 CBO에 대한 뜨거운 관심이 한바탕 휩쓸고 지나갔다. 이번에는 소리소문 없이 CLO(대출채권담보부증권)가 등장했다. CBO는 벤처기업을 대상으로 한 전환사채 발행이었다. 반면 CLO는 벤처캐피탈이 은행으로부터 대출 받은 자금으로 벤처기업에 투자하면 은행은 벤처캐피탈의 대출채권을 모아 이를 담보로 기술신용보증기금이 보증하는 CLO를 발행해 자금을 회수하는 제도다. 쉽게 말해 부동산 대신 벤처기업의 주식이 대출 담보물이 되는 것이다. 6월 하순 처음으로 실시된 CLO발행에는 14개 창투사가 참여해서 총 520억 5,000만 원의 자금을 하나은행으로부터 대출 받았다. 창투사들은 130개 종목의 벤처기업 주식을 담보로 맡겼다. 닷컴부터 바이오까지 다양한 주식이 담보로 맡겨졌고 담보로 맡긴 증권에 대한 평가는 삼일회계법인과 주간사인 한양증권이 시행했다. 지난번 벤처 프라이머리 CBO 발행시 평가기관과 벤처기업간의 가치평가로 논란이 일었지만 이번에는 '선수'들 끼리의 거래여서 인지 별다른 잡음 없이 깔끔하게 마무리됐다고 한다. 이번 CLO발행은 벤처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해 재정경제부에서 지침을 내려 시행되었다. 벤처기업의 돈줄인 벤처캐피탈에게 투자자금을 마련해 주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정작 '혜택'을 받는 벤처캐피탈의 반응은 '썰렁' 그 자체였다. 이유는 간단하다. 벤처기업은 돈줄이 막혔어도 벤처캐피탈은 투자재원이 넉넉하기 때문이다. 그 동안 조성해 놓은 조합펀드도 쌓여 있는데 은행에서 대출까지 받을 이유가 없는 것이다. 지금 벤처캐피탈에게 필요한 것은 돈이 아니라 투자할 만한 적당한 벤처기업이다. 신음하는 벤처기업을 보는 정부는 안타깝겠지만 현실적이지 못한 정책은 외면 받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