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성엔지니어링 경기침체, 위기관리로 승부

일반입력 :2001/06/19 00:00

진정란 기자

주성엔지니어링은 반도체 전공정 핵심 장비인 CVD 전문 개발 업체로 세계 CVD 시장이 침체기임에도 불구하고, 적극적인 R&D와 신규 시장 개척으로 위기를 극복하고 있다. 올해 1/4 분기 대만, 일본 등지에서 수출 실적이 다소 호전된 데 힘을 받아 2002년쯤 활기를 되찾을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 5월 21일 현재 주성엔지니어링(이하 주성)의 시가총액은 약 3,404억 원으로 코스닥 등록 기업 시가총액 순위 17번째다. 국내외 반도체 시장의 침체에도 불구하고, 주성은 올해 예상 매출액을 작년대비 약 90% 정도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제품 다각화와 적극적인 해외영업을 통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중인 주성은 특히 해외수출에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 실제로 올해 1/4분기 매출액 중 38%는 해외영업에 의한 매출이다. 시장 세분화, 제품별 타겟 시장 겨냥올해 약 1,024억 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기대하는 주성은 해외수출 비중을 전체 매출액 대비 약 55%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하지만 미국의 반도체 장비 업종의 경기지표를 알리는 B/B Ratio가 4월중 최근 10년간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는 뉴스가 잇따르고 있어 주성의 해외수출 전망은 불투명해 보인다. 95년 회사 설립 이후, 반도체 전공정 장비 중 CVD(화학증착장비) 분야에만 매진해왔던 주성의 주력 제품군은 HSG LP-CVD, TaO MO-CVD, HDP PE-CVD다. CVD 전반에 걸쳐 제품 라인을 구축하고 있는 주성은 반도체 전공정 장비 시장을 세분화해 제품별 타겟 시장을 정확히 겨냥하고 있다.우선 HSG LP-CVD는 CVD 분야 중에서도 특화된 분야로 주성이 전체 시장의 50%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이 분야에서는 독보적인 위치다. 그렇지만 HSG LP-CVD 시장이 워낙 작고, 특화된 분야이므로 실제 매출 규모는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에 반해 TaO MO-CVD나 HDP PE-CVD는 범용 CVD 시장이라고 할 수 있다. 게다가 TaO MO-CVD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로 성공적으로 시장에 진입한다면 시장 선두주자로 시장을 장악, 리드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농후하다. 특히 HSG LP-CVD 제품 개발로 시장으로부터 신뢰를 얻었고, 핵심기술도 보유하고 있어 이 시장에 대해 어느 정도 확신에 차있다.이에 비해 HDP PE-CVD는 이미 시장이 성숙하였으며, 주요 경쟁업체들이 장악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HSG LP-CVD에 비해 시장규모가 5배나 크기 때문에 틈새 시장 전략을 제대로 세우기만 한다면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으리라는 기대가 크다. 한편 작년 8월에 경쟁업체 아펙스와의 M&A를 적극 검토한 바 있는 주성은 해외 현지 생산시설을 구축하는 등 세계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대만 업체와의 M&A를 검토중이다. 재고율 저하·안정적인 현금 유동성 확보로 위기 관리주성 IR 담당 김동식 부장은 “올해 주성의 주요 재무 전략 방침은 가용 자금의 효율적 배분과 안정성 위주의 자금 운용이다. 시설투자를 최소화하고, 우선 순위에 입각한 R&D 투자를 진행할 것이며, 유가증권 등의 투자를 제한하여 안정적으로 현금 유동성을 확보할 방침”이라고 설명한다. 매출 채권, 재고 자산 회전율이 하락하고 있다는 약점을 안고 있지만 일단 현금유동성 확보라는 측면에서 큰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기대된다. CVD 부문은 워낙 진입장벽이 높은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신규 경쟁자가 시장에 진입하기 힘들다. 특히 주성은 이미 양산 설비를 충분히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가격 경쟁시 비용우위 측면에서 경쟁력을 갖췄다. 게다가 반도체 장비 산업이 새로운 테크놀로지를 기반으로 변화하고 있고, 주성의 기술력은 차세대 반도체 장비 개발의 필수 요소이므로 향후 성장 가능성이 높다. 또한 TFT-LCD CVD나 Dry Etcher 등 신규 시장 진입을 위해 제품 라인을 다양하게 구축하고 있어 매출 전망은 밝다. 여기에 최근의 원화 약세에 따른 수출 가격 경쟁력도 호재로 작용한다.유럽, 아시아, 미국 지역의 해외영업망을 확보, 내수 시장과 외수 시장 의존비율을 골고루 분산시켜 시장 변화에 따른 적응력을 높인 것도 주성의 경쟁우위 요소 중 하나다. 그러나 기업이나 제품의 대외인지도가 낮고, 소자 업체에 대한 설비 투자를 축소하고 있어 선발 경쟁업체의 신장비 개발에 따른 제품 경쟁력이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한계다. 한편 주성엔지니어링의 최대 주주는 황철주 사장과 특수관계 지분으로 약 40%. 그외 개인 투자자, 기관투자자, 외국인, 사원 등이 일정 비율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 사외이사는 없으며, 사내 감사제를 도입, 회사 경영 상태를 체크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