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처럼 닷컴이 몰락하고 하루아침에 미래가치가 수익성 앞에 무너져 버린 작년 하반기, 확실한 돈버는 비즈니스로 업계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았던 분야가 있었다. 바로 웹에이전시 비즈니스. 하지만 낮은 진입장벽으로 인한 1000여 개 업체의 난립, IT 투자 위축으로 인한 물량 감소, 과다경쟁으로 인한 업체간 덤핑 경쟁 등으로 지금은 심각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 1월 웹에이전시 업체 홍보담당자들의 만남 역시 이러한 위기의식이 한 몫을 거들었다. 모임이 지속되면서 이야기는 자연스레 협회 구성 건에 이르렀다. 하지만 회원 참여 자격과 웹에이전시 명칭 고수 여부 등 몇 가지 쟁점들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면서 수그러들었다. 그러던 5월의 어느 날. 웹에이전시 업체들은 한 통의 메일을 받았다. 내용은 5월 31일 열리는 '제1회 웹에이전시 포럼 및 세미나' 참가 요청서. 정보통신부가 주최하고 한 신문사가 주관하는 행사였다. "그 동안의 모임을 통해 업체들 모두 협회 결성이 필요하다는 원칙론에는 찬성한다고 생각했다. 정부지원을 끌어내지 못하면 자칫 하청산업으로 전락할 수도 있는 위기 상황에서 하루라도 빨리 움직여야만 한다고 판단했다." 포럼 추진을 실질적으로 담당한 이용현 탑랭커닷컴 전 홍보팀장의 설명이다. 현재 웹에이전시는 산업군 자체에 포함되지 않아 정부지원을 바랄 수도 없는 상황. 정통부와 웹에이전시 업체들이 한자리에 모여 웹에이전시 미래를 제시할 수 있다면 어려운 환경에서 정부의 지원금을 끌어낼 수 있고, 컨소시엄 결성이나 정부를 발판 삼은 해외 진출 등 효율적인 비즈니스도 전개할 수 있다는 것. 또한 백지 입찰까지 나도는 가격덤핑 시장에 공정거래를 유도하고 신생업체나 전문 웹에이전시 양성을 위한 교육사업도 체계적으로 벌일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문제는 메이저 업체들의 참여 여부. 영향력 있는 업체들을 끌어들이지 못한다면 포럼은 결국 무산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반응이 예상보다 차갑다."협회가 결성되면 주도적으로 나서야할텐데 당장 회사를 추스리는 일이 급선무라 여력이 없다. 또한 후발주자들에게 줄 수 있는 것에 비해 과연 우리가 얻어낼 수 있는 것은 무엇일지 회의도 든다." 한 메이저업체 실무자의 이야기다. 한편 다른 업체 관계자는 신문사 주도의 급작스런 협회 결성 움직임에 우려를 표명하면서 협회를 설립한다면 당연히 업체들이 주도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처럼 협회 결성은 아직 넘어야할 산이 많다. 어떠한 결과가 나올지도 아직은 미지수. 하지만 웹에이전시들의 생존 몸짓들이 하나둘 구체적인 윤곽을 띄고 있는 것만은 고무적인 일임에 틀림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