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슬론용 메인보드 「ECS, K7VZA」

일반입력 :2001/05/23 00:00

장지혁 하드웨어 랩

보급형 KT133A 메인보드

DDR 메모리를 쓰는 메인보드가 시장에서 갈피를 못 잡고 있기는 하지만, SDR 메모리용 메인보드에 대한 인식이 보급형이라는 것에는 변함이 없다. 하지만, 이 보급형이라는 표현은 DDR 메모리용 메인보드와 비교한 상대적인 것일 뿐, 그 값이 절대적으로 낮은 것은 아니다.

실제로 KT133A 칩셋을 쓴 메인보드는 고급형 i815E 칩셋 메인보드와 같은 수준이거나 오히려 비싼 가격대를 유지하고 있었다. 이런 경향은 저가 프로세서인 듀론이 아무리 셀러론보다 싸더라도 결과적으로는 더 높은 비용을 지불해야만 시스템으로 갖출 수 있는 결과를 낳았기 때문에 AMD 프로세서를 써서 시스템을 구축하려는 사람들에게는 좋지 않은 점으로 지적되어왔다.

K7VZA는 이런 면에서 볼 때 가장 긍정적으로 볼 수 있는 제품이다. 이 제품을 실제로 접할 수 있는 가격은 중저가형 i815EP 메인보드 수준까지 내려간다. 시스템버스 266MHz의 애슬론 프로세서를 쓰는데 문제가 없는 KT133A 칩셋을 쓰면서 이와 같은 낮은 가격이라는 것은 별 것 아닌 듯 보이지만, 나름대로 큰 의미를 지닌다.

적어도 애슬론 시스템을 보급하는데 있어서 가격에 대한 부담을 크게 줄었다는 것은 의미하는 바가 크다.

안정성을 고려한 충실한 설계

그렇다고 K7VZA가 단지 보급형 메인보드오만 머무르는 것은 아니다. 일반적으로 저가형 메인보드라고 하면 그만큼의 부족한 부분을 갖기 마련인데, 이 제품은 그렇지 않다. 오히려 중급 수준의 가격대를 유지하는 다른 KT133A 메인보드에 비해서 훨씬 안정적이고 정리된 모습을 보인다.

4중으로 보강된 전원부는 도가 지나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전체적인 정리 상태를 비롯해 각 부품 배치 등에서 풍기는 느낌은 질서정연하다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다. 외형에서 풍기는 느낌 뿐 아니라 성능에 있어서도 무척 안정되어 있다. 처리 속도야 평이한 수준이라고 하겠지만, VIA 칩셋 메인보드에서 민감하게 여기는 I/O 시그널의 노이즈나 AGP 인터페이스의 안정성 등에서 무난하거나 안정적인 상태를 보여준다.

무엇보다 일부 애슬론용 메인보드에서 나타나는 고클럭 애슬론 프로세서에서의 불안정한 문제도 이 제품에서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

K7VZA는 특징이라고 부를만한 것은 없다고 할 수 있는 메인보드다. 단지 이 제품은 AMD의 K7 계열에 해당하는 모든 소켓A형 프로세서를 쓸 수 있는 순수한 메인보드일 뿐이다. 하지만, 단지 몇 만원 싼 가격과 넉넉한 안정성은 다른 메인보드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적어도 애슬론이나 듀론 프로세서의 보급에 걸림돌이 되었던 메인보드의 성능과 가격 문제를 일거에 해소하고 있다는 것은 무척 의미 있는 일이다.

그동안 보급형 시스템으로 듀론 프로세서를 생각하고 있으면서도 마땅한 메인보드가 없어 생각을 접었던 사람들이나, 고클럭 애슬론 프로세서를 쓰려고 하면서도 안정적으로 쓸 수 있는 마땅한 메인보드를 찾지 못한 사람들에게 K7VZA는 가격으로 보나 성능으로 보나 무척 괜찮은 선택이 될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