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 속의 정보「EIP」로 꿰어야 보물

일반입력 :2001/05/03 00:00

안진숙 기자

인트라넷, 그룹웨어, ERP(En-terprise Resource Plan-ning), 기간계 시스템, OA (Office Automation) 프로그램 등 기업 곳곳에 산재한 이기종 플랫폼의 데이터를 단일 인터페이스를 통해 검색하고, 원하는 정보에 빠르게 액세스할 수 있게 해주는 EIP(Enterprise Information Portal)가 급부상하고 있다. 3년전 야후가 마이야후!라는 개인화된 인터넷 포탈을 내놓으면서 성공을 거두자, 이를 기업의 업무와 결합하는 방향으로 발전시킨 프론트엔드 솔루션이 EIP다. 최근 발표되는 각종 보고서를 보면 IT 부문 소프트웨어 비용 지출에 있어 차세대 조류로 떠오르고 있을 뿐 아니라 2002년까지 1억 4800만 달러 규모의 시장으로 성장할 ‘태풍의 눈’으로 꼽히고 있다. 국내외 20개 솔루션 업체 공방전EIP 시장에 진입하고 있는 업체는 접근 측면에서 3가지 부류로 나눠볼 수 있다. ▲엔터프라이즈(Enterprise) 포탈 ▲널리지(knowledge) 포탈 ▲워크스페이스(Workspace) 포탈 등으로 구분된다. 엔터프라이즈 포탈은 EAI(Enterprise Application Integration), BI(Business Intelligence), ERP 업체들이 접근하는 방식으로 기존 애플리케이션과 통합하는데 중점을 둔다. 이 방식으로 시장에 참여하고 있는 업체는 오라클, SAP, 팁코, 비아도르, 허밍버드, 후지제록스, 사이베이스, 어센셜 등. 널리지 포탈은 그룹웨어, 지식 관리(KM) 등에 종사해온 업체들이 접근하는 방식으로 IBM, 핸디소프트, 나눔기술, 로터스 등이 해당된다. 마지막으로 워크스페이스 포탈은 마이크로소프트, IBM, 플럼트리, CA 등이 여러 솔루션으로 전방위적인 접근 방식을 취한다. 이 시장에 가장 먼저 EIP 솔루션을 들고 나온 업체는 플럼트리. 플럼트리는 올해 넥스존과 함께 국내 비즈니스 참여를 공식화했다. 브랜드 인지도가 높은 플럼트리 EIP 솔루션은 포탈 서비스 구성, 광범위한 애플리케이션 통합과 인터넷 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넥스존은 지난 3월초 플럼트리와 국내 제품 판매권, 상호 협력에 대한 제휴를 맺고 제조·금융·공공 분야의 대기업을 대상으로 활발한 수주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현재 제품 테스트를 완료하고 국내 시장에 맞는 제품으로 변환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플럼트리가 가장 강점으로 내세우는 것은 여러 애플리케이션 모듈을 호환성 있게 지원하는 가제트(gadget)를 제공한다는 점. 이 가제트는 기존 제품 모듈이 있는 경우는 무료, 추가 개발해야 하는 경우는 유료로 공급된다. 국내 솔루션과 붙이는 모듈 개발은 넥스존이 맡는다. 넥스존의 강성진 사장은 “올해 10개 사이트 정도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그룹웨어와 KM은 자체 솔루션을, 검색은 베리티를 채택한다. BI와 EAI가 문제인데 백엔드는 팁코와, EIS(Executive Information System)는 하이페리온과 협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EDMS(Electronic Document Mana-gement System) 부문에서 접근하는 허밍버드는 EIP 4.0을 발표했다. 이 제품은 싱글 사인온을 비롯해 구조화·비구조화 데이터 검색, 다이내믹 HTML 기능 통합 등이 강점이다. 관리자는 EIP 구현을 자동으로 업그레이드해 플러그인을 추가 설치하고, 새로운 애플리케이션과 정보 소스를 파악할 수 있는 웹 업데이트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EIP 4.5 버전에서는 협업 기능과 사용자 인터페이스 설계, 직관성을 개선해 플러그인과 기존 애플리케이션에 대한 지원을 개선하고 PDA와 같은 무선 장비도 추가 지원하게 된다. 허밍버드 코리아는 삼성전자, SK텔레콤, 현대자동차, LG전자, 다음커뮤니케이션, 육군 등 국내 100개 이상의 업체에 KMS, EDMS 솔루션을 공급했으며 이를 기반으로 EIP 시장을 일궈나간다는 계획. 마이크로소프트도 내년 초 쉐어 포인 포탈 서버 2001(SharePoint Portal Server 2001)을 통해 EIP 시장에 진입할 예정. 비즈토크 서버와 연계해 웹 애플리케이션과 EIP를 접목한 EAI 시장에 드라이브한다는 계획을 내놓은 바 있다. 이 서버는 사용자가 다양한 소스를 통해 방대한 정보를 수집할 수 있는 포탈의 역할을 수행하고, 여러 DB와 웹에서 문서와 기타 정보를 검색할 수 있으며 버전 제어나 체크인/아웃과 같은 문서 관리 기능을 지원한다. 컴퓨웨어도 엔터프라이즈 포탈인 옵티멀뷰(OptimalView)를 출시했다. 옵티멀뷰는 컴포넌트 기반의 개발과 작업 흐름 옵션을 갖춘 통합 기능을 제공한다. 컨텐츠 공급 기능이 내장돼 최소 지식으로 컨텐츠를 작성하고 웹을 통해 시스템을 원격 관리할 수 있다. ERP·BI·KMS 등 접근 차별화기업 정보통합을 위한 EIP 솔루션 시장이 본격화하고 있다. 사진은 CA의 자스민ii 포탈 제품오라클, IBM, 사이베이스 등 데이터베이스 업체와 ERP 업체의 시장 참여도 부쩍 늘고 있다. 한국IBM은 IBM EIP 7.1 한글판을 내놓고 주도권을 잡기 위해 개발·마케팅·영업·서비스 전문 인력을 충원하고 마케팅 프로그램을 시행하는 등 투자 계획을 밝힌 상태. 한국IBM 소프트웨어 사업부 주철휘 부장은 “매니지먼트 시장을 겨냥한 사업에 나섰다. IBM과 non-IBM 데이터 소스, 멀티미디어 컨텐츠, 광범위한 소스들로부터 정보를 통합할 수 있게 해주는 인프라 역할을 한다. 다양한 e-비즈니스 애플리케이션에 걸친 검색과 액세스, 트랜잭션, BI, DW(Data Warehouse), CMS (Content Management System) 등으로 정보를 통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IBM과 전면전을 벌이고 있는 오라클도 엔터프라이즈 포탈 전략을 공개했다. 오라클8i와 웹DB 포탈 구축 툴을 기반으로 오라클이 내놓은 패스트워드 엔터프라이즈 포탈(Fastward Enterprise Portal) RPM은 정보를 수집하고 트랜잭션을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애플리케이션이나 웹사이트, 대형 첨부 파일이 들어 있는 전자우편 메시지 등 정보 소스의 수를 줄여준다.한국오라클은 정보와 컨텐츠 통합을 위한 프레임웍으로 툴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API, 포탈 미들웨어를 구성해 개발업체가 객체 지향적인 개발을 할 수 있도록 도울 계획이다. SAP도 EIP 업체인 탑티어 소프트웨어를 인수하고 시장에 입성했다. 탑티어 기술의 일부는 이미 SAP 엔터프라이즈 포탈인 mySAP 워크플레이스에 통합된 상태로 SAP는 EIP, CRM, SCM(Sup-ply Chain Management), e-마켓플레이스 분야에 더욱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사이베이스도 백엔드 엔터프라이즈 통합에서 자사의 강점을 극대화시킨다는 계획이다. 사이베이스 EIP 제품은 레거시 데이터와 구매 주문 시스템에 대해 액세스할 수 있고 백엔드 시스템과 데이터베이스에 대한 가상 보기를 만들어준다. 국내에서 사이베이스 EIP는 뮤추얼 펀드, 주식 거래, 온라인 뱅킹 등 파트너에 대한 중간급 투자자를 모집하고 있는 금융 서비스 업체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한국사이베이스는 삼성SDS와도 EIP 관련 사업에 대해 물밑 작업중인 것으로 알려졌다.이 밖에 BI에서 EIP로 넘어오는 단계에 있는 비아도르는 HP, 나눔기술, 현대정보기술 등과 솔루션 공급 계약을 맺고 사업을 벌이고 있다. 한국CA도 한글 자스민ii 포탈 3.0으로 EIP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자스민ii 포탈 3.0은 개인화, 다국어 지원, 최신 관리 기능 등을 통해 기업 정보 공유와 업무 생산성 극대화는 물론 효율적인 글로벌 e-비즈니스를 지원한다. 라이거시스템의 오종언 기술 과장은 “자스민ii 포탈은 기존 그룹웨어에서 전환된 EIP가 아닌 자바 기반으로 개발된 솔루션”이라며 “호환성과 확장성이 우수해 개발이 쉽고 구축 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국내 기업 상당수도 e-비즈니스에 맞는 통합 기반의 EIP 솔루션 도입을 검토하고 있어 이 시장을 놓고 국내 업체들의 참여도 활발하다. 백엔드 EAI, 프론트는 EIP로 통합 허밍버드의 EIP 4.0 초기화면우선 시장에 대한 기대로 SI업체들의 시장 참여가 줄을 잇고 있다. EIP 전문 솔루션을 확보하고 자사가 보유한 ERP, EAI, BI 사이트를 중심으로 텃밭지키기에 주력하는 모습.SKC&C, 대림정보통신, 동양시스템, 쌍용정보통신, KCC정보통신, CJ드림소프트, LG-EDS, 한전KDN 등이 해외 솔루션 업체와 손을 잡고 ERP나 KMS (Knowledge Manageme수 System)를 기반으로 한 영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산 솔루션 개발업체들도 그룹웨어, KMS를 잇는 차세대 제품의 개발 방향을 EIP로 잡고 솔루션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기존 패키지 형태의 단순 포탈에서 기업의 지식 경영을 위한 EIP로 개념 변화하고 있는 KMS가 일반적. 따라서 그룹웨어 시장을 중심으로 KMS, EAI 등 기간 시스템을 통합한 EIP 도입이 확산되고 있다. 삼성SDS는 지난해 말부터 EIP, KMS, EDMS 기능을 통합한 익스체인지 기반 그룹웨어 ‘싱글2000’의 사내 구축 작업을 진행중인데 이 제품을 패키지화해 삼성그룹 계열사, 국내외 시장에 공급할 준비를 하고 있다. 현대정보기술에서 분사한 그룹웨어 전문업체인 웹플러스도 최근 마이크로소프트 익스체인지2000에 기반한 그룹웨어인 ‘플러스웨어’와 EIP 솔루션인 ‘플러스EIP’를 개발 완료하고 현대투자신탁, 현대정공 등 현대 그룹사를 대상으로 공급을 시작했다. 가장 두드러진 활동을 보이고 있는 나눔기술은 지난해 비아도르와 공동 출시한 스마트플로우*EIP로 국내 EIP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삼성투자신탁을 시작으로 인천제철과 한국디지털위성방송에 스마트플로우*EIP를 구축하는 등 성과를 내고 있다. 현재 금융권을 비롯한 일반 기업들이 정보 창구 단일화와 협업(Collabora-tion), 커뮤니케이션 기능 강화를 목적으로 EIP 솔루션 도입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어 많은 업체들이 솔루션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러나 시장이 과열 혼전 양상을 띠고 있다는게 업계의 지적이다. 포탈 시장이 기술 공급업체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기 때문. EIP 시장이 이렇게 공급업체와 도입 고객의 눈길을 잡아끄는 1차적인 이유는 지식 도구, 비즈니스 프로세스에 대한 지원, 영업과 마케팅 지원에 대한 요구 때문이다. 2차적인 이유는 협업, 분산 데이터에 대한 접근, 실제 응용 가능한 업무 데이터의 필요성에 있다. 따라서 기업은 통합된 정보 소스를 제공할 수 있다.사용자는 자신의 영역에서 개별화된 업무를 처리할 수 있어 시스템 관리가 편리해진다. EIP가 광범위하고 각기 다른 분야와 솔루션으로 이 시장에 접근하려는 업체가 많은 것이 바로 이런 까닭이다. EIP가 올해 기업용 소프트웨어 시장의 화두임은 틀림이 없다. 올 한해 EIP 시장은 통합이라는 대명제 아래 EAI와의 연계, 연계 솔루션 확보, 사업 방식 다양화, 유·무선 접목 등 다양한 방식으로 비즈니스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공급 측면에서는 업체간 ‘전략적 제휴’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솔루션 자체가 단순 패키지 차원이 아니며 영업에 있어서도 대규모가 유리하기 때문에 SI업체들을 끼고 영업 일선에 뛰어드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EIP 업체, SI업체, 컨설팅 업체들의 협력이 연일 발표되고 있다.또 해외 솔루션의 경우 국내 솔루션을 포함해 다양한 애플리케이션과 통합하기 위한 가제트 형식의 인터페이스 작업이 필요하다는 지적에 따라 공급업체들의 로컬화 작업이 한층 가속화되고 있다. 특히 은행·증권 등 금융기관과 대기업, 공공기관 등에서 국산 모듈과의 호환성 여부를 이미 요구하고 있어 로컬화를 기반으로 수주 경쟁에 본격 나서는 모습이다.기업의 현업 부서에선 매출 신장과 업무 효율성 문제 등으로 고민이 없을 수 없다. 개발자는 개발비와 시간 단축, 관리와 지원부서는 비용 절감은 물론 서비스 향상에 치중한다. 따라서 기업 내외의 다양한 정보에 대해 간편하게 액세스할 수 있는 것이 문제 해결의 열쇠.EIP 도입, 기업 내부 환경 ‘체크’EIP를 도입하면 개발자는 단일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로 빠르게 포탈 애플리케이션을 구현할 수 있게 해주는 컨텐츠 API를 포함한 코딩 작업에서 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다. 개별적인 인터페이스로 프로그래밍할 때에 비해 5분의 1 수준.그러나 점검해야 할 부분도 있다. EIP 선택시 업체가 주의해야 할 사항에 대해 허밍버드 코리아의 길경수 사장은 “EIP가 갖춰야 할 기능으로는 개인화, 인덱스와 검색, 정보 분류, 통합, 보안 기능 등이 있다. 이런 기능을 어떤 방식으로 지원하는지 자사 환경에 적용했을 때의 시나리오와 시뮬레이션을 거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한다.

비정형 정보 자원과 정형화된 정보 자원의 통합은 모든 비즈니스 포탈에 있어 큰 과제다. 메인프레임, ERP 등 기존 백엔드 시스템에 저장된 데이터는 정형화돼 있지만 EIP를 구성하기 위해서는 서류, 이미지 등 70%가 넘는 비정형 데이터도 단일 인터페이스로 액세스할 수 있어야 한다. 기업에 적용했을 때 이런 기능이 얼마나 효율성을 발휘할 수 있을지가 기존 환경과 함께 고려해야 할 부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