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하반기부터 중소기업청이 발벗고 나선 중소 ERP(Enterprise Resource Planning) 공급 정책이 국내외 ERP 업체들을 분주하게 만들고 있다. 중기청이 IT SW 보급과 관련, 기초정보 SW와 기본·고급형 ERP로 나누고 기초정보에 47억원, ERP에 133억원을 지원하기로 하자 중소 ERP 업체는 물론이고 대형 업체들도 경량화한 ERP를 들고 시장 참여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기본형과 고급형의 경우 각각 컨설팅 비용과 SW 구입비의 50%인 최고 1000만원, 2000만원까지 지원하고 중소기업 시장의 경우 파급 효과가 동종 업계로 수평적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시장 선점이 중요할 것이라는 판단을 내리고 있다. 정부가 사내 정보화와 전자상거래를 통한 생산성 향상을 염두에 두고 중소기업에 ERP 도입을 적극 주문하겠다는 의지를 보이자, 대형 ERP 업체인 오라클과 SAP는 물론이고 SSA GT코리아, 하이네트, 소프트파워, 영림원 등 중소 ERP 업체들도 패키지 구성에 바짝 몸이 달아 있다. 가장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곳은 한국오라클. 대형 ERP를 경량화해 공급 시장을 넓힐 준비에 들어간 한국오라클은 이달 4개 모듈로 구성된 패스트포워드(FF) 패키지를 내놓을 예정. 이 제품은 중소 기업별 특성을 강화하면서도 가격은 절반으로 낮췄으며 구축 기간도 60~100일로 단축시켰다. 한국오라클은 중소기업 대상 e-비즈니스 지원 전략의 최전방에 이 제품을 배치해 적극 영업할 방침이다.SSA GT 코리아는 이달 한국IBM과 함께 중소 제조업체를 겨냥해 ERP, HW, 교육, 컨설팅, 서비스 등을 단일 패키지로 묶은 'BPCS NT 슈퍼 세이버(Super Saver)'를 내놓았다. NT 서버를 기반으로 하는 이 제품은 BPCS V.6.1.01의 11개 핵심 제품, 교육, 컨설팅, 서비스와 LGIBM 넷피니티 7100 포함한 토털 패키지.패키지는 회계관리(원장관리, 미지급금관리, 미수금관리), 영업관리(재고관리, 고객오더관리, 송장관리/판매 및 커미션 분석), 생산관리(기준생산일정계획, 자재소요량계획, 생산능력계획, 공정관리, 구매관리) 등으로 구성된다. SSA GT 코리아의 정기영 상무는 "하드웨어는 LGIBM 넷피니티 7100, 컨설팅은 4개월 정도 소요되며 2명의 컨설턴트가 투입되는 것이 기본"이라며 제조 시장에서 강점을 보여온 BPCS를 패키지화한 BPCS NT 슈퍼 세이버를 비용 대비 효율적인 시스템이 필요한 업체에 적극 공급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하이네트는 중소기업 대상의 WAS(Web Application Server) 기반 ERP 제품 상품화와 인터넷과 확장 ERP를 연동시키는 e-ERP 사업을 추진중이다. WAS 기반 ERP는 웹 애플리케이션 서버 전문업체인 쉬프트정보통신과 협력해 토인비 웹 엔터프라이즈를 적용함으로써 개발 기간을 단축하고 성능은 강화하기로 한 상태. 이 밖에 SAP코리아, 소프트파워 등도 적극 중소기업용 ERP 공급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들어 중소 ERP 시장이 한껏 달아오르고 있지만 예상됐던 고질적인 문제점도 드러나고 있다. 정부의 자금 지원을 노려 인사, 회계, 원가, 물류 등은 지원하지만 업무 분석 등을 수반하지 않는 패키지형 기초정보 SW가 기본형 ERP로 둔갑되기도 하고, 단순 MIS(Management Information System)가 고급 ERP로 포장되는 등의 일이 발생하고 있는 것.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기초정보 SW의 경우 대부분 회계, 재무 등 단일 기능을 지원하며 기본 ERP 기능에 불과한 제품이 많다고 지적하고 있다. 또 수천만원대의 기본형 ERP도 표면상 영업 입출고·생산 실적 분석 등을 토대로 업무 분석이 가능한 예측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고급형과의 구분이 애매하다. 따라서 제품 구매시 반드시 컨설팅 업체와 협력하고 있는 업체를 선택해 한 차례 더 검증을 받아보고 도입해야 한다는 조언을 하고 있다. 또 정부 차원에서도 선정 업체에 대한 실사는 물론이고 제품에 대한 정확한 검증 작업을 거쳐야 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