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디지털 시대의 라이프 스타일은 어떻게 요약될 수 있을까. '멀티(Multi)'와 '모바일(Mobile)'이다. 컴퓨터 작업중에 TV도 시청하고, 음악 들으면서 게임도 한다. 또한 이동 중에도 채팅을 즐기고, 자료를 검색하고, 심심풀이 게임을 즐긴다. 무선 인터넷이 가능한 최신 휴대폰은 그야말로 만능기계인 셈이다.
이런 라이프 스타일에 따라 산업도 변하고 있다. 요즘 등장하는 제품들은 한 가지 기능만을 갖거나 네트워크에 접속하지 못하면 사람들의 시선을 끌기 어렵다. 게임기만 해도 그렇다. 게임뿐 아니라 영화, 음악 감상도 가능하다. 그 뿐인가. 최신 게임기들은 모두 웹 접속을 기본 사양으로 탑재하고 있다.
심플한 부가 기능과 뛰어난 가독성
이동중에 e-Book 컨텐트를 즐길 수 있는 e-Book 단말기도 마찬가지 추세다. 테크놀로지 매니아들이라면 갖고 있을 법한 누보미디어의 'Rocket eBooks', 소프트북프레스의 'SoftBook Readers' 같은 1세대 단말기들은 단순한 뷰어 기능만 탑재했지만, 최근 출시된 톰슨의 'REB' 시리즈와 프랭클린의 'e-Book man', 시장 출시를 앞 둔 한국산 e-Book 단말기 'Hiebook'은 제품마다 차이가 있지만 멀티미디어 기능을 갖고 있다.
한국전자북의 야심작 Hiebook은 이미 e-Book 관련 국제 행사에서 호평받을 정도로 뛰어난 기능을 갖고 있다. 무엇보다 5.6인치의 LCD 화면과 250g의 가벼운 무게가 강점이다.
여기에 MP3 음악 감상과 음성 녹음 기능은 물론 개인 일정 관리 프로그램도 탑재되어 있다. 또한 32MB의 기본 메모리로 저장 공간도 넉넉하다. 자체 운영체제와 뷰어를 탑재해 제품 가격 또한 최소화했다(시장 출시 가격은 30만원대).
오디오 기능을 지원하지 않는 톰슨의 'REB'나 3.9인치의 작은 화면을 탑재한 프랭클린의 'e-Book man'과 비교하면 현재 개발된 제품 가운데서는 최고 사양이다.
물론 단점도 갖고 있다. 아직 흑백 LCD를 채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e-Book 컨텐트가 좀더 멀티미디어화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치명적인 약점이다. 이에 대해 Hiebook을 개발한 한국전자북은 흑백 LCD가 좀더 눈의 피로를 줄일 수 있다고 답했다. 그렇지만 향후 차기버전에서는 컬러 화면을 지원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제품 사양
Hiebook, 포켓PC를 이길 수 있을까?
지난해보다 덜 하지만 e-Book에 대한 시장의 기대는 여전히 크다. 얼마 전 SK텔레콤에서 e-Book 다운로드 서비스를 시작했다. PC, PDA, 웹 패드는 물론 이제는 휴대폰에서도 e-Book을 볼 수 있다.
Hiebook이 다른 e-Book 단말기에 비해 뛰어난 것은 사실이지만, PDA나 웹 패드 등과 비교했을 때는 그리 높은 점수를 주기 힘들다. 특히 높은 해상도와 컬러 지원, 다양한 멀티미디어 기능과 애플리케이션을 갖고 있는 포켓PC에는 훨씬 못 미치는 수준이다.
물론 가격에서 3배나 차이가 나지만, 가격이 싼 Hiebook이 더 경쟁력 있다고 말할 수는 없다. 이런 문제에 대해 한국전자북 김인중 차장은 팜의 성공 비결을 이야기한다.
팜의 기능은 심플하다. 사람들이 이동 중에 필요한 최소한의 기능만 포함하고 있다.
포켓PC가 많은 기능을 담고 있지만 실제로 사용되는 기능은 한정돼 있다.
이에 반해 Hiebook은 기존 PDA 제품보다 가독성이 뛰어나고,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며, 개인 일정 관리와 메일 확인 등 최소한의 애플리케이션을 갖추고 있다는 것.
그렇다면 Hiebook과 포켓PC가 경쟁한다면? 정답은 알 수 없다. Hiebook이 아직 시장에 출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e-Book에 특화된 PDA로 변신한다
포스트PC라고 불리는 각종 단말기들은 출발은 다르지만 기능 면에서는 통합되고 있는 추세다. 물론 게임을 하려는 사람은 게임기를, e-Book을 보고 싶은 사람은 e-Book 단말기를 구입할 것이다. 게임기 시장은 이미 활성화되어 있고, 컨텐트도 무궁무진하다.
그러나 e-Book은 그렇지 않다. 시장도 불투명하고, 컨텐트도 부족하다. 따라서 현 상황에서 e-Book 단말기는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Hiebook은 자체 기능의 뛰어남을 떠나 이런 문제에 대해 좀더 고민해야 할 것 같다.
이미 차기 버전의 제작 완료를 눈앞에 둔 상태다. 차기 버전에서는 e-Book 단말기로서 가독성을 높이는 것은 물론 기존 PDA에 못지 않은 다양한 기능이 추가될 예정이다. e-Book 전용 단말기가 아닌 e-Book에 특화된 PDA로 거듭날 것 같다. 시장에서 어서 빨리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