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3D 입체음향 시대. 스테레오 사운드, 잔향감을 이용한 서라운드 기술 시대를 거쳐, 5.1채널 사운드 시대에 접어든 음향 기술이 이제 컴퓨터 기술에 힘입어 3D 입체음향 시대로 달려가고 있다.
또 한 번의 충격
우선 CD 부록에 수록된 3D 입체음향 샘플을 한번 들어보자. 입체음 샘플에는 드럼, 효과음, 기차소리, 발걸음 소리가 제공된다. 한 청취자의 말을 빌리자면 기차가 왼쪽 귀로 들어와 머릿속을 관통해 오른쪽 귀로 빠져나가는 느낌이라고 말한다.
소리를 듣고 있으면 기차의 영상까지 그려진다는 것. 또한 '입체음 비교' 디렉토리로 가면 영상까지 보면서 '3D 영상음'과 '오리지널 영상음'을 비교해 볼 수 있다. 이와 같은 입체음향은 현재 국내 몇몇 업체에서 개발을 완료한 상태다.
멀티미디어 소프트웨어 연구 개발 전문회사 543미디어텍은 한국전자통신연구원에서 국내 최초로 연구 개발한 입체음향 생성기술을 기술이전 받아 이를 제품화해 출시를 앞두고 있다. 543미디어텍은 올해 각 방송국에 이 입체음향 기술을 제공할 예정이다.
특히 한 공중파 방송국의 저녁 뉴스 로고음을 제작 완료한 상태로, 일반 시청자도 일반 스테레오 TV에서 3D 입체음향을 맛볼 수 있을 날이 멀지 않았다. 이 기술은 인터넷 방송과 드라마 음향분야까지 그 폭을 넓혀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게임 산업, 음반 산업, 각종 멀티미디어 컨텐츠까지 3D 입체음향 기술이 접목되지 않을 분야는 거의 없다.
입체 영상과 비슷한 원리로 구현
우리가 3차원 입체로 보고들을 수 있는 것은 눈과 귀가 각각 두 개씩 있기 때문이다. 입체음향은 입체영상의 원리와 비슷한 측면을 갖고 있다. 입체영상이라면 3차원 공간상의 X, Y, Z 좌표를 떠올릴 것이다.
입체음향 또한 사람의 귀로 들을 수 있는 공간상의 X, Y, Z 좌표를 설정하는 일부터 시작된다. 사람이 소리를 인지할 수 있는 각도는 수평각 5도, 수직각 10도이다. 이런 사실에 근거해 각도상 설정되는 모든 공간의 X, Y, Z 좌표를 조사해보면 712 포인트가 나온다.
바로 이런 각 포인트의 수와 동일한 712개의 스피커만 있다면 한 물체가 이동하면서 내는 음에 그 좌표값을 부여해 바꿔주면 입체음향을 들을 수 있게 된다.
이렇게 하려면 각각의 712 포인트를 이동하며 녹음하는 일부터 시작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여기에는 마네킹 귀의 고막에 마이크로폰을 장착해 좌우 음을 듣고 측정할 수 있는 더미헤드(Dummy Head) 기기가 사용된다.
더미헤드는 현재 미국의 케마 더미헤드, 독일의 노이만 더미헤드가 있다. 이동음의 경우 머리 전달함수(Head Related Transfunction)를 이용하는 방식 외에 도플러(Doppler) 효과를 이용하는 방식이 있다.
이는 음원이 가까워지면 주파수가 높은 쪽으로 이동하고 멀어지면 주파수가 낮은 쪽으로 이동하는 원리를 이용한 것이다. 543미디어텍에서 개발한 Third Wave 1.0 제품은 머리 전달함수를 이용해 입체음향의 생성과 편집, 재생을 할 수 있는 저작도구.
Third Wave 1.0은 사운드 믹싱과 편집, 녹음/재싱 기능을 지원하는 입체음향 저작도구로 실생활에서 발생되는 음을 현장감 있고 현실감 있는 입체음으로 만들 수 있는 소프트웨어. <화면 1>은 Third Wave 1.0의 초기화면이다.
<화면 1> Third Wave 1.0의 초기화면

다음으로 실시간 입체음향 재생 라이브러리인 GSS(Graphic & Sound Synchronizer)가 있다. 이 기술은 영상이나 게임 속의 영상객체 위치에 따라 입체음향을 생성하는 라이브러리로서, 실시간으로 객체의 위치와 이동에 따라 위치음과 이동음을 들을 수 있게 해 보다 현실감 있는 음향을 제공한다.
<화면 2>는 GSS를 실행한 화면으로 헬리곱터 소리, 종소리, 유리 깨지는 소리를 선택한 화면이다. 여기에 사람과 하얀 점의 위치를 마우스로 이동시키며 음을 듣게 되면 위치와 함께 오른쪽, 왼쪽 귀에 들리는 음이 변하면서 물체의 위치까지 판단할 수 있게 된다(<화면 3>).
특히 세 개의 각각 다른 음이 위치에 맞게 설정돼 모두 살아있는 느낌을 주게 된다.

입체음향과 관련한 해외 동향
입체음향과 관련해 다른 나라는 어떻게 움직이고 있을까. 미국 SRS(Sound Retrieval System)는 현재 HRTF를 이용해 2 채널 스피커로 입체음을 부분적으로 구현하는 기술을 개발, 지난 93년에 내놓았지만, 청취자 정면의 음상 범위를 넓혀 주는 기술로 진정한 의미의 입체음향 기술이 아니라는 평을 받고 있다.
또한 PC 사운드 카드로 유명한 미국의 크리에이티브사는 복합 3차원 사운드 기술과 3차원 스테레오 강화기술을 개발해 저음 보강효과와 음의 발산 영역을 확대함으로써 입체음 효과를 내는 기술을 개발했다.
캐나다 Q-Sound는 두 개의 스피커로 멀티채널 음장을 재생하는 방식의 음장감을 확대한 기술을 내놓았다. 3차원 가상 오디오 알고리즘을 이용해 실시간으로 가상 시스템에 적용해 입체음 효과를 구현한 기술이다.
일본 RSS(Roland Sound Space)는 입체음향 신호로서 방향감을 느끼게 하는 입체음향 프로세서를 개발, 임의 방향으로부터 거리감과 잔향감을 실시간으로 구현하는 DSP를 구현했으나 범용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2000년 가을 라스베이거스 컴덱스에서 세계적인 음향 관련 전문업체들이 소프트웨어에 의한 입체음향 구현보다 하드웨어 개발에 주력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인터뷰
기존 환경에서 입체음 구현할 수 있는 게 포인트

올해 영상과 게임을 비롯해 각종 멀티미디어 산업에 이르기까지 입체음향이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하는가.
그간 영상부분에 대한 연구와 투자가 활발히 이뤄져 입체 영상은 사용자의 욕구를 만족시킬 만큼의 수준으로 발전해가고 있다. 반면 음향 부분은 연구와 투자가 상대적으로 미흡해 낙후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점차적으로 음향 기술 개발에 대한 투자가 이뤄지고 있으며, 특히 영상을 주 매체로 하는 게임과 음반, 애니메이션, CF, 가상현실 등에서 3차원 영상에 맞는 입체음향의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소비자의 구매 심리에 있어 기존의 워크맨이나 CD 플레이어로 입체음향을 느끼기 위해서는 추가 장비나 소프트웨어를 구매해야 하기 때문에 보급되는 데는 시간이 필요한 것이 사실이다.
현재 입체음향 관련 산업에 있어 어려운 점이라면.
현재 관련 산업 분야에서의 입체음향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고, 입체음향에 대해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는 업체조차도 입체음향이 차지하는 비중을 영상에 비해 낮게 평가하고 있다.
입체음향은 방향감, 거리감, 공간감을 인식할 수 있어야 진정한 입체음향이라 할 수 있는데, 현재는 공간감만을 강화시킨 것을 입체음향이라고 인식하는 데 문제점이 있다고 본다.
따라서 실무 차원에서는 입체음향의 도입 필요성을 강하게 인식하지만, 경영자의 인식 부족으로 입체음향에 과감한 투자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입체음향 관련해 앞으로 개발돼야 할 부분이라면.
현재 543미디어텍의 입체음향 구현기술은 세계적인 수준까지 올라와 있다. 하지만 사용자 측면에서 보면 부족한 점이 아직도 많은 게 사실이다.
각 분야별로 사용자가 편리하고 사용이 편리한 형태(게임용, 스튜디오용 등)의 툴 개발, 스피커로 입체음향 재생시 발생하는 크로스토크(crosstalk)의 완벽한 제거 알고리즘 개발, 헤드폰으로 입체음향 재생시 발생되는 외재화 알고리즘 개발, 영상 이미지와의 실시간 동기화 알고리즘 개발 등이 대표적이다. 이것은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개발해야 할 부분이다.
543미디어텍에서 개발한 Third WAVE1.0과 GSS가 갖는 의미라면.
지금까지 음향은 한마디로 양복입고 갓 쓰고 짚신 신은 격이었다. Third WAVE 1.0과 GSS은 3차원 영상과 3차원 음향이 어우러져 청취자가 현실감과 현장감을 만끽할 수 있다.
특히 GSS는 고가의 서라운드 장비의 필요없이 단지 두 개의 스피커 혹은 헤드폰만으로 입체음향을 즐길 수 있다. 즉 게임, 가상현실 등 어떤 애플리케이션에서도 위치정보(좌표) 입력만으로 인터랙티브하고 실시간의 입체 음향을 생성, 구현할 수 있는 것은 큰 장점이다.
이제 게이머는 그 현장에 있는 것과 같은 환경, 즉 앞뒤좌우에서 게임의 캐릭터가 내는 소리를 들을 수 있으며 음악을 듣는 청소년들은 콘서트 등과 같은 장소에 시간과 관람료를 지불하지 않고도 CD 한 장을 구입해 가수가 자신의 주위를 이동하며 노래하는 효과를 느낄 수 있다.
또한 가상현실 공간에 들어간 사람이 거리를 걷는다고 할 때 자신의 주변에서 들리는 각종 소리를 현실 세계에서와 같이 들을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