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크래프트의 영향력이 서서히 약화되면서 수많은 게임이 그 자리를 노리고 출시되기 시작했다. 같은 회사 디아블로2가 영광을 이어가는 듯했지만, 찬란한 과거를 재현하려는 커멘트엔컨커 최신판 레드얼럿2의 반격에 주춤거렸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에이지오브엠파이어가 꾸준히 세력 확장 중이다. 그런가 하면 도시 계획 시뮬레이션의 터줏대감 심즈 시리즈는 여전히 판매 순위 1위를 고수하며 물러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스포츠 게임의 강자 EA 또한 피파2001을 무기로 천하제패의 야심을 버리지 않고 있다. 그럼에도 절대 강자가 없는 형국, 이른바 게임 춘추전국시대에 돌입했다.늘 싸움터만 내주던 국내 게임 업체도 온라인 머드게임을 필두로 기지개를 펴기 시작했다. '리니지'의 엔씨소프트와 '바람의 나라'의 넥슨이 그 선봉장. 미국과 일본에 현지법인을 설립하고, 동남아시아, 유럽 등에 진출해 서비스를 개시했다. 바람의 나라 영문판 'NEXUS'는 서비스 개시 반년만에 매출 30만 달러를 달성하는 전과를 올렸다. 또한 '창세기전' 시리즈로 국내 시장을 평정한 바 있는 소프트맥스는 일본 에스코트와 제휴, '창세기Ⅱ'를 플레이스테이션용으로 개발해 일본 시장에서 판매하기도 했다. KRG소프트는 독일 CDV소프트와 계약해 '도로이얀'으로 유럽 시장에 이름을 드높였다. 이밖에 지오인터랙티브의 '팜골프'는 MS 윈도CE 새버전인 '와이번'의 보너스 프로그램으로 채택되기도 했다. 여기에 그 동안 미미했던 PC 게임 분야에서도 새로운 성공 사례가 준비 중이다. 이미 혁혁한 전과를 올린 판타그램의 '킹덤언더파이어'가 그 주인공. 짜기로 소문난 게임 평가 전문사이트 아드레날린 볼트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것은 물론 세계 4대 게임 유통 메이커 G.O.D와 연합해 총 33개 국가에 출시할 예정이다. 대자본과 노하우, 그리고 강력한 브랜드로 무장한 경쟁자들이 즐비한 게임의 전장. 판타그램의 이상윤 대표는 자신감에 불타있다. "기획 단계부터 해외 시장을 염두에 두고 30여 억 원을 투자했습니다. 전략 시뮬레이션과 롤 플레잉을 결합시킨 독특한 게임 시스템, 세계 14개국 언어 현지화 작업, 그리고 G.O.D라는 파트너. 모든 준비는 끝났습니다. 유저의 평가만이 남았을 뿐입니다."온라인 게임과는 달리 그 동안 PC 게임은 해외 메이저만의 독무대였다. 초기 개발비용 외에 추가 비용이 들지 않기 때문에 수익 규모에 큰 차이가 있다. 또한 스타크래프트 성공에서 알 수 있듯 그 파급 효과와 부가가치도 매우 높다. 따라서 킹덤언더파이어의 성공 여부는 우리나라가 게임 강국으로 거듭날 수 있는지를 판가름할 중요한 잣대가 될 것이다. 이제 막 세계 제패를 위한 출사표를 던진 한국 게임 전사들, 진정한 패자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