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담 반 진담 반, 영어가 모국어라면 컴퓨터와 인터넷 등이 훨씬 쉬울 것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핑계처럼 들리나 충분히 수긍이 가는 얘기다. 반면 이같은 언어 장벽에 오히려 덕을 보는 분야도 있다. 컴퓨팅 분야에서는 음성 인식과 문서 검색 등을 들 수 있을 것이다. 유수한 해외 IT 기업들이 봇물 터지듯 국내에 진출해도 검색 엔진만큼은 국내 업체들이 꽉 잡고 있는 이유가 그 때문은 아닐까. 그중 하나인 소프트와이즈는 생소한 듯하면서도 귀에 익다. 소프트와이즈의 검색 엔진인 소프트봇은 생각보다 훨씬 가까이 있다. 야후코리아가 2년여 전 뉴스 검색에 소프트봇을 채택했으며 지난해 5월에는 방대한 웹 문서를 검색할 수 있는 서비스에도 소프트봇을 적용하고 있기 때문. 야후코리아에서 eWEEK 기사를 검색할 경우 소프트봇을 만나게 된다. 또한 9월에는 네띠앙의 디렉토리 검색과 웹 검색 서비스, 두루넷의 메가 포탈 코리아닷컴 검색 서비스가 소프트봇을 채택했다. 자체 검색 엔진을 보유하지 않은 웬만한 포탈 업체들이 소프트봇을 선택하고 있다. 94년말 설립된 소프트와이즈는 국내 검색엔진 개발업체로서 맏형격임을 자부한다. 일찍 설립됐다는 것이 자부심의 근원은 아니다. 설립 2년 후인 96년 국내 최초로 복합 명사를 처리하는 소프트봇을 개발했고, 인터넷 환경에 맞게 통신 모듈 등을 보완하며 웹 브라우저를 클라이언트로 하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지금에야 당연하다 못해 평범해 보이지만 일반 사용자를 대상으로 한 첫 인터넷 접속 서비스가 97년 아이네트기술(현 한국PSINet)에 의해 제공됐음을 감안하면 혜안을 짐작케 한다. 현재 소프트봇은 청와대 홈페이지의 검색 서비스, 중소기업청의 중소기업 정보 검색 서비스, 농어촌진흥공사 한국관광공사 등 국가 공공기관과, 한화증권 교보증권 제일투신 대유증권 일은증권 등 다수의 증권사가 도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프트와이즈가 그리 친숙하지 않은 것은 소비자 시장을 대상으로 하지 않는 영업 방침과, IMF 파동, 잦은 인력 이동 등 한때 어려움을 겪은 까닭이다.99년 여름 소프트와이즈는 3억 3000만원 매출에 10억원 가량의 적자를 안고 있었다. 경영 강화를 위해 진도물산 이사를 거친 정통 경영인 출신인 김완혁 사장을 영입했고 "회사 장부가 나를 평가한다"고 말하는 김 사장은 2000년 누적 적자 완전 탈출의 임무를 완수했다. 우선 안정된 매출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도큐멘텀 코리아, 트라이튼테크 등 EDMS 업체와 ERP 업체인 AIT코리아 등과 패키지 연동 사업을 수행했다. 또한 지난해 11월에 인트라넷 사업부를 신설해 MIS 아웃소싱 사업을 추진, 진도물산과 유진기업을 고객으로 확보했다. 소프트와이즈는 현재 14개월 연속 흑자 행진중이다. 지난해 약 20억원의 매출과 6억원의 수익을 올렸으며, 올해는 50억원의 매출을 넘겨보고 있다. 이를 위해 핵심 제품인 웹 검색 엔진에 붙일 수 있는 '살'은 모조리 다 붙인다는 계획.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한 서비스 사업을 ASP와 CRM 등 호스팅 서비스, 웹 에이전시 사업으로 확대하고 인터넷 광고 사업에도 뛰어들 요량이다. 웹 검색 운영의 호스팅 서비스 사업은 이미 착수됐다. 네띠앙과 야후코리아, 디지틀조선, 코리아닷컴 등은 단지 소프트와이즈의 검색 엔진만 도입한 것이 아니다. 웹 검색에 필요한 시스템과 소프트웨어 등 솔루션 구축과 운영 서비스까지 소프트와이즈가 도맡아 한다.소프트와이즈는 자체 서버 40여대를 포함해 야후코리아 70대, 코리아닷컴 60대, 네띠앙 70대 등 총 250대 시스템을 KIDC와 두루넷IDC에 분산 운영하고 있다. 월정 관리요금을 지불하는 고정 고객을 상대로 호스팅 서비스 사업을 펼치고 있는 셈이다. 이의 벤치마킹 모델은 미국의 구글(www.google.com). 미국 야후의 검색 서비스를 운영하는 구글은 이같은 형태의 서비스로 4000여대의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내년이면 소프트와이즈도 1000대 정도는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모태인 웹 검색 엔진을 기반으로 인터넷 맞춤 광고 시장도 개척해볼 생각이다. 검색 단어별로 각기 다른 광고가 뜰 수 있도록 한다는 것. 김완혁 사장은 "포탈 업체에게는 여전히 페이지뷰가 전부다. 페이지뷰를 늘릴 수 있는 가장 빠른 방법은 검색 서비스"라며 웹 검색 엔진을 보유한 업체로서 광고 에이전시 사업을 계획하고 있다. 이는 '그 달의 매출이 그 달의 인격'이란 김완혁 사장의 경영 방침에 무관하지 않다. 이와 같은 비즈니스 모델은 안정된 고정 수익을 가져다 준다. 소프트와이즈가 수익성이 없다는 이유로 엔드 유저를 대상으로 한 직접적인 검색 서비스를 하지 않는 것도 그 때문이다. 현재 자본금 20억원. 올해 펼쳐야 할 사업을 위해 기관 투자와 IT 기업의 전략 펀딩 등을 유치, 70억~100억원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지분 참여 후보업체로는 야후코리아도 벌써 한발 담그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