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 쪽지 프로그램에서 ‘컨텐츠 플랫폼’으로 비상

일반입력 :2000/12/22 00:00

정주향 기자 기자

이는 인스턴트 메신저(Instant Messenger)가 인터넷 서비스에 있어서 회원들에게 효과적인 커뮤니티를 제공함으로써 전체적인 가치사슬(Value Chain)을 강화하는 수단일뿐 아니라, 경제적이고 간편한 통신 수단으로써 기업의 경쟁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비즈니스의 핵심 요소로 부각되고 있음을 의미한다.국내에서는 인스턴트 메신저가 충성도있는 회원을 확보할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으로 인식, 여러 포탈 사이트에서 경쟁적으로 서비스를 개설하기 시작한 2000년 상반기부터 사용자가 급격히 증가하는 추세다.‘외국산’ 인스턴트 메신저가 초강세그렇다면 국내 인스턴트 메신저 사용자들은 어떤 프로그램을 애용하고 있고, 또 어떤 기능을 가장 좋아할까? 인터넷 서비스 업체인 이너베이의 설문조사 결과를 통해 인스턴트 메신저의 사용 현황과 행태를 알아보자. 먼저 ‘현재 사용하고 있는 인스턴트 메신저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부분의 사용자들이 ICQ(33%)나 MSN 메신저(29%), 야후 메신저(18%) 등 외국산 인스턴트 메신저를 사용한다고 대답했다(복수 응답 허용).ZDNet 코리아 자체 설문조사 결과를 보더라도 AIM(AOL Instant Messenger)이나 ICQ를 사용한다는 응답이 48%, 소프트메신저 11%, UIN 메신저 7%, 기타 24%, 인스턴트 메신저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10%로 나타났다.설문조사에 응한 대부분의 사용자층이 20~35세(73%) 내외의 회사원(34%)이나 대학생(28%)이고, 초고속 통신망에 연결된 사용자(94%, 전용회선 48% 포함)라는 사실에서 알 수 있듯이 아직까지는 컴퓨터에 익숙한 사용자를 주축으로 인스턴트 메신저를 사용하고 있으며, 이들은 오랫동안 익숙한 메시징 프로그램을 애용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그렇다면 ‘인스턴트 메신저를 사용하는 주된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역시 인스턴트 메신저의 기본 특징인 ‘실시간으로 상대방과 메시지를 교환(58%)’하는 기능에 대한 매력 때문이었다. 이와 더불어 ‘간편하고 보안성있는 채팅 기능(10%)’이나 ‘전화 대용의 업무용 통신수단(4%)', 그리고 인스턴트 메신저의 또 다른 특징인 '상대방이 자리에 있는지 상태 확인(3%)' 기능도 같은 맥락으로 이해된다.특히 파일 공유를 위해서란 응답이 8%를 차지, P2P(Peer-to-Peer) 서비스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면서 인스턴트 메신저를 이용한 관련 서비스도 증대될 전망이다.이기종 간 호환되지 않는 것이 가장 큰 ‘불만’'인스턴트 메신저를 사용하면서 느끼는 가장 불편한 점'은 무엇일까? 예상했던 대로 이기종 인스턴트 메신저간 메시지가 제대로 호환되고 있지 못하다는 점(50%)이었다. 사실 인스턴트 메신저가 전자우편과 같이 실질적인 메시지 전송/교환 수단이 되기 위해서는 어떤 회사의 메시징 프로그램을 사용하든 원하는 사람에게 원하는 메시지가 전송될 수 있어야 한다. 이 점이 어떤 의미에서 인스턴트 메신저 시장의 발전을 저해하는 가장 큰 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또 한 가지 유의할 만한 점은 ‘전달되는 메시지에 대해 즉시 응답해야 한다는 강박관념(13%)'이나 ‘업무에 지장이 될 정도로 끊임없는 메시지 수신(7%)'이라는 사실에서 알 수 있듯이 ‘실시간 메시지 전송/교환’이라는 양지 뒤에 숨은 또 다른 음지가 존재하고 있다는 것. 이 문제에 대해서는 인스턴트 메신저 업체들이 사용자에 대한 서비스 측면에서의 대안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앞으로 추가됐으면 하는 기능'에서 특히 관심있게 볼 대목은 '풍부한 컨텐츠 보강을 통해 정보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기능(12%)'에 대한 요구로, 이는 궁극적으로 인스턴트 메신저가 단순한 커뮤니케이션 도구로서 자리매김하기보다는 강력한 ‘컨텐츠 플랫폼’으로서 사용자가 어떤 웹사이트를 서핑하고 있든 원하는 시점에 인스턴트 메신저를 통해 정보에 쉽게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는 개념을 추구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측면이 현재 많은 포탈 사이트들이 인스턴트 메신저를 경쟁적으로 도입하는 이유라고 할 수 있다.AOL, ‘상호연동 위한 네트워크 개방’ 거부사용자들이 강력히 바라는 '인스턴트 메신저 표준화'는 ICQ와 더불어 전체 인스턴트 메신저 사용자의 90%인 1억 6000만 이상의 회원을 확보하고 있는 AOL이 독자 노선을 고집하며 '상호연동을 위한 네트워크 개방'을 거부함에 따라 쉽지 않은 행보를 보이고 있다.'통신의 안전성' 등을 이유로 이기종 간의 상호 접속을 거부하는 AOL의 속내는 아마도 독자적인 표준을 지킴으로써 인스턴트 메신저 시장의 점유율을 유지하기 위한 것으로 짐작된다.지난해 MS는 MSN 메신저 서비스를 시작하며 AOL의 인스턴트 메신저 사용자와의 연동을 위해 프로토콜을 연동했다가 AOL로부터 즉시 차단당하는 수모를 겪었다. 그 이후 몇 차례 재연동을 위한 시도가 있었으나 AOL과의 신경전 끝에 상호호환을 포기해야 했다.또한 지난 5월말 오디고(Odigo)에서는 ICQ와 AOL 사용자와 연동 가능한 제품을 발표했지만, 이 역시 AOL과의 신경전 속에 AOL 사용자와는 제대로 호환이 되지 않고 있다. 더구나 지난 8월 미국 연방무역위원회(FTC)에서 AOL의 인스턴트 메신저 서비스 개방 여부를 문제삼지 않겠다고 발표한 이후 AOL의 독자노선은 더욱 명확해진 상황이다.그러나 지난 7월 AT&T, Excite@Home, iCAST, MSN, 오디고, 폰닷컴, 프로디지(Prodigy), 트라이벌 보이스(Tribal Voice), 야후! 등이 회원사로 참여하고 있는 'IMUnified 연합'이 구성돼 독자적인 인스턴트 메신저 표준안을 논의하기 시작했다.그 결과 IMUnified 연합은 지난 9월초 인스턴트 메신저를 상호호환할 수 있는 기술 사양을 발표했다. 이번에 발표된 기술 사양은 우선 'IMUnified 연합' 회원사를 중심으로 우선 적용할 예정이라고 한다. 하지만 IETS(Internet Engineering Task Force)가 2002년 기술 표준을 만들 때까지 업체간 불꽃튀는 논쟁은 계속될 것으로 예측된다.궁극적 목표는 무선 인터넷시장조사기관인 패리스 리서치(Ferris Research)는 앞으로 5년 이내에 기업의 전자우편 사용자 중 2/3가 인스턴트 메신저를 사용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으며, 포레스터 리서치(Forrester Research)는 2002년까지 포천지 1000 개 기업의 50%가 인스턴트 메신저를 기업 활동에 적용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이러한 변화에 따라 IBM, 노벨, 로터스 등은 단순한 메시지 전달 활용성만 높은 ICQ, AOL, MSN과 달리 기업 활동에 부합되는 보안, 사내 인트라넷과의 연동, 무선 연동, 동시 통역, 멀티미디어 기능 등을 추가한 인스턴트 메신저를 개발하고 있어 기업에서의 적용 범위는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특히 미국의 에스퍼트닷컴이나 800닷컴의 경우, 고객과의 상담이나 질의에 대한 실시간 답변 서비스에 인스턴트 메신저를 활용함으로써 CTI(Computer Telephony Integration) CRM(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 : 고객관계관리)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그렇다면 ‘인스턴트 메신저의 미래’에 대해 국내 사용자들은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대체적으로 인스턴트 메신저 시장은 ‘실시간 메시지 교환'이라는 기본적인 특징을 갖고 나름대로의 시장을 개척할 것(82%)이며, 궁극적으로는 무선 인터넷과 연계돼 발전할 것이라고 예견하고 있다.이미 잘 알다시피 무선 인터넷은 차세대 통신의 분명한 화두임에 틀림없다. 이러한 이유 중 하나는 바로 데이터 송수신의 즉시성인데, 지식이 바로 힘인 오늘날 지식을 주고받을 수 있는 속도가 바로 경쟁력이기 때문이다. 데이터 송수신의 즉시성이라는 측면에서 생각해 본다면, 인스턴트 메신저와 무선 인터넷의 결합은 기존의 e-메일 시스템을 무력화시킬 정도의 파괴력을 지닌 솔루션이라고 볼 수 있다.앳모빌닷컴과 트라이벌보이스의 경우 PC와 무선 단말(Mobile Device) 사이에 인스턴트 메시지 교환이 가능한 서비스를 추진함으로써 일정이나 연락처 관리 등과 결합해 업무에 적합한 인스턴트 메신저의 이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인스턴트 메신저의 지원 범위가 휴대전화로 확대됨에 따라 작업 목록, 캘린더, 연락처와 같이 다양한 유형의 데이터에 대한 원격 접속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그 가능성을 인식한 일곱 개의 회사가 얼마전 여러 플랫폼 환경에서의 원격 데이터 동기화 프로토콜인 SyncML 컨소시엄을 결성했다.IBM, 로터스, 모토로라, 노키아, 팜, 사이언(Psion), 스타피시 소프트웨어로 구성된 SyncML 컨소시엄 멤버들은 SyncML이 무선 디바이스 간 호환성을 촉진시킬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SyncML은 XML(Extensible Markup Language)과 MIME(Multipurpose Internet Mail Extension)을 사용하고 있으며, 2001년말까지 정식 규격이 공개될 예정이다.한편 AOL의 겨우 팜 OS용 AIM 베타판인 AOL애니웨어(AOL Anywhere)를 AOL 사이트에서 다운로드받을 수 있었으나, 현재는 팜용 AOL 메일(AOLMail for Palm)만 다운로드할 수 있는 상태다.인스턴트 메신저는 이기종 간에도 자유롭게 메시지를 교환할 수 있는 상호운용성(Interoperability)만 해결된다면, 실시간 대화에 한계가 있는 전자우편을 극복함으로써 차세대 커뮤니케이션 도구로 더욱 각광받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