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업 솔루션 시장「뜻하지 않은 활기」

일반입력 :2000/11/23 00:00

박현선 기자

동원증권 시스템의 침수 사고로 백업 솔루션 시장이 덩달아 활기를 띠고 있다. 스토리지텍 등 테이프 장비업체와 베리타스, 레가토, CA 등 기업용 백업 솔루션 업체는 현실적인 백업 시스템을 구축하려는 고객 문의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동원증권의 사고를 계기로 증권사와 은행권을 포함해 고객기업들이 재해복구를 위한 백업센터 설립을 진지하게 검토하고 있으며 한국증권전산이 주축이 돼 각 증권사들의 백업센터를 한곳으로 모아 운영한다는 방안까지 논의되고 있다. 그러나 증권사들이 자사 데이터를 경쟁사와 공동 관리한다는 점을 꺼려해 실효성이 없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따라서 개별적인 재해복구 백업센터 구축으로 초점이 모아질 것으로 예상됐으나, 실제로 재해복구센터의 경우 원격지 백업센터를 위해 물리적인 공간부터 확보해야 한다. 솔루션 가격대도 1억~수억원대에 이르는 고가여서 현실성 있는 고성능 백업 솔루션으로 관심이 옮겨가고 있다는 것이다. 사실 동원증권의 경우도 메인 시스템과 백업 시스템을 한 건물 안에 두더라도 층을 달리했다면 충분히 방지할 수 있었던 사고였기 때문에 원격지 재해복구센터 설립까지 거론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 컴팩코리아 스토리지사업부 관계자는 "동원증권 사고를 계기로 테이프 장비에 대한 수요가 부쩍 늘었다. 애플리케이션과 데이터를 운용하는 제1 디스크와 이를 백업하는 제2 디스크, 이를 다시 백업해두는 테이프까지가 백업 시스템의 기본이다. 그러나 테이프 백업을 소홀히 하고 있던 기업들이 의외로 많았는데, 이번 사고를 계기로 백업에 대한 인식을 달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한국베리타스 소프트웨어, 한국CA 등은 백업 솔루션 영업을 강화하고 있는데, 한국베리타스 소프트웨어는 BP볼트(Backup Vault)라는 백업 솔루션을 내세우고 있다. 한국베리타스에 따르면 재해복구 솔루션으로 사용하기 위해 실시간 리모트 카피 솔루션에 대한 문의가 폭주하고 있으나 실제로는 고가의 소프트웨어 구입 비용과 원격지 실시간 복제 시스템 구축 비용에 대한 부담으로 백업 솔루션으로 선회하는 고객이 늘고 있다는 것. 한국베리타스 소프트웨어 측은 "BP볼트는 백업해둔 테이프 가운데 어떤 것을 어떤 방식으로 보관할지 데이터 관리·검색 옵션을 제공한다. 이 옵션으로 테이프 라이브러리가 해당 테이프를 찾아내면 이를 원격지의 금고에 보내고 리포트를 작성, 이후 보존 기간이 완료되면 테이프를 재사용하는 프로세스로 진행된다. 원격지 백업에 대한 오프라인 솔루션인 셈"이라고 설명했다. 한국CA는 윈도우 2000 기반의 백업 솔루션인 'CA아크서브잇 2000'을 출시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이번 일이 터지면서 신제품에 대한 문의가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CA는 "아직 매출로 직접 이어지고 있지는 않으나 동원증권 후 고성능 백업 소프트웨어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동원증권에서도 최근 CA아크서브잇에 관심을 보이고 있어 영업이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