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속을 울렁거리게 만드는 롤러 코스터 같은 역할을 해왔던 나스닥의 가장 큰 피해자는 퀄컴(Qualcomm)과 이 회사 주식을 샀던 투자자들일 것이다.데이타퀘스트의 선임 애널리스트인 브라이언 프롬은 “퀄컴은 시장에 대한 정보 없이 투자했을 경우 어떻게 뒷통수를 맞는지 가장 잘 보여주는 선례가 되고 있다”고 평했다.프롬은 퀄컴이 로열티 수입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매우 수익성 높은 회사라고 말하지만 그러한 성장률이 예상만큼 빠르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페인웨버(PaineWebber)의 애널리스트인 월터 파이식의 1999년 보고서에서 퀄컴이 CDMA(Code Division Multiple Access) 무선 기술과 동일시되고 있다고 선언하자마자 퀄컴의 주식은 시장에서 관심 대상으로 떠올랐다. 또한 월터 파이식이 퀄컴 주식을 주당 1000달러로 평가하자 이 주식은 가파른 상승세를 탔다.파이식의 이런 계산은 CDMA 기반 칩으로 퀄컴이 벌어들일 미래의 예상 로열티에서 나온 것이다. 이것은 2003년까지 10억 개의 무선 핸드셋이 팔린다는 전망에 근거한 것이다. 파이식은 핸드셋의 80% 가량이 퀄컴의 기술(지적재산권)을 사용한 것으로 핸드셋당 4%의 로열티를 순이익으로 퀄컴이 거둬들일 수 있다고 산정했다.투자자들은 이런 논리를 따라 퀄컴 주식의 상승국면을 부추겼다. 하지만 이런 와중에도 다른 시장 관측통들은 파이식의 논리에 의문을 제기했다. 일례로 퀄컴이 80% 시장 점유율을 장악하게 될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왜냐하면 퀄컴의 기술을 사용하지 않는 다른 버전의 CDMA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CDMA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제 3세대 무선기기는 여전히 그 미래가 불확실하고, 퀄컴의 시장을 잠식할 새로운 기술들이 개발될 수도 있다.2000년은 시장평가 단계에 있는 퀄컴에게 가혹한 해로 기록될 것이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주식 시장과 퀄컴의 주가 하락이 충분히 예상된 조정국면이었다고 평하고 있지만, 최근 여러 악재가 쏟아져 나오면서 이 회사의 주가가 하락하고 있다.중국의 서비스 제공업체인 차이나 유니컴(China Unicom)과의 CDMA 사용 계약이 실패하자 퀄컴에 대한 실망이 커진 것이다. 노키아에 의한 인수 가능성에 대한 소문이 불거지면서 지난 4월 주당 160 달러 가까이 하던 퀄컴의 주가는 6월 중순에는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지난 6월 27일 퀄컴은 한국 정부가 보조금을 없애는 바람에 무선전화기 판매가 하락될 것으로 예상돼 4분기 칩셋 매출액이 저조해질 수 있다고 보고하자 퀄컴 주가는 60달러 선 밑으로 하락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