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전문 포탈 「황금알 낳는다」 잇단 개설

일반입력 :2000/06/03 00:00

도안구 기자

의약 분업을 앞두고 의료 포탈 사업체들이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특히 보기 드문 탄탄한 수익성이 기대됨에 따라 관련 업체들의 행보가 더욱 빨라지고 있다.의료 사이트는 신뢰성 있는 전문 고급 컨텐츠로 승부하는 분야다. 고급 유료 컨텐츠를 제공하기 때문에 다른 서비스에 비해 시장 초기 단계에서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또 질병 치료 및 건강과 직결된 분야이기 때문에 잘못된 컨텐츠 정보로 신뢰성을 잃어버릴 경우 한 번의 실수로 사업 존립 자체가 위협받을 수 있어 위험도 역시 높다. 그러나 그간 수익성 면에서 회의적인 시선을 받아왔던 여타 인터넷 포탈 비즈니스와 달리, 의료 포탈 사이트는 '돈 되는' 사업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유는 온·오프라인 업체간 긴밀한 제휴와 협력 관계만 형성된다면 사용자를 휘어잡을 방법이 구체적이기 때문. 건강샘 하이닥 헬스케어 등 관련 포탈 사이트는 인터넷에서 고급 컨텐츠를 제공, 브랜드 인지도와 신뢰성을 높인 후 이를 의료기기 업체 등 오프라인 비즈니스와 연계할 뿐만 아니라 사이버 아파트에 원격 진료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에 있는 등 원대한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국내 최초의 건강 관련 서비스 사이트 건강샘(www.healthkorea.net)은 3년간 축적된 운영 노하우와 회원에 대한 전자우편 마케팅, 의료 분야 정보기술 업체인 메디슨과 연계한 서비스가 돋보인다. 현재 원격 건강 체크 시스템을 선보이기 위해 막바지 작업중으로, 빠르면 7월경 선보일 것이라고 이 회사 관계자는 전했다. 또한 국내 사용자 뿐 아니라 해외 동포를 위한 특화된 서비스도 마련할 예정이며, 초고속 정보망을 이용한 재택 원격 진료 시스템(tele-medicine)을 정부와 공동 개발, 선두 업체로서 위치를 공고히 하고 있다. 하이닥(www.hidoc.co.kr)은 대웅제약 풀무원 옥시 인성정보 등이 출자한 사이트로, 홈케어 서비스 사업을 위해 다일정보와 제휴, 자가 진단 기기 판매 사업을 병행할 예정이다. 650여 명의 대학 교수들이 제공하는 150개 분야의 방대한 컨텐츠가 장점이며 메디칼 정보센터, 의학 정보 도서관, 마이 페이지, 건강 동호회 등으로 구성돼 있다. 5월초 오픈, 서비스 안정화와 컨텐츠 업데이트에 주력하고 있으며 6월부터는 야후코리아에 건강 클리닉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으로 다른 포탈 사이트와도 제휴를 확대해 나갈 계획.풍부한 추천 클리닉과 동영상 컨텐츠를 제공하는 엔헬쓰(www.n-health.net)는 온누리 체인 약국과 함께 6월부터 지역별 프렌차이즈를 모집할 계획이다. 각 지역별로 약국과 병원, 건설업체가 참여해 체인점을 건립할 예정이며 현재는 SK와 팍스넷, 주부닷컴 등과 제휴, 사이트 특성에 맞는 특화된 건강 정보를 제공중이다. 최근 소프트뱅크 코리아로부터 투자를 유치했으며 개인 병원 의료진 60여 명이 참여하고 있다. 한국통신과 KBS가 공동 운영하는 닥터 크레지오(www.drcrezio.co.kr)는 5대 광역시와 도청 소재지 별로 종합병원과 제휴했다. 또 400명의 의사를 확보, 각 지역 문화 센터를 이용해 여성과 육아 관련 건강 상담,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의료 정보 실명제와 KBS가 보유한 동영상 자료 제공이 돋보이며 향후 모빌 시스템과 연계해 신속한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대구에 기반을 둔 와우닥터(www.wowdoctor.co.kr)는 의료 기관을 대상으로 전자 처방 전달 시스템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전자 처방 전달 시스템과 전자 차트 등 의료 기관이 필요로 하는 소프트웨어를 무상 지원하고, 약국 체인점 사업과 의약품 공동 구매 시스템, 건강 전문 쇼핑몰을 통해 수익을 창출한다는 계획. 지역 업체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광역시 별로 지사망을 구축했으며 곧 서울 사무실을 개설해 수도권도 공략할 방침이다. 이들 업체의 공통된 전략은 웹사이트를 통해 자사 서비스의 신뢰성을 확보한 다음, 의료기기 업체와 공동으로 사이버 아파트 시장을 집중 공략하는 것이다. 사이버 아파트 입주자를 대상으로 주치의 개념을 적용, 원격 진료와 의료 정보를 제공하며 건강 자가 진단 제품 등 오프라인 사업과 연계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전문 컨텐츠를 제공, 유료 서비스로 발전시키기가 쉬우며 주치의 상담시 사용료를 부과할 수 있는 등 수익성은 충분하다고 관련 업체는 자신하고 있다. 이에 따라 사이버 아파트 건설 업체, 광 통신 접속 서비스 제공 업체와의 제휴를 활발히 추진하고 있다.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올해 국내 건강 관리 시장은 23조원 규모로 미국 1000조원, 일본 300조원 등 매년 10% 성장하고 있는 추세다. 또한 GNP 중 건강 관리 비중이 5.4%이며 이 역시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 의료 포탈 서비스 사업은 당분간 장밋빛 기대를 한 몸에 받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비즈니스 기반을 인터넷 사이트의 전문 컨텐츠에 두고 있는 만큼 외형적인 상담원 숫자 부풀리기보다 상담 내용을 얼마나 신속하고 성의있게 채우느냐가 시장 선점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관련 업계 관계자는 지적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