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영림원 소프트랩 권영범 원장

입력 :2000/04/08 00:00

김혜영 기자 PCWeek

영림원 소프트랩(이하 영림원)의 권영범 원장은 새 천년을 맞은 2000년 경영 기조로 적극적인 사업 확대를 내세웠다. 매출 목표도 지난해에 비해 두 배 이상이다. 시끌법석한 것 보다는 조용한 영업 방식을 고수하던 그동안의 영림원과는 180도 달라진 모습이다. 지난 97년 10월 첫 K.시스템이란 이름의 ERP 패키지를 시장에 내놓은 이래 99년만큼 신바람난 해도 없었다. IMF 이후 다소 위축됐던 시장도 경영 혁신을 통한 수익 구조 분위기로 전환되면서 풀리기 시작했다. 영림원이 올린 지난해 매출 22억원은 로디아코프랑, 전진산업, 삼천리자전거, 현대멀티캡, 자네트시스템, 인터링크시스템, 태진미디어 등 탄탄한 중소중견 기업을 고객으로 확보하면서 낳은 결과. 3월 현재 30여 업체가 영림원의 ERP 패키지를 사용하고 있다.98년 한국형 ERP 제품임을 내세워 시장 개척에 나섰던 영림원도 여느 국산 벤더와 마찬가지로 시행착오를 겪었다. 패키지를 처음 내놓은 97년은 '제품 알리기' 단계라 매출은 기대도 안했다. 98년 레퍼런스 사이트 확보를 위해 본격적인 사업을 전개하며 혼선을 빚은 것. 권 원장은 "한국 기업 환경에 맞는 커스터마이징을 무기로 내세운 것이 오히려 문제가 됐다"고 당시를 회상한다. 기업들의 다양한 요구를 수용하는데 급급하다보니 패키지라는 의미가 무색하게 된 것이다. 어떤 기업은 영림원 패키지를 도입했다기 보다 자사 환경에 맞는 ERP 개발을 영림원에 의뢰하는 것처럼 착각할 만큼 심하게 뜯어 고친 경우도 있었다. 프로젝트 기간이 길어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이에 99년 권 원장은 3~4개월에 제품을 완전히 설치 할 수 있도록 no-커스터마이징 전략을 전면에 내세웠다. 하반기 이후 국산 ERP 패키지 벤더로 자리를 굳건히 잡게 된 것은 어쩌면 시장에서의 이런 혹독한 경험이 밑바탕이 됐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한국형 ERP 제품은 중소기업에나 적용할 수 있는 솔루션이라는 인식을 불식시키기 위해 모험을 하기도 했다. 롯데제과의 신정보 시스템 프로젝트에 전체 시스템 통합 설계 및 회계/원가 부문에 K.시스템을 구축해 올 1월 성공적인 가동에 들어갔다.영림원은 매출 규모 200억원에서 2000억원 규모의 회사를 영업 타깃으로 삼고 있다. 올해 사업 확대에 큰 축을 이루는 200억원 미만의 중소기업에게는 ASP 사업을 통해 애플리케이션을 제공한다는 전략이다. 영림원의 ASP 사업은 7월부터 구체화될 것이라는 것이 권 원장의 설명. 권 원장은 "영림원은 ERP 사업에 배수진을 친 각오로 사업을 하는 전문 벤더"라며 "평생비서 OK라는 개인정보관리 패키지 사용자 10만 명 이상을 확보하면서 쌓았던 고객지원 노하우와 지난 92년 대한페인트에 IBM 4361을 다운사이징하면서 쌓은 클라이언트/서버 기술이 우리의 경쟁력"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올 초 권 원장을 비롯한 영림원 식구들은 K.시스템 3.0 버전 발표 준비로 여념이 없다. 'ERP 혁명'의 기치를 내세워 4월 19일을 정식 발표일로 잡았다. 3.0 버전은 컴포넌트 개념을 도입한 3계층 구조를 지원하는 제품이다. 인사 급여 회계 생산 영업 구매의 6개 모듈에 CRM, 프로젝트 관리, 관리 회계 등의 모듈을 보강해 총 12개 모듈로 구성했다. 또한 그룹웨어, EDI, PDM 등과 연계 가능하도록 클라이언트/서버, 웹 기반으로 개발할 계획이다.5월부터는 4주 단위의 컨설턴트 양성 교육도 시행하기로 했다. 유능한 컨설턴트 확보가 ERP 사업 전개에 필수임을 느꼈기 때문. 당장 매출 확보는 생각지 않지만 ASP 사업 역시 전략적 사업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올해 영림원의 매출 목표액은 50억원. 이미 올 1분기에 지난해의 매출을 올린 상태라 매출 달성은 문제없다는 권 원장의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