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과컴퓨터에서 한글 97 이후 3년 만에 발표하는 차세대 워드프로세서 '한글 워디안'의 골격이 드러났다. 3월 중 베타버전을 발표, 올 상반기내에 완제품으로 출시될 한글 워디안은 현재 엔진 개발 작업이 모두 완료된 상태. 한컴은 '한글에서 인터넷으로'라는 전략을 내세워 인터넷 사업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여 왔다. 한글 워디안도 이 전략의 일환. 한컴의 정지준 부사장은 "한글 워디안은 단순한 워드프로세서에서 탈피, '인터넷에 맞게, 고객이 편하게'라는 개발 목표에 맞춰 개발돼 기존의 한글 97과는 인터페이스나 기능면에서 많이 변화했다"고 밝혔다. 워디안은 인터넷 환경에 맞춰 강화된 편집 기능과 여러 응용 프로그램과의 자유로운 호환이 특징이다. 편집 기능들은 웹 편집에 맞게 변화됐으며 출판 기능으로는 세로쓰기, 틀 속에 틀 넣기, 머리말·꼬리말, 그림 편집, 다양한 다단 편집, 바탕쪽 편집, 다양한 인쇄 기능, 편집용지 A0까지 지원, 구역 나누기 등이 향상됐다. 일반 업무환경에서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기능은 단계별 되살리기(undo, redo), 창열기 무제한, 글자크기 무제한, 메모 첨가, 한 파일 내에 2개 이상의 창을 열 수 있는 새탭 기능들이 있다. 특히 부각된 인터넷과의 호환은 XML 지원과 한글의 내용을 웹페이지로 바로 보내는 것은 기본, 웹페이지를 한글로 불러와 편집하고 바꾼 내용을 웹페이지로 갱신하는 기능을 첨가했다. 또한 데이터 파일과 내용문 파일을 결합시켜 이름이나 직책, 주소만 다르고 내용은 같은 메일을 한꺼번에 보낼 수 있는 메일 머지 기능도 새롭게 첨가된 기능. 워디안과 다른 윈도우용 응용 프로그램들은 서로가 서버/클라이언트 역할을 주고받으며 통합, 작동된다. 어떤 응용 프로그램을 사용할 경우에도 한글을 불러들이면 그 응용 프로그램의 일부처럼 한글을 사용할 수 있다. 이에 대해 한컴의 양왕성 소프트웨어 개발실장은 "대부분의 응용프로그램에 사용되는 유니코드를 워디안에도 적용했기 때문에 이런 기능이 가능해졌고 이는 마이크로소프트 워드와의 호환이 가능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워디안은 MS 워드와의 호환이 자유로워진 것 외에도 그림 편집을 비롯한 세부 편집 기능과 웹 지원 기능은 MS 워드 2000과 많이 유사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양 실장은 "30∼40%는 MS 워드 2000의 기능을 수용한 것이 사실이지만 60% 가량의 차별된 기능이 있고 워디안을 통해 MS 워드의 기능도 다시 보완될 수 있을 것이다. 상호보완적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데스크톱 애플리케이션/KM 제품 담당인 허한범 차장은 "워디안의 편집 기능 중 워드 2000과 유사한 점도 있겠지만 웹 지원에 있어서는 오피스에 있는 다른 제품들과 통합돼 기능하는 워드 2000이 유리하다고 본다"고 입장을 밝혔다. 편집 기능의 우세함과 웹과의 호환을 강점으로 그간 시장을 점유했던 MS 워드 2000의 편집 기능들이 한글 워디안에 수용됨에 따라 이후 워드프로세서 시장의 변동이 주목된다. 이에 대해 허 차장은 "이제는 워드프로세서 시장도 새로운 기능 몇 가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고 본다. 보다 국제화된 트렌드를 수용하면서 사용자에게 편리한 방법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이 성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워디안 출시가 가져올 파장은 비단 워드프로세서 시장만은 아닌 듯 하다. 한컴이 아래한글 작업에서 손을 떼고 인터넷 사업으로 전환한다는 그간의 의혹들에 대해 한컴의 전하진 사장은 "한글 워드프로세서는 한컴의 핵심 기술이자 기본 바탕이다. 그동안 워디안 개발은 계속 진행중이었다. 인터넷 사업도 계속적으로 추진할 것이지만 그 기본 바탕은 한글이 될 것이며 워디안 개발이 끝나면 인력을 넷피스 개발에 투입해, 넷피스에 보다 완성된 한글 기술을 부가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전 사장의 말에서 한컴이 한글 워디안 발표 이후 이미 개발된 한글 기술을 바탕으로 넷피스를 중심으로 한 인터넷 사업에 치중하겠다는 것을 엿볼 수 있다. 실제로 다음달 초면 한글 97의 넷피스 버전이 나온다고 한다. 이제까지 한컴은 넷피스 개발에 중심 역할을 하진 않았었다. 하지만 이제 웹톱의 가능성을 전망, 워디안을 중심으로 본격적인 넷피스 한글 구현 개발 작업에 착수할 것으로 보여 향후 넷피스의 변화가 기대된다. 한글 워디안 오피스는 올 하반기 출시 예정이며 전문 출판용은 내년 초, 리눅스용과 매킨토시용은 내년 하반기가 돼서야 제품화된다. 워디안의 가격은 한글 97과 큰 차이가 없을 예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