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수요·구리값↑훈풍 맞은 LS그룹 주가 탄력

LS일렉·LSMnM 등 시장 호황 맞아 상승세…밸류업 정책 기대감은 낮아져

디지털경제입력 :2024/04/18 10:13

전력기기 업계가 역대급 호황을 맞자 LS그룹 전력 계열사 주가가 고공 행진 중이다.

최근 인공지능(AI) 산업 투자가 증가하며 북미 중심 전력 인프라 투자가 확대됨에 따라 전력기기 관련 기업 주가가 널뛰고 있다.

자회사들이 업황에 훈풍이 불자 그룹 지주사인 LS 주가도 덩달아 오름세를 보인다. LS는 LS전선(92.26%), LSMnM(엠앤엠)(100%), LS엠트론(100%), LS일렉트릭(47.47%) 등의 계열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17일 LS그룹 지주사인 LS 주가는 11만3천600원, LS일렉트릭은 14만3천100원이다. LS는 연초(7~8만원대)보다 두배 가까이 올랐으며, LS일렉트릭은 같은 기간(6~7만원대)보다 두 배 이상 올랐다. 

서울 용산 LS그룹 사옥

LS 주가가 상승한 배경에는 자회사 LS전선, LS일렉트릭, LS엠앤엠 영향이 크다. 미국 전력기기 교체사이클과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등에 따른 리쇼어링 공장 투자, AI·데이터센터와 기업들의 전력 수요 증가 기대가 맞물리며 업계가 호황을 맞고 있기 때문이다.

유럽 재생에너지 확대도 호재다. 초고압부터 중저압 전력기기에 이르기까지 전 부문에 투자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전력 케이블과 밀접한 구리 가격도 오르며 실적 상승 기대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업계에선 구리 가격 상승 흐름이 최소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로 인해 증권가들도 앞다퉈 전력기기 업체들의 목표 주가를 상향 조정했다.

■ 업계가 호황인데 실적 전망도 밝을까?

LS그룹의 전력계열사는 LG전선, LS일렉트릭, LS엠앤엠 등이 있다. 그중에서도 상장한 곳은 LS일렉트릭이다.

LS일렉트릭은 지난해 하반기 경기침체에 따른 본사 자동화 부문과 중국, 베트남 등 해외법인의 부진 등으로 하반기 컨센서스를 하회하는 실적을 기록했다. 2개 분기 연속 어닝쇼크였다.

올해 1분기는 실적 컨센서스에는 부합하겠지만, 예상 영업이익은 742억원으로 전년대비 9.3% 감소할 전망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가시화된 자동화와 자회사 부문 이익 감소가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북미를 중심으로 신규 수주가 늘고 있어 매출과 마진 개선이 올해도 이어질 전망이다.

유재선 하나증권 연구원은 "전력인프라 부문 실적 호조가 지속되면서 다른 부문의 부진을 만회해 1분기 실적은 시장 컨센서스에 부합할 전망"이라며 "이차전지 소재와 완성차 업체 등 국내 대기업 북미 투자 수요 외적인 실적 증가는 아직 가시적인 영향권에 들어서지 않은 것으로 보이나 향후 현지 영업이 확대될 경우 전력인프라 부문의 성장이 더 빨라질 수 있다"고 예측했다.

LS일렉트릭 청주스마트공장 전경. (사진=LS일렉트릭)

LS엠앤엠과 LS전선은 상장기업은 아니다. LS엠앤엠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10조1천500억원, 영업이익은 2천461억원으로 전년(10조8천800억원, 5천143억원)보다 실적이 뒷걸음질했다. 다만, 4분기 보수공사로 전기동·귀금속 생산량이 일시적으로 감소한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LS엠앤엠은 이차전지 소재 분야에도 진출해 신성장동력으로 육성 중이다. 향후 기업가치를 높인 후 IPO(기업공개)에 나설 예정이다.

증권가에서는 LS엠앤엠과 LS전망을 밝게 보고 있다. 장재혁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LS엠앤엠은 올 2분기 동 판매량 증가와 구리 가격 상승으로 1천억원 영업이익을 기록해 지주사 연결실적 개선에 기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LS전선은 동해 4, 5공장 합산 매출액 규모(4천억~6천억원)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고수익(OPM10%~) 사업인 해저케이블 부문에서의 매출 성장 가능성이 기대된다"며 "수주잔고 확대도 계속됨에 따라 기업가치 확대 여력은 유효하다"고 분석했다.

■ 자사주 소각 미정…"아직 주주환원보다 투자에 집중" 

자회사 실적에 영향을 받는 지주사도 주목을 받을 수 밖에 없다. LS 주가는 구리가격과 높은 상관관계를 나타내는데 최근 구리가격 상승에 따른 업황 개선 기대감이 LS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셈이다. 16일 일시적인 주가 하락은 전체적인 시장의 흐름(미국 금리 인하 기대감 후퇴 등)과 밸류업 기대감 약화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사진=SK증권)

보유 중인 자사주 비율이 높다는 점도 주주환원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지만, 내부에서는 앚기 이르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장 연구원은 "LS는 변압기-전선-구리로 이어지는 수혜주의 대장주에 속하는데 투자 심리 낙폭의 영향으로 16일 주가가 떨어지긴 했지만, 일시적인 하락으로 보인다"며 "LS가 취급하는 해저케이블 같은 품목은 공급이 계속 부족해 가격이 오를 것이며, 지주사도 (주가가)상승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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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LS그룹은 당분간 자사주 소각 의지가 없는 듯하다"며 "자금 조달이 필요하다고 보고 주주환원보다는 투자하는 데 더 신경을 쓸 것"이라고 설명했다.

LS그룹 측 역시 자사주 소각 계획에 대해 "아직은 없는 것을 알고 있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