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외주제작사 '남성혐오 표현'에 휩쓸린 게임업계...강경대응 예고

남성혐오 의도로 사용되는 특정 동작을 영상 내 프레임 단위로 숨겨

디지털경제입력 :2023/11/27 09:32    수정: 2023/11/27 15:06

국내 주요 게임사가 서비스 중인 다수의 게임이 성별 혐오 논란에 휩싸였다. 프로모션 비디오(PV)를 비롯한 다양한 게임 관련 영상에 남성 혐오 목적으로 사용되는 특정 커뮤니티의 손동작을 묘사한 그림이 삽입된 정황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 같은 이슈가 알려진 이후 메이플스토리와 던전앤파이터를 서비스 중인 넥슨은 즉각 검수 작업을 진행해 논란의 여지가 있는 동영상 비공개 처리에 나서는 한편 해당 영상물 제작에 참여한 외주제작사에 강경대응 입장을 밝혔다. 

메이플스토리, 던전앤파이터 내 남성혐오 표현에 강경대응 입장 밝힌 넥슨.

또한 넥슨 이외의 게임사들도 서비스 중인 게임에 비슷한 문제가 생겼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자체 검사에 나선 만큼 '남성혐오' 표현에 맞서는 게임사의 수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사건의 발단은 넥슨이 메이플스토리 업데이트를 예고하며 공개한 엔젤릭버스터 리마스터 영상에 특정 커뮤니티에서 남성혐오 목적으로 사용되는 손동작이 포함된 것이 게임 이용자들에게 알려지면서다. 

해당 장면은 애니메이션을 프레임 단위로 재생하면서 봤을 때에나 순간적으로 스쳐지나가듯이 인식되는 수준인 1프레임 단위로 구성돼 '의도를 가진 그림을 숨겨놨다'는 의혹을 불거지게 했다.

메이플스토리 운영진은 즉각 조치에 나섰다.

여기에 해당 영상을 제작한 외주제작사의 팀장급 애니메이터 B가 과거 SNS를 통해 왜곡된 성차별 가치관을 드러냈다고 알려져 B가 작업에 참여한 게임 영상은 물론 B가 몸 담고 있는 외주제작사 A가 참여한 작업물 전체에 남성혐오 표현이 숨겨져 있을 수 있다는 가능성이 거론되기 시작했다.

메이플스토리 운영진은 해당 영상을 즉시 비공개처리 했으나 메이플스토리M, 던전앤파이터 등 넥슨이 서비스 중인 다른 게임은 물론 님블뉴런, 네오위즈, 스마일게이트 등 타사 게임에서도 자체 검수를 통해 유사한 사안이 적발되며 문제가 게임업계 전반으로 확산되는 상황이다.

현재 외주제작사가 제작한 영상에서 남성혐오 표현이 프레임 단위로 숨겨져 있는 사례가 적발된 게임은 메이플스토리, 메이플스토리M, 던전앤파이터, 블루아카이브,  이터널리턴, 에픽세븐, 브라운더스트2 등이다.

각 게임사는 즉각 해당 영상을 비공개 처리하고 추가 문제 여부를 파악하기 위한 전수조사를 지난 25일부터 지금까지 진행하고 있다.

문제의 중심이 된 외주제작사 A는 지난 26일 공식 사과문을 공식 SNS 계정을 통해 게시했다.

외주제작사는 사과문을 통해 "페미니즘을 표방하는 손동작이 저희가 작업한 영상 곳곳에 들어갔다는 의혹이 있다"라며 "이는 동작과 동작 사이에 이어지는 것으로 들어간 것이지 의도하고 넣은 동작은 절대 아니다"라고 전했다.

또한 "원청사에서 괜찮다면 의혹이 있는 모든 장면들을 우리 쪽에서 책임지고 수정하고, 해당 스태프틑 앞으로의 수정 작업과 더불어 우리가 작업하는 모든 PV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다. 또한 현재 작업하고 있던 것도 회수하여 폐기하고 재작업할 것이다"라고 사후대처에 나설 계획을 알렸다.

다만 이런 외주제작사의 공식 사과문이 얼마나 효력이 있을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문부호가 따른다. 특히 이번 사태에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넥슨은 강경대응을 예고하고 나선 상태다.

넥슨 메이플스토리 김창섭 디렉터는 지난 26일 긴급 라이브 방송을 통해 "타인에 대한 혐오를 공공연하게 드러내는 문화와 그 문화를 향유하는 사람들이 메이플스토리를 유린하도록 허락하지 않겠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제작된 애니메이션 전부에 대한 전수 조사를 진행하고 수정할 것이며 회사 차원에서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검토 중에 있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던전앤파이터 이원만 디렉터는 공지를 통해 "일부 애니메이션 리소스에서 부적절한 표현이 확인되어 전반적인 원인 파악을 진행하고 있다. 불쾌한 감정을 드리거나 바람직하지 않은 표현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입장에서 절대 용납할 수 없는 사안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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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함께 27일 오전 1시 15분에 논란이 있던 도트 이미지와 일러스트를 수정한 클라이언트 패치를 배포하며 발빠르게 진화에 나섰다.

이 밖에도 던전앤파이터 모바일, 블루아카이브, 에픽세븐, 아우터플레인, 이터널 리턴, 카운터사이드 등 같은 문제가 벌어진 게임의 운영진과 개발자들은 공지를 통해 즉각 해당 리소스 비공개 처리를 진행하며 남성혐오 표현에 즉각 대응하는 움직임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