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학회 향한 날선 시선...게임업계 "문체부는 관리 하나 못하나"

관리 감독 권한은 문체부 게임과..."불만 의견 접수된 바 없다"

디지털경제입력 :2023/05/24 13:22    수정: 2023/05/24 13:26

김남국 무소속 의원이 가상자산을 대량으로 보유하는 과정에서 한국게임학회와 국내 게임업계의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모습이다.

김남국 의원이 위믹스와 마브렉스 등 게임 관련 가상자산을 보유하고 있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한국게임학회가 게임업계의 P2E 게임 입법로비가 있었다는 의혹을 제기한 것이 이번 갈등의 시작이다.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은 이번 사태에 대해 '위믹스 사태', '위믹스 이익공동체' 등의 표현으로 게임업계가 연관되어 있다는 내용의 주장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게임학회의 이런 행보에 대해 게임업계는 근거 없는 발언으로 게임업계 이미지를 실추했다는 입장을 내비췄다.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

한국게임산업협회는 지난 17일 성명을 통해 "위정현 교수는 한국게임학회장의 지위를 이용해 연일 실체 없는 의혹을 제기하고 게임산업 전반에 대한 모욕적인 언사를 일삼고 있다"라며 개인의 추측 및 견해에 불과하거나 진위가 확인되지 않은 내용을 공개적으로 퍼트려 게임산업의 위상을 실추시키는 행위를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같은 날 위메이드는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과 한국게임학회를 형사고소하기도 했다.

당시 위메이드는 위정현 회장이 '위믹스 사태와 관련하여 여야 국회의원과 보좌진에 대한 전수조사를 요구한다'는 성명서를 비롯해 언론 기고문과 인터뷰를 통해 자사 기업활동에 부도덕한 이미지를 덧씌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한국게임산업협회와 위메이드처럼 직접 성명문을 내거나 법적대응에 나서지는 않았지만 다수의 게임사도 한국게임학회에 대한 날선 시선을 보내고 있다. 상기한 한국게임산업협회의 입장문은 한국게임산업협회 회원사의 동의 절차를 거쳐서 나간 것으로 사실상 국내 게임업계가 같은 의견을 지니고 있음을 의미한다.

한국게임산업협회 로고.

다만 학회가 게임업계의 P2E 입법로비를 주장했기 때문에 게임업계 내에 이런 분위기가 만들어진 것은 아니다. 다수의 게임업계 관계자는 그간 게임학회에 누적됐던 불만이 이번 일을 계기로 강하게 터져나왔다는 입장이다.

게임업계의 한 관계자는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이 한국 게임산업에 대한 비판을 할 때 지나치다 싶을 정도의 표현을 사용하는 사례가 잦았다. 다만 게임업계도 산업 발전을 위한 쓴소리라 여기고 표현보다는 의중을 존중하며 이해하며 넘어간 것이다"라며 "그럼에도 특정 기업을 지적할 때 점점 발언수위가 높아진다는 느낌을 자주 받아왔다. 이번에 위믹스 이익공동체, P2E 게임 입법로비 등은 그 선을 넘어선 발언이기에 게임업계가 들고 일어난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위정현 회장의 발언과는 별개로 한국게임학회와 국내 게임업계의 사이가 크게 나빴던 것은 아니다. 학회가 진행하는 학술대회에 후원금 요청을 받았을 때에도 후원을 진행하는 게임사가 많았던 것이 그 증거다. 이번에 저격의 대상이 된 위메이드 역시 꾸준히 한국게임학회에 후원을 진행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위메이드-위믹스 로고.

실제로 위메이드는 입장문을 통해 한국게임학회에 2020년부터 5차례에 걸쳐 2천800만 원을 후원했다며 한국게임학회가 '위믹스 이익공동체'를 주장하기 전인 지난 8일에도 500만 원의 후원 요청을 받은 바 있다고 전했다.

오히려 복수의 게임업계 관계자는 이를 계기로 한국게임학회의 후원금 사용 내역에 대한 감사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하고 나섰다. 게임업계가 한국게임학회의 학술대회에 후원을 했음에도 제대로 된 후원금 사용 내역을 받아보지 못 했다는 이야기다.

한 게임사 관계자는 "한국게임학회가 후원금을 얼마나 어떤 경로로 받았는지를 게임업계도 알 필요가 있다. 최근 한국게임학회가 시민단체, 정치단체와 같은 행보와 발언을 이어가는데 게임업계는 게임산업 연구목적으로 설립된 학회에 후원한 것이지 다른 목적의 단체에 후원한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게임업계는 한국게임학회에 대한 검사 및 관리감독 필요성을 강조하는 모습이다. 한국게임학회는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비영리법인으로 관리 및 감독권한은 문화체육관광부 게임콘텐츠산업과에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로고.

다만 최근 김남국 의원으로부터 불거진 코인게이트에 게임산업이 연관됐다는 한국게임학회의 주장에 대한 대한 게임업계의 반발이 들끓고 있음에도 이렇다 할 대응에 나서지 않고 있다. 자연스레 게임업계의 불만도 문화체육관광부를 향한다.

이런 분위기 속에 관리 및 감독권한을 지닌 문화체육관광부 게임콘텐츠산업과는 이렇다 할 대응에 나서지 않는 모습이다. 언론 보도를 통해 게임업계에 벌어지고 있는 P2E 입법로비 논란을 알고는 있지만 한국게임학회에 대한 검사나 관리감독 요청이 실제로 접수된 건이 없다는 이유다.

문화체육관광부 게임콘텐츠산업과 이영민 과장은 본지와 통화에서 "비영리법인 설립 및 감독에 관한 규칙에 의하면 검사, 감독을 할 수 있다고 나와있다. 불가피한 경우에 관계 서류나 장부를 요청할 수 있고 필요 시에 사무 및 재산상황을 검사할 수 있다고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이어서 한국게임학회에 대한 장부 검사를 진행한 바가 있냐는 질문에 "알기로는 진행한 바가 지금까지 없다"라고 답했다.

추후 검사 계획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게임업계가 그렇게 이야기를 한 것이지 사실이 그런 것인지는 알 수 없다. 우리 쪽에 직접 문제가 있다고 접수되거나 요청한 것은 없으며 아직은 검사 계획을 검토하고 있지는 않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