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바이든, 삼성 반도체 공장서 회동...'칩4 동맹' 맺나

美-中 패권 경쟁 속 한미 반도체 동맹 강화...이재용 부회장 동행 전망

반도체ㆍ디스플레이입력 :2022/05/19 11:47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오는 20일 방한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첫날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공장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도 동행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이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직접 평택 공장을 안내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만약 한미 행정부 수장이 삼성전자가 평택 공장에서 회동한다면, 한미간 '반도체 동맹'을 공고히 하는 역사적 계기가 될 것이란 관측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2022년 3월 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반도체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사진=로이터=뉴스1)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1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회견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이 함께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을 방문하기로 잠정 결정했다"고 밝혔다. 김 차장은 "잠정적인 일정은 경호 문제 때문에 말하기 어렵다"면서 "행사가 개최될 경우 윤 대통령도 함께 자리해 같이 연설하고 근로자들과 환담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을 방문하는 첫 미국 대통령이다. 또한 양국 정상이 삼성의 반도체 공장에서 만나는 일도 최초이다. 바이든 대통령의 이번 방문은 미국 정부가 동맹국을 중심으로 안정적인 반도체 공급망을 구축하고 기술패권을 놓고 경쟁 중인 중국을 견제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삼성전자를 포함해 주요한 아시아 반도체 공급망 중 하나인 한국에 반도체 전략과 기술 동맹을 요청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최근 2년간 반도체 공급망 문제가 심각해지자, 각 정부는 새로운 질서 편제에서 실리를 챙기기에 직접 나서고 있는 실정이다. 바이든 대통령이 21일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부터 찾는다는 것은 그만큼 미국이 반도체를 '경제안보'로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또 윤 대통령이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만나게 되면 한국이 '칩4(한국-미국-일본-대만) 동맹'에 가입할 가능성이 높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한국 정부가 미국 주도의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에 참여하기로 결정하면서, '칩4 동맹'에 가입할 가능성도 높아졌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평택 캠퍼스(사진=삼성전자)

한미 양국 대통령의 방문 가능성이 커진 가운데, 현재 삼성전자는 손님 맞이 준비에 분주하다. 회사 소개 부스를 마련하고, 리허설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19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부회장은 어제 헬기를 이용해 평택공장을 찾아 정오부터 3시간가량 바이든 대통령 방문을 대비한 사전 점검을 했다. 이 부회장이 평택공장을 찾은 것은 지난해 평택 2공장의 파운드리 생산설비 반입식에 참석한 이후 1년 4개월 만이다.

이 부회장은 양국 대통령 방문시 동석해 직접 반도체 생산 시설을 소개할 예정이다. 또 이 부회장은 글로벌 공급망 안정화를 위한 한미 양국의 공조를 논의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주한 미국대사를 지낸 마크 리퍼트 삼성전자 북미법인 부사장도 미국 수행단에 동행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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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평택캠퍼스는 삼성전자의 차세대 반도체 생산기지로 차세대 메모리(D램·낸드)뿐 아니라 초미세 공정의 파운드리 제품을 생산한다. 부지 면적만 국제규격 축구장 400개를 합친 289만㎡(약 87만 평)에 이르는 세계 최대 규모다.

한편, 이 부회장은 21일 양국 정상회담 이후 저녁 7시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윤 대통령이 주최하는 공식 만찬 행사에도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만찬 행사에는 이 부회장을 비롯해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 대표 등 4대 그룹 총수와 6대 경제단체장이 참석할 예정이다.